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진흥재단 이상욱 이사장에게 듣는 성과와 과제
무주 태권도원이 개원한지 어느덧 6년이 흘렀다.
지난 2017년엔 역대 최대규모의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개최하며 ‘태권도의 성지’로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로 태권도원은 매년 3만명 이상의 외국인 수련생들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서서히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전 세계에 한국의 태권문화를 전파하며 한국의 브랜드를 만드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정부기관이 있다. 바로 무주에 위치한 태권도진흥재단이다. 태권도 보급의 거점으로 세워진 태권도원 운영주체이기도 하다.
정부의‘태권도 10대 문화콘텐츠’사업을 주도하며 재단을 이끄는 이상욱 이사장을 10일 본사 편집국에서 만났다.
취임한지 벌써 3년째에 접어든 그는 전 세계에 태권도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고 회상했다.
세계인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고 태권도 저변 확대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태권도진흥재단의 그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하신지가 엊그제 같은 데 벌써 햇수로 3년째에 접어드셨습니다. 그간 소회가 있다면.
“세계와 함께하는 태권도, 지속 성장 가능한 태권도를 만들기 위해 그야말로 쉼 없이 달려왔다고 자부합니다. 태권도진흥재단이 있는 곳은 무주군 설천면에 위치한 태권도원입니다. 취임 후 첫번째 목표가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태권도 종목의 발전과 위상을 높일 수 있는 태권도원의 조성이었습니다. 태권도원 부지가 70만평이 넘는데 취임 초반 태권도원 조성에 모든 전력을 쏟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태권도원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면 다음으로 태권도 진흥이라는 두번째 큰 목표를 세웠습니다. 태권도 인구를 늘리려면 태권도 종목의 진흥이 꼭 필요했기에 국내외 인적 네트워크도 구축하는데 노력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아져 태권도 저변 확대와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재임중 태권도 글로벌 홍보 및 외교강화 등 중점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국제적 성과부터 소개를 해주시면. 그 외 전세계에 태권도 가치를 전파하기 위한 노력도 한마디 말씀해주신다면.
“먼저 태권도 교류를 위한 해외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콘텐츠 개발과 제공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관련된 사업만 해도 15개 사업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 태권도 진흥재단의 소속 인원 보충은 그만큼 되지 않아 힘든 점이 많았습니다. 다행히 태권도 진흥재단 직원들의 열성으로 태권도에 대한 과거 인지도가 나아져 현재 인지도가 많이 높아지고 해외에서도 태권도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미국 등 선진 국가를 포함해 2019년 중남미지역의 온두라스에서는 태권도를 학교 공교육에 진입시켰습니다. 그러기 위해 온두라스 현지를 찾아 정부 관계자를 만나고 협의를 가져야 했죠. 북유럽 국가인 라트비아에서는 태권도를 학교 교육에 반영했고 네팔에서도 여러 학교를 대상으로 태권도 수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크로아티아와 소통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다미르 쿠센 주한 크로아티아 대사를 통해 크로아티아 현지 유력 정치인들을 만나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공을 들이고 올해 태권도 진흥을 위한 많은 계획도 세웠지만 코로나19로 중단돼 아쉽게 생각합니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을 텐데요. 재단은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해쳐나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외국과의 왕래가 힘들어져 사업 진행이 어렵게 됐습니다. 한국 문화를 넘어 해외에서 인정 받는 태권도를 알리기 위해 문화사업 개발에 적극 임하고 있었는데 향후 계획에 차질이 예상됩니다. 그래도 미국이나 많이 알려진 나라 보다 태권도를 열심히 하려는 중남미와 유럽 동구권 나라들을 상대로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고 태권도 저변을 공고히 하는데 노력했던 터라 큰 문제는 없을 전망입니다. 앞으로도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 사업 추진이 뜻대로 되지 않을까 고민이 많습니다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비대면 온라인 태권도 대회를 어떻게 흥미롭게 만들지, 또 다른 태권도 단체 등과도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입니다.”
