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일 부사장 주필
세밑에 바라본 정치권과 전북의 현실은 암울하다. 안보상황이 크게 위협 받지만 정치권은 연일 당리당략에 따라 싸움만 일삼는다. 망국병인 사색당파 싸움이 그대로 이어진다. 민생이 도탄에 빠져 못살겠다고 아우성인 판에 국회는 세금만 먹는 하마가 된지 오래다. 패스트트랙 정국에 묶여 국회가 한발짝도 못 떼고 있다. 국회가 제대로 열려야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을 처리할 수 있지만 그렇게 안되고 있다.
전북도 답답하기는 매 한가지다. 국가예산 확보가 걱정이다. 지난해는 예결특위 소위에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이 들어가 큰 성과를 올렸다. 올해는 예결위에 4명이 들어가 나름 큰 기대를 걸었으나 단 한명도 없어 발만 동동 구른다. 설령 정부예산안에 반영됐다고해도 마지막 소위에서 칼질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전북은 자체 경제력이 약하므로 중앙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해마다 그래서 국가예산을 한푼이라도 더 확보하려고 노력했던 것. 국가예산 확보는 총성 없는 전쟁이나 다름 없을 정도로 각 시도가 온갖 연줄을 총동원,사생결단식으로 총력을 경주한다.
최근 부결된 탄소소재법만해도 전북도나 정치권이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 게 잘못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효성에 와서 약속한 사항을 너무 믿었던 게 문제였다. 법사위 민주당 송기헌간사와 전북 출신 기재부 담당관이 반대논리를 펴서 부결되었다. 정운천의원이 대표발의한 안건이라 정의원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원을 설득했지만 사단은 오히려 믿었던 정부 여당쪽에서 벌어졌다. 기재부 출신 우범기 정무부지사 책임논란이 그래서 빚어진 것. 서남대 퇴출로 제기됐던 남원공공의료대학원 설립도 기대감이 컸지만 결국 자유한국당 반대로 무산됐다.
우리 정치는 청와대와 국회 여야 원내대표 등 소수가 이끌어 간다. 민주당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몇몇이 좌지우지 한다. 5개정파로 나눠진 전북 출신의원들은 그 권역에 못 들어가 변두리에서 들러리만 선다.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했을때 민주평화당 정동영대표가 들어갔지만 기념사진 정도 찍고 돌아온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4선의 정대표가 한때 여권 대선 주자로 잘 나갔으나 지금은 지지도 2%대의 군소정당 대표로 전락 격세지감을 느꼈을 것이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민주당에 협조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기대할 게 없다.
180만 인구 붕괴가 초 읽기에 들어간 전북은 이 정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을 친구라고 지칭해서 기대감을 갖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별 것 아니다. 이 정권 실세들과 자유롭게 통섭할 구조를 갖고 있지 않아 더 그렇다. 인적네트워크가 약한게 흠이다.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한테 지지한 64.8%가 현실정치로 연결이 안되다보니까 전북이 힘들다. 그렇다고 도민들이 자존심 상하게 울 수도 없어 더 어렵다. 이제는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 바로 호남에서 탈피해 전북홀로서기 말이다. 총선 때 선거판을 크게 흔들어대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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