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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수필] 어느 조각상

윤재석
윤재석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한국자생 식물원에 가면 나무의자 위에 앉은 위안부 앞에 정중히 엎드려 인사하는 신사복 차림의 조각상이 설치되어 있다. 눈에 익은 듯 하면서도 약간은 낯설다. 조각상의 이름은 ‘영원한 속죄’로 조각가 왕관현의 창작 예술품이다.

예술은 창작이다. 개인의 사상을 상상을 통해 표현하는 작품이다. 작품 내면의 세계는 창작자만이 알 수 있다. 독자나 관람객들은 작가가 그 작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뜻을 알아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조각상을 두고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가 신경전으로 떠들썩하다. 위안부를 상징하는 여인상 앞에 엎드린 남자의 모습을 두고 나름의 해석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납작 엎드려 사죄하는 모습이 아베를 닮았다면서 외국의 정상을 이렇게 폄하 하느냐는 시비다. 한국은 개인이 조각한 하나의 예술품이라는 반격이다. 하나의 예술품을 두고서 주관적인 관점에서 해석을 하며 두 나라 의견이 나누어졌다.

그런데 조각상 하나를 두고 두 나라가 민감한 반응을 보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두 나라의 역사에서 기인하고 있다.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하면서 우리나라의 젊은 여성을 일본군의 위안부로 삼기 위해 강제로 징용해 갔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쟁이 끝난 뒤에도 일본은 위안부로 차출되어 다녀온 명확한 많은 증거가 있음에도 진정한 사과 한마디가 없다. 끌려간 당사자 본인을 통해서 밝혀지고 서류나 정황들이 면백히 밝혀졌음에도 오리발이다. 그러니 우리국민들이 통탄할 수밖에...

일본의 자세가 너무도 몰염치하다.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외면으로 일관하면서 발뺌을 한다. 일본과 같은 전범국 독일은 당시 피해국가와 피해를 입은 유태인을 비롯하여 전 인류에게 독일정부수상이 앞장서 수없이 사죄하고 용서를 빌었다. 그런데 일본은 사죄는커녕 되려 영토분쟁, 위안부문제, 대량학살, 그런 행위를 숨기려 갖은 술수를 자행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자세도 미래 지향적인 명쾌한 답변이 아쉽다. 한 사람의 예술품을 가지고 국가적 관계로 이어가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라 여긴다. 처음에는 한 예술가의 작품이라고 했다가 국가 정상에 대한 예양이 아니다 면서 오히려 예술가 한 사람에 대해 질책하는 모양새를 하고 있다. 졸속하고 편협된 사고로 국민의 마음을 자극하고 있다. 좀 더 당당하고 의연한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한일 관계는 역사적인 엄연한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 우리말에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자고 했다. 나의 기쁨이 남의 고통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기쁨도 고통도 함께 가지면서 이해해야 한다. 일본은 대한민국을 식민지로 지배하면서 고통을 많이 주었다. 그 아픔을 가진 자는 오래 기억하고 있다. 일본은 잘못된 과거는 진실한 마음으로 사죄해야 한다. 가까운 이웃 나라로 화해하면서 발전하는 길은 역사를 바로 알고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리라.

한 예술가의 작품으로 두 나라가 떠들썩한 반응은 두 나라가 아직도 불편한 관계임을 말하고 있다. 일본이 과거사에 반성은 없으면서 조각상 하나에 과잉 반응하는 태도는 스스로의 중압감에서 벗아 나고자 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양심 있는 일본 지식층도 반성할 건 반성하고 용서받을 건 용서받아 선진국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윤재석 수필가는 대한문학상을 수상했다. 영호남수필문학회 부회장과 은빛수필문학회 회장 한국미술협회 진안지부장을 맡고 있으며 수필집 <삶은 기다림인가> 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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