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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갑 전북노인복지효문화연구원 총재 “효 정착 위한 효문화지원센터 설립 소망”

노인문제 해결하려면 효가 바로 서야
늙음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자세 필요

소순갑 전북노인복지효문화연구원 총재가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북일보의 전신인 전북신문에 실렸던 과거 봉사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소순갑 전북노인복지효문화연구원 총재가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북일보의 전신인 전북신문에 실렸던 과거 봉사활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누구나 늙는다. 또 병들며, 피할 수 없는 날을 맞이하게 된다. 지난 8월 기준 전북지역 65세 이상 인구는 38만 1591명. 고령인구 비율이 21.1%로 초고령화사회에 들어서 있음을 가리켰다. 노령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노인인권·복지 문제는 이제 모든 사회 구성원이 함께 풀어야 할 국가적 어젠다가 됐다.

전북노인복지효문화연구원 소순갑 총재는 노인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가치로 효(孝)를 강조한다. 소 총재는 한평생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펼치며 노인복지 향상과 효문화 확산에 앞장섰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23일 전북도가 선정·시상하는 ‘제25회 자랑스러운 전북인대상’ 나눔대상을 받기도 했다. 소 총재를 만난 효에 대해 들었다.

 

-‘자랑스러운 전북인 대상’ 나눔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전북에는 나눔 부문에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큰 상을 받게돼 무척 송구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이 상은 효 운동을 함께하는 (사)전북노인복지효문화연구원과 다른 모든 효 단체 사람들, 효 정신 확산에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전북노인복지효문화연구원을 이끌고 계십니다. 연구원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요.

“전북노인복지효문화연구원의 뿌리는 노인복지연구원입니다. 전북노인복지연구원은 지역 노인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노인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는 단체로 지난 2004년 조직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총재를 맡았죠. 이후 노인문제를 해결하려면 효가 바로 서야 함을 깨닫고, 사단법인 전북노인복지효문화연구원을 설립했습니다. 현대사회 노인섬김 의식이 약해지고, 노인학대 등 노인 대상 범죄가 느는 이유는 효가 무너져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인복지는 효와 연결돼 있어요. 청소년들에게 노인문제와 효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가르치는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교육협력기관으로 전북효교육원을 설립해 효지도사를 400여 명을 배출했고, 이들 효지도사들은 연구원과 자매결연을 맺은 50여 개 초·중·고등학교에서 효 교육을 이어오고 있어요. 매년 전북지역 청소년 300~400여 명이 참여하는 효 골든벨대회, 효 학술세미나, 효 거리캠페인도 합니다. 또한, 전북노인복지효문화연구원 한마음대회를 열고 4대가 함께 사는 아름다운 가족상, 75세 이상 부모를 모시는 며느리에게 부모 섬김 으뜸상을 시상하고 있어요. 현재의 노인은 물론 미래 노인이 될 사람들을 위한 효문화 확산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효란 무엇인가요. 전통적인 효는 현대사회의 효와 다를 듯합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전통적인 효는 자식으로서 또는 아랫사람으로서 부모님을 잘 섬기는 것입니다. 이러한 효를 ‘올리효’라 했지요. 현대적 효는 젊은이와 노인의 하모니 HYO(Harmony of Young & Old)입니다. 전통적 효가 일방향적이었다면 현대적 효는 쌍방적이고 상호성이 강조됩니다. 21세기 효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3통(三通) 7행(七行)입니다. ‘3통’은 종교와 종파를 포괄하는 통교(通敎)적인 가치, 이념과 사상을 뛰어넘는 통념(通念)적인 정신, 시대와 공간을 아우르는 통시(通時)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7행’은 효를 실천하는 일곱 가지 행위’, 天·上·平·下·己·國·自를 의미합니다. 경천애인(敬天愛人)을 실천하고, 부모·스승·어른을 공경하며,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고, 자녀·어린이·제자를 아끼며, 자기 자신과 나라, 자연을 사랑함을 의미하죠. 효의 본질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그러나 행함에는 차이로 나타납니다. 미래에도 효는 살아있을 것이다.”

