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성인 환자들이 겪고 있는 신체적 고통은 정신건강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55%의 환자가 1주일에 5일 이상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인한 수면장애에 시달리고 있으며, 환자 3명 중 1명은 불안·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측정하는 지표인 피부과-삶의 질 지수(DLQI)를 비교했을 때 피부습진(Eczema)을 겪는 환자들은 건선 환자보다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졌으며, 연구 결과 건선 환자보다도 불안·우울증·수면장애 증상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자인병원 피부과 남현민 과장의 도움을 받아 ‘성인 중증 아토피피부염’에 대해 알아본다.
△성인 아토피피부염이란
아토피(atopy)는 ‘이상한’ 또는 ‘부적절한’이라는 뜻의 그리스어로부터 유래한 단어로 음식물이나 흡입물질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유전적으로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아토피질환에는 아토피피부염뿐 아니라 천식, 알레르기비염, 알레르기결막염 등이 포함된다. 아토피 피부염은 영유아기와 소아기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피부질환이다. 대개 생후 2-3개월부터 나타나며, 매우 심한 가려움증과 반복되는 피부염증이 생기는 만성재발습진질환으로 연령에 따라 특징적인 병변의 분포와 양상을 보인다.
△원인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에 대해 수많은 연구가 되어 왔으나, 지금까지 그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요인, 면역학적 이상반응, 피부장벽의 이상 등의 복잡한 상호작용의 결과로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면역학적 이상반응 중 지속적인 염증을 유발하는 인터루킨-4(IL-4)와 인터루킨-13(IL-13)이 아토피피부염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핵심 면역물질로 지목되고 있다.
△증상 및 유병률
무릎 뒤, 발목, 발, 팔꿈치 안쪽, 얼굴, 목, 손, 손목 등 온 몸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극심한 가려움증, 발진, 건조증, 발적, 부스럼, 진물 등을 동반하며, 출혈, 균열, 이차감염 등을 야기한다. 악화기에 접어들면 발적, 부종, 수포, 삼출, 박리와 같은 급성 병변이 나타난다. 악화기는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빈번하게 나타나, 1년 중 1/3이상 악화기가 지속된다.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약 85%는 어린 시절부터 발병하며, 중증의 경우 성인이 될 때까지 재발 및 지속된다. 소아에서 발생한 아토피피부염이 사춘기 이후까지 지속되는 경우는 40~60%에 달하며 특히, 산업 국가 내 성인 중 아토피피부염 환자 유병률은 2~10% 로 확인된다.
△아토피피부염의 정신적·사회적인 영향
외적으로 드러나는 아토피피부염의 증상과 전염질환으로 오인하는 주위의 편견은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을 사회로부터 고립되게 만든다. 환자의 82%는 자신의 외모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으며, 악화기에는 절반 가량의 환자들이 사회활동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의 실업 및 미혼율도 일반인보다 더 높게 조사되었다. 이는 사회적 생산성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결과에 따르면, 노동연령층으로 간주되는 15~69세에서의 아토피피부염으로 인한 간접비 중 생산성 손실은 약 200억원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이 겪는 심리적 질환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 일본에서 진행한 한 연구에 의하면 15~49세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 10명 중 2명은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으며, 경증-중등도 환자에 비해 크게 3배의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아토피피부염 치료방법
아토피피부염은 단순한 피부병이 아닌 만성적인 전신 면역 질환으로,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수적이다.
아토피피부염은 치료 중에는 호전되고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재발을 반복하는 만성 질환이다. 아토피피부염의 치료를 위해서는 일시적 호전에 현혹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토피피부염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단계부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정도까지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따라서 환자의 병력, 병변의 범위, 중증도를 평가하여 단계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
아토피피부염은 지속적인 관리보다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악화기를 잘 다스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악화기는 중등도일 때 2배, 중증일 때는 무려 3배가 높게 나타난다. 현재의 치료법으로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 완화시킬 수는 있으나 반복되는 악화기를 차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아토피피부염 치료 시 약 70%는 국소 코르티코스테로이드(TCS)의 병용 요법, 면역억제제의 병용 요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치료 실패 비율이 높은 편이다. 특히, 면역억제제는 치료를 하면 할수록 전보다 더 높은 용량으로 사용되고 있어 환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안전하게 장기적으로 투여할 수 있으며, 효과적으로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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