-재임기간 국고보조금 예산 증액이 눈에 띄는데요. 취임 2018년 195억에서 2020년엔 306억을 확보했습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국고보조금 예산이 증액된 부분은 태권도 평화봉사단 해외 파견과 주한 외국인 태권도 보급, 태권도 새품새 개발 및 보급, 글로벌 태권도 홍보 등 주요 사업을 추진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예산 확보도 관건이었지만 사실 해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방문 차원에서 지구를 몇바퀴 돌 정도로 태권도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국내에서는 국회 등 예산 확보에 있어 수도 없이 인사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는데 최선을 다했죠. 실제적으로 태권도와 관련된 큰 대형사업도 있고 3년 동안 하는 사업을 이 자리에서 하나 하나 열거할 수 없지만 큰 틀에서 말씀드리자면 이러한 일련의 사업 추진과 국고보조금 예산 확보는 태권도 진흥에 주안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2014년 무주 태권도원이 문을 연뒤 6년이 흘렀습니다. 태권도원이 걸어온 길과 발전 계획은. 또 지역적 한계 또한 명확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태권도원은 개관 후 설립 목적에 따라 태권도진흥을 위한 조사 연구, 태권도 보급과 홍보, 태권도 관련 국내외 네트워크 구축사업, 태권도 관련 프로그램과 상품의 개발 및 보급사업, 태권도원을 세계적인 명소로의 개발 및 육성사업, 태권도 진흥을 위한 모금과 자금지원에 관한 사업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태권도원의 킬러 콘텐츠가 부족하다 보니 일반인들에게 단순한 수련시설로서 인식이 강한 게 현실이죠. 물론 태권도원이 체험 공간, 수련 공간, 상징 공간 등으로 공간을 구성해 태권도 수련과 체험, 문화 활동, 관람 및 학습을 진행할 수 있는 장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킬러 콘텐츠를 발전시켜 나가는 방안인데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태권도재단의 힘만으로는 어렵고 지자체, 지역주민들의 격려와 국회 등 정치권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전북 무주지역이 외지긴 해도 교통편을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해외에서 오는 사람들이 무주를 가고 싶어도 인천공항에서 무주를 가는 교통편이 좋지 않다고 해 그러한 인프라는 더욱 더 좋아져야 할 것으로 봅니다.”
-최근 태권도원 상징지구 사업으로 전 세계태권도인의 염원을 담은 태권전, 명인관을 준공했습니다. ‘태권도원 상징지구’조성사업에 어떤 비전과 철학을 담아냈나요.
“태권도의 상징과도 같은 태권도원에 태권전, 명인관이 전통 한옥 구조로 건립됐습니다. 오는 16일 세계 태권도인들의 열망을 담은 명인관, 태권전을 준공하는데 당초 준공식을 성대하게 열고 싶었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축소하게 됐습니다. 태권전, 명인관은 태권도원 전망대에 가는 도중에 지어진 건물들인데 최근 생긴 한옥 중에서는 최고 건물이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명인관은 태권도 성지로서의 의미를 부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무엇보다 명인관을 조성하는데 있어 국내외적으로 태권도 성지로서 어떤 콘텐츠로 부각시킬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우리 재단은 또 명인관에는 태권도를 빛낸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29명의 흉상을 비치해 놓았습니다. 해외에서 그들과 인연이 있는 제자들이 무주 태권도원을 방문하면 기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은 해외 귀빈이나 원로 사범들이 방문하면 숙박도 가능하도록 조성했습니다. 태권전은 태권도의 정신이나 철학 등을 설파할 수 있도록 컨퍼런스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현재 무주군이‘국제태권도사관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전자서명을 추진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태권도진흥재단은 어떻게 지원을 해주는지요. 앞으로 태권도진흥재단이 무주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태권도에 대한 지자체와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선행돼야 합니다. 태권도진흥재단은 지자체와 무조건 협력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국제태권도사관학교는 태권도원 안에 세워지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태권도원 안에서 사관학교를 설립해 운영한다고 하면 부지도 넉넉하고 예산 지원도 원활하다고 전망합니다. 무주군의 컨셉트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태권도원을 중심으로 협업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자체가 하는 것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기는 그렇지만 지금 서로 협력을 잘하고 있습니다. 지역상생을 위해 매달 무주군과 만나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받습니다. 특히 지역 상생 차원에서 군과 재단이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무주읍 인구가 8000명이라고 하면 지난해 태권도원을 방문한 사람들이 해외에서 3만명 등 총 30만명입니다. 그런데 무주군민들은 지역이 넓어서 한자리에 모이기 힘들어 그나마 태권도원이란 좋은 여건을 활용하면 지역민과 함께하는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재단에서도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해 적극적으로 지역민과 화합을 위한 사업도 전개하고 아이디어를 발굴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올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더욱 지역과 상생한다는 생각으로 설천면사무소에 화상 열감지 기계를 기부하고 아동복지센터에는 마스크를 전달했습니다. 앞으로는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면 지역 내 학교 등과도 연계해 좋은 사업을 추진해나가도록 할 생각입니다.
-그간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또 남은 임기동안 포부와 계획을 말씀해주십시오.
“처음 임기 때는 태권도원 조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서울에서 재단 본부가 무주로 내려오면서 조직 안정화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이제 태권도원의 조성은 어느 정도 됐다고 보고 좀 더 조직의 안정화와 태권도 문화에 대한 사업 발굴 아이디어를 꾀할 생각입니다. 태권도는 우리나라의 국익 증대와 문화 융성, 관광 활성화 등 기여할 수 있는 가치가 많기에 전망도 밝다고 믿습니다. 태권도 진흥재단은 태권도의 세계 보급을 위한 전진기지와 같습니다. 원만하게 남은 임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끝까지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또 앞으로 사회에서 봉사를 할 기회가 많겠지만 지금 맡은 바 최선을 다해서 태권도를 세계적인 대표 브랜드로 만든다는 각오로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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