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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수주와 군산조선소

박인환 논설고문

지난주 카타르가 발주한 LNG선(船) 100척의 건조주문을 현대중공업을 비롯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싹쓸이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수주 금액만도 23조6000억원 규모로, 역대 최대의 해외 수주 기록이다. 세계 경제위축과 코로나19 등으로 선박 발주가 끊겨 어려움을 겪던 국내 조선업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LNG(Liquefied Natural Gas, 액화천연가스)는 유전 또는 가스전에서 채취한 가스를 영하 162℃에서 액화시켜 얻는다. 메탄(CH4)이 주성분으로 일반 가정의 도시가스와 전력·공업용으로 사용된다. 흔히 프로판(C3H8)가스로 불리는 LPG(Liquefied Petroleum Gas, 액화석유가스)는 석유 정제 공정 등에서 생성되는 가스를 높은 압력으로 압축시켜 얻는다. 차량이나 일반 연료로 주로 쓰인다.

LNG선은 현존하는 초대형 선박 건조기술의 총집합체로 불린다. LNG는 액화상태로 안정적으로 운송하려면 영하 162℃ 초저온 상태를 유지시켜줘야 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LNG선 건조는 1980년대 까지는 일본이 선도했지만 한국 조선사들이 일본보다 앞선 기술을 개발하면서, 1990년대 부터는 한국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 대규모 수주 쾌거의 가장 큰 비결은 바로 이같은 LNG선 건조 기술력의 ‘초(超)격차’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초격차’는 한국 수출의 l등 공신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기술력 우월성을 이야기 할 때 많이 등장하는 말이다.

국내 조선 3사의 LNG선 역대급 수주 사실이 전해지면서 지역 관심은 전북 최대 현안의 하나인 현대중 군산 조선소의 재가동과 연계될 수 있느냐에 쏠리고 있다. 그동안 현대중 측이 “수주 물량이 일정 수준 확보되면 군산 조선소를 재가동하겠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기대를 갖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바람은 아직은 희망사항에 그칠 모양이다. 회사 측은 군산 조선소가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3년 이상 안정적으로 공장을 돌릴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최소 물량이 40척 가량인데 이번 수주 물량이 목표치의 절반을 밑돌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군산시는 현대중 조선소의 가동 중단을 비롯 GM자동차등 대기업의 폐쇄 여파로 협력업체들이 속속 문을 닫으면서 실업자가 급증하는 등 지역경제 침체로 도시 전체가 신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LNG선 발주 이후에도 향후 러시아와 모잠비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적잖은 물량의 LNG선 발주가 예상된다고 한다. 이미 기술력이 입증된 만큼 현대가 많은 물량을 수주해 군산 조선소 재가동이라는 낭보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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