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택 논설위원
처음엔 이름도 생경했던 로컬푸드가 브랜드 파워로 자리매김하면서 우리 농업·농촌의 희망 아이콘으로 우뚝 섰다. 로컬푸드는 지난 2012년 완주군이 처음 도입했다. 완주 용진농협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하고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팔릴지 우려의 목소리도 컸기에 규모가 큰 농협에서도 선뜻 나서지 않았지만 용진농협의 모험은 대박을 일궈냈다. 요즘 하루 매출만 2000만 원이 넘고 연간 매출액은 100억 원에 달해 타 지역농협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현재 완주군에서만 로컬푸드 직매장이 12곳으로 늘었고 연간 매출액은 600억 원을 넘어섰다. 완주 로컬푸드가 큰 성공을 거두자 전국의 자치단체마다 벤치마킹에 나서면서 전국에 248개 로컬푸드 직매장이 들어섰고 연간 매출액은 4000억 원에 이른다. 전북에는 현재 36개 로컬푸드 직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매출액은 1000억 원에 육박한다.
이렇듯 완주발 로컬푸드가 농민들에게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도내에서 로컬푸드 매장에 출하하는 농업인 1만500여 명이 연간 평균 950만 원 정도 소득을 올리고 있다. 이에 고령농이나 소작농에겐 로컬푸드가 열 효자보다 낫다는 얘기가 나온다.
로컬푸드가 성공을 거둔 이유는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기 때문이다. 완주군은 지난 2013년부터 전국 최초로 ‘완주 로컬푸드 인증’이라는 자체 인증제도를 도입했다. 농산물 생산 단계부터 토양 농업용수 잔류농약 분석 등 국가검사 기준과 동일한 320종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철저히 실시함에 따라 안전한 먹거리라는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한 것이 성공 키워드가 됐다.
완주군은 로컬푸드의 성공을 통해 지난 2017년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우수사례 평가에서 지역경제분야 우수사례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올렸다. 정부에서도 완주표 로컬푸드 확산을 위한 올해부터 2022년까지 3개년 추진계획을 세우고 현재 4.2%인 로컬푸드 유통 비중을 15%까지 확대하는 중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한 전국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10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고 자치단체도 45곳이 로컬푸드 체계 구축에 발 벗고 나섰다.
미국의 경제 대공황 당시 농작물이 팔리지 않자 농민들이 직접 농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로컬푸드의 단초가 되었고 일본에선 지산지소(地産地消)운동이 일면서 지역경제의 동력이 되었다. 이제 완주에서 시작한 로컬푸드가 우리 농업·농촌의 회생과 도농상생, 일자리 창출에 새로운 모델로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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