 

-소개해주시고 싶은 효행 사례나 효를 행함에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은.

“효하면 심청전에 나오는 심청이가 떠오릅니다. 인당수에 몸을 던져 아버지 눈을 뜨게 하고자 했으니 이보다 더한 효가 있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공자는 효란 덕의 근본으로, 사람의 신체와 터럭과 살갗은 모두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니 이를 손상하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라 했습니다. 또, 몸을 세워 도를 행하고 후세에 이름을 날림으로써 부모의 은공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 효의 끝이라 했습니다. 전통적인 효는 속박됨이 많고 이루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벗이나 안부전화 같은 것이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감사함입니다. 부모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부모님을 요양시설에 모시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물론 자녀가 부모를 모시고 돌볼 수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대사회 핵가족화에 따라 불가항력, 어쩔 수 없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모셔야 하는 상황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늙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두려워하지 않도록 노인 준비 교육이 필요한 것이죠. 국가나 사회는 함께 쾌적하고 안락한 요양시설을 만들고, 혈연치료가 가능하도록 가족 방문이 자유로워야 합니다. 요양시설은 청소년인 손자·손녀들이 효를 배우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요. 특히, 효하는 자녀로 키우기 위해서는 자부·자모(慈父·慈母)가 아니라 현부·현모(賢父·賢母)가 돼야 합니다. 현부·현모에게는 나무랄 때 나무라야 하는 고통이 따릅니다.”

 

-효문화 확산을 위해 서둘러 마련해야 할 제도나 인프라가 있다면.

“효행 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효행장려법)이 지난 2007년 8월 3일 공포됐습니다. 이 법은 아름다운 전통문화유산인 효를 국가 차원에서 장려함으로써 효행을 통해 고령사회가 처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효문화진흥원’을 설치할 수 있는 길을 열었고, 효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청소년들의 효 의식 고취를 위해 10월을 효의 달로 지정했죠. 이 법률 시행 후 다수 자치단체가 ‘효행 장려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어요. 효를 장려할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입니다. 이후 대전에는 한국효문화진흥원이 들어섰고, 인천시는 효행장려지원센터를 세워 효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하도록 했어요. 전북도는 2009년, 전주시는 2010년 각각 ‘효행 장려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만들었지만, 조례안에 명시된 효문화지원센터 설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예산문제가 크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중한 효문화를 발전·정착하게 하려면 효문화지원센터를 하루빨리 건립해야 합니다. 효가 살아야 나라가, 전북이 삽니다. 효문화지원센터를 설립해 올곧게 효를 전파하고자 하는 것이 저의 간절한 소망입니다.”

 

 

◇소순갑 총재는 - ‘둥지’ 만드는 ‘상록수’

남원 보절면 출신인 소순갑 총재는 전주영생고(4회)를 졸업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문맹퇴치운동을 시작했다.

1980년대 초 고향에 독서실을 만들어 청소년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왔고, 보절중학교에 장학금 100만 원을 기탁해 보은장학회를 설립하는 마중물 역할을 했다. 당시 아홉 식구 거느린 가장으로 셋방살이하는 처지에 내놓은 천금같이 귀한 돈이었다. 고향 후배 선도에 젊음을 불태운 그를 지역사회에서는 ‘살아있는 상록수’로 불렀다.

1990년대 전주에 정착하면서는 노인 복지로 눈을 돌렸다. 2000년대 전북노인복지연구원을 세웠고, 이후 노인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근간을 효문화로 보고 효운동에 앞장섰다. 전북노인복지연구원을 전북노인복지효문화연구원으로 이름을 바꾼 배경이다.

라이온스클럽을 창립하는 등 왕성한 사회봉사활동을 펼쳐온 그는 ‘둥지’를 만드는 ‘조직의 귀재’로도 불렸다. ‘봉사를 하려면 둥지를 틀어야 한다’는 소 총재의 신념은 평생 그를 바쁘게 했다. 공부방을 만든 것도, 장학회를 설립한 것도, 전북노인복지효문화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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