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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금지면 이재민들 “살다가 이런 물난리는 처음 겪네요”

남원시 금지면 하도리가 완전히 물에 잠겨 지붕만 남은 비닐하우스 위를 고라니 한마리가 뛰어다니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오세림 기자
남원시 금지면 하도리가 완전히 물에 잠겨 지붕만 남은 비닐하우스 위를 고라니 한마리가 뛰어다니며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오세림 기자

“순식간에 물이 차올라서 몸이 떠내려가는 줄 알았습니다. 평생을 마을에 살았어도 지금처럼 물난리가 난 것은 처음 봅니다”

9일 오전 남원시 금지면에 거주하는 김병관 씨(52)는 수해로 침수된 주택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김씨는 집 안에 무릎 높이로 물이 차올라 손 쓸 새도 없이 하늘만 탓하며 몸만 대피했다.

이날 남원시에 따르면 7일과 8일 대강면에 최고 559mm의 많은 비가 내리는 등 일대 도로 등이 마비됐다.

집중호우로 송동면, 금지면, 주생면, 대강면 등 주택 456가구가 침수됐고 669명의 이재민이 금지문화누리센터 등 임시 대피시설 14곳으로 대피했다.

시는 집중 호우가 내리던 8일 오전 6시께 전직원 동원령을 내리며 피해 복구에 나섰다.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이날 오후 1시께 금지면 인근 금곡교 제방에서 발생했다.

기록적인 폭우와 섬진강 댐 방류로 금곡교 제방이 제 역할을 못하며 100m 가량 붕괴됐다.

제방과 가까운 마을은 150가구, 주민 250여명이 살고 있다.

금지면사무소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남아있는 사람은 없는지 확인하고 주민들을 금지문화누리센터로 대피시켰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33명은 고립돼 소방에 구조됐다.

장종석 금지면장은 “제방이 무너지던 마지막까지 남았었는데 물이 허리 높이로 차올랐다”며 “조금만 늦었으면 큰일 날뻔 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남원시 금지면 일원이 물에 잠기면서 8일 금지문화누리센터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남원시 금지면 일원이 물에 잠기면서 8일 금지문화누리센터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이재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이미선 남원시의원(비례대표)은 “수해 복구 현장을 와보니 참담한 심정”이라며 “군부대와 자원봉사센터, 적십자 등에서 구호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임시 대피 시설인 금지문화누리센터는 뜬눈으로 밤을 샌 이재민이 많았다.

어르신들은 “평생을 마을에 살았어도 지금처럼 물난리가 난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은 섬진강 댐 방류와 집중 호우에 대비한 치수 대책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재민 대피시설에 대한 코로나19 등 감염병 예방 관리도 절실한 상황이다.

이환주 남원시장은 금지면 대피소에서 이재민을 위로하며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시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가용인력과 장비를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호·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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