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정치권, 송 지사 메가시티 구상에 지역구에 따라 입장 달라
정치권-행정-도민 , 메가시티·통합 문제 긴 호흡으로 논의해야
광주·전남과 부산·울산·경남, 대전·세종·충청 등 타 지역 정치권이 초광역 메가시티와 행정통합 논의에 속도를 내는 반면 전북정치권은 자치단체 도정 목표와 결을 달리하며 각자도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 일선 자치단체들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블랙홀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간 통합으로 도시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앞으로 이런 흐름은 행정구역 대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주-새만금 메가시티를 위한 ‘플러스 알파 행정통합추진’을 공식 입장으로 밝히면서 지역과 정치권에 미치는 파장이 커지고 있다.
메가시티 구축과 행정통합은 추진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정치권과 광역자치단체장 간 이견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지만, 전북의 경우 갈등이 표면화될 것을 너무 염려하는 분위기 탓에 제대로 된 논의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 반면 타 지역의 경우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정치권과 단체장이 꾸준히 만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북과 타 지역정치권의 차이를 보면 전북은 광역권 도시가 없는 구조적 요인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이 없다는 것이다. 말로만 지역소멸을 외치며, 지역간 통합은 사실상 반대하는 모양새다.
더욱이 전북 내 중진의원들이 적어 구심점이 약화되고 있을 뿐더러 전주시장부터 민선7기 도지사까지 4선을 한 송 지사가 지역정치권에서 행사하는 영향력이 커진데다 3선 도전이 가시화되자 정치권이 이를 견제하려는 과정 속에서 논의는 더욱 지체되는 모습이다.
전북 국회의원 간 정치적 셈법에도 차이가 크다. 다만 전주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갈등을 염려 통합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으며, 통합 파트너로 거론되는 익산이나 완주와 동부권 의원들은 “시민과 군민들의 의사에 따를 문제”라며 부정적인 모양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셈법을 뒤로하고 올해 인구 180만 붕괴가 확실시되는 전북은 메가시티 구축과 행정구역통합 요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행정통합 문제는 학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이미 그 효과가 검증된 만큼 전북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원·청주 통합과정을 직접 경험했던 충북정치권 관계자 A씨는“전북은 충북과 비교할 때 입지적 요건을 제외하면 인구나 규모에 있어 비슷한 점이 많은 지역”이라며“비록 통합이 무산되더라도 전문가와 주민으로 구성한 조사단을 통해 통합의 논리적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고, 정치인이 아닌 도민들의 실제 생각을 파악할 수 있는 공식력 있는 여론조사가 반드시 선행돼야한다”조언했다.
실제 지난 2009년 홍재형 오제세 노영민 등 당시 청주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올해가 청주·청원이 자발적으로 통합을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호소한데 이어 한나라당(현재 국민의힘) 충북도당도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의 당론은 통합”이라며 “당 소속 청원군 의원들을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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