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마을 주민들이 지금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마음이 무척 무거운 상입니다.”
6일 한국신문협회가 수여하는 한국신문상을 받은 김진만 전북일보 기자(사회부장)는 수상의 영예를 있게 한 마을 주민들을 걱정하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2020 한국 신문상’의 ‘뉴스취재보도’부문 수상작으로 뽑힌 전북일보의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보도’는 김 기자가 한 마을의 어려움을 오랜 기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추적한 결과물이다.
심사위원들은 “전북일보의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보도는 80명이 거주하는 시골마을에서 30명이 암에 걸리고 13명이 사망한 사실을 확인·보도하고, 인근 비료공장과의 연관성까지 파헤쳐 정부의 역학조사를 이끌어 낸 점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장점마을 주민들이 집단 암에 걸리기 시작한 건 2010년 무렵. 조용한 시골 마을의 변화는 2001년 인근에 비료공장이 들어선 것뿐이었다. 이 공장이 들어선 이후 매캐한 냄새를 풍기기 시작했다. 바로 아래 저류지에선 수시로 물고기가 떼죽음을 맞았고 주민들의 건강 이상으로 이어졌다.
비료공장이 들어선 후 주민들에게선 수많은 암이 발병했다. 2010년에만 80명 중 10명이 암에 걸렸다. 주민 건강에 적신호가 발생했다고 수십 차례 행정에 호소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악취, 대기, 수질 등에 대한 검사 결과 ‘법정기준치 이하’뿐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주민들의 호소와 울분은 2013년에서야 전북일보 김진만 기자에게 전해져 왔다. 김 기자는 취재를 통해 물고기 떼죽음과 당국의 역학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익산시의 적극적이지 않은 협조 속에 주민의 고통을 전하는 언론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전북도가 자체 조사를 실시했지만 역시 ‘기준치 이하’였다. 이런 과정 속에 전문가들은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실시하는 조사의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는 설득력 있는 조언을 해줬다.
김 기자는 “장점마을 보도는 회사의 관심 사항이었다. 항상 1면 등 전면 배치되었고 많은 관심을 가져줬다”며 “그런 내용들이 지역사회에 반영되면서 더욱 열심히 취재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시민사회단체의 참여, 지역 정치권의 관심, 교체된 익산시장이 필요성에 공감하며 환경부 설득에 나섰다. 주민 30명이 암에 걸린 비료공장이 들어선 지 17년이 지나서야 환경부가 움직였다.
그러나 역학조사는 너무 부실했다. 인근 소나무 잎과 다른 지역의 소나무 잎의 성분 검사를 통해 주민의 암 발병과 환경피해를 파악하겠다는 너무도 설득력 없는 조사였다. 주민과 전문가들의 반발 속에 실제 이곳에서 사용됐던 연초박을 이용한 직접 조사가 이뤄졌다. 그제야 주민들이 하루 200톤의 담배를 피워왔을 것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20년 동안 주민들은 고통 속에 살아왔고, 주민 절반 가량이 암에 걸려있다. 이미 돌아가신 분들도 14명이나 된다. 조사결과에 따라 마을은 오염원을 제거하고 친환경마을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고 지금도 주민들은 오염원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신문상을 수상한 김 기자는 “장점마을 주민들은 지금도 너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면서 “병의 원인을 찾았으니 하루 빨리 원인을 제거하고 주민에게도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공기와 같은 언론, 어려운 이웃에 빛이 되는 언론이 되어야 한다며 취재를 뒷받침해 주신 회사에도 거듭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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