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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노 입은 일본 여인’ 등장 전시회 취소 논란

익산보석박물관 “기모노 입은 일본 여인 그린 그림 있어”
이중희 화백 “개막 이틀전 요청… 친일작가 프레임 불쾌”

“익산이 제 고향인 만큼 서울이나 해외 전시보다 출신지역을 찾아 오랜만에 지우분들과 소통하려고 결정한 전시였다. 사전에 상의도 없이 하루 아침에 전시를 연기하고 취소하다니 행정의 안일한 대처가 무척 실망스럽다.”

지역출신 원로 작가와 익산보석박물관이 작가의 일본 활동 이력을 두고 갈등을 빚다 결국 전시회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해당 전시는 익산보석박물관에서 지난 7일부터 오는 9월 22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던 원로 서양화가의 초대전.

전시를 준비했던 작가는 익산을 기반으로 전주·서울·일본·미국 등에서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온 이중희 화백(72)이다.

이 화백은 익산보석박물관에서 전시 요청을 받은 후 1년여간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지난 5일 전시 오픈을 목전에 두고 돌연 전시 무기한 연기 요청을 받았고, 이에 이 화백은 “차라리 전시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는 것.

이 화백은 “내일 모레 시작되는 전시인데, 전시장에 그림을 설치하러 가는 길에 초대측으로부터 전화가 와 전시 무기한 연기 요청을 받았다“면서 “박물관 측 담당자는 전시를 연기해야 하는 이유로 ‘일본에서 활동했던 경력이 문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당혹감을 토로했다.

이어 “한국적인 소재와 그 미술적 성공으로 평론가의 인정을 받은 것 뿐인데 ‘친일작가’로 반일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적절한 처사가 아니다”면서 “정치와 문화예술은 구별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화백의 주장에 대해 익산보석박물관 측은 “작가가 출품한 작품 중 기모노를 입은 일본 여인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있어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한일관계가 엄중한 시국인 만큼 이번 전시에서는 해당 작품을 교체하길 권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행정의 입장에서는 작품의 가치와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시민의 정서를 살펴야 했다”면서 “작가분께는 먼저 전시를 부탁드린 입장에서 결례를 범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지역 미술계에서는 반일감정이 지나치게 반영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일본 극우세력과 비슷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한일 경제전쟁’이 최근 한달째 지속되며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 ‘NO 저팬’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신중하게 전시작품을 선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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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보석박물관 #기모노입은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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