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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이 되면 물고기보다 쓰레기가 많아집니다

이동훈 코끼리 가는 길 대표
이동훈 코끼리 가는 길 대표

‘이대로 가다가는 2025년이 되면 물고기보다 쓰레기가 더 많아진대요!’ 지난해 환경의 날 행사에서 마주했던 아이들의 외침이 아직도 귓가에 맴돕니다. 정말 계속 이렇게 가면 우리는 후대에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지 못한 인류 역사상 최악의 세대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 생존이 어려운 지구를 물려준 탐욕의 세대로 말이지요.

여러분은 GPGP를 아시나요? Great Pacific Garbage Patch. 북태평양 쓰레기 섬. 1997년 요트대회에 참가한 찰스 무어가 한참을 달리다 마주친 것은 수면 바로 아래에 수없이 떠다니는 플라스틱 조각들이었습니다. 시선이 닿는 모든 곳에서 플라스틱이 바다를 뒤덮고 있었습니다. 북태평양 위의 거대한 쓰레기 섬이 처음으로 발견된 순간입니다. 발견 이후에도 계속해서 넓어지고 있는 이 쓰레기 섬의 면적은 약 155만㎢로 우리나라(약 10만㎢) 면적의 15배에 이르고 있어 사실상 이제는 쓰레기 섬이 아니라 쓰레기 대륙이라 불러도 무방한 수준입니다.

1조 8억 개의 플라스틱은 서로 뒤엉켜 떠다니며 바다 생태계를 파괴합니다. 바다거북은 바다를 떠도는 비닐을 해파리인 줄 알고 삼키고, 물고기의 알을 좋아하는 새들은 햇빛에 반짝이는 플라스틱 알갱이를 사냥합니다. 이 밖에도 빨대가 코에 꽂혀 피를 흘리는 바다거북, 비닐에 칭칭 감겨 어찌할 바를 모르는 아기물개, 소화 시키지 못한 비닐과 플라스틱으로 배를 가득 채운 채 해안가로 떠밀려 온 고래까지… 이미 여러분들도 이 섬뜩한 사진들을 보셨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버린 탐욕의 찌꺼기들은 바다를 떠다니며 이렇게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큰 플라스틱이었던 것들도 햇빛과 파도에 마모되고 분쇄되어 미세플라스틱이 됩니다. 이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들은 바다를 떠다니며 주변의 독성물질을 포집하는 역할을 하며 계속해서 환경에 이롭지 않은 방식으로 진화합니다. 그러다 물고기, 조개, 꽃게 등 다양한 바다 생물의 몸으로 들어간 다음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의 몸으로 가서 축적됩니다. 2017년 9월, 학술지 ‘네이처’는 2015년에 북태평양에서 잡은 멸치 77%의 몸 안에서 평균 2.3조각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죠. 작년 여름, 군산 앞바다에서 잡힌 아귀의 배에서 플라스틱 생수병이 통째로 들어있어 충격을 주기도 했으니까요.

인체에 축적된 미세플라스틱은 다양한 염증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생식계통을 교란하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또한 크고 작은 인체의 질병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악화시킬 요인으로서 충분하다고도 말합니다.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모양을 바꿔 다시 우리 몸으로 들어와 망가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섬뜩하지 않으신가요? 플라스틱의 역습을 그냥 두고 봐서는 안 됩니다. 나를 위해서, 그리고 자라나는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는 생활 속에서 노력해야 합니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텀블러를 사용하고, 카페에서 주문할 때 ‘빨대는 괜찮아요’라고 말해야 합니다.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일회용품은 안 주셔도 돼요’라고 잊지 않고 말해야 합니다. 요즘 광고에 나오는 것처럼 ‘쿨한 지구를 지키는 쿨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여기저기서 기념품으로 많이도 받은 텀블러를 꺼내실 때가 왔습니다!

/이동훈 코끼리 가는 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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