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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 부족’ 전북정치 구심력 약화… 전북 발전 동력 저하 우려

당정협의회 8명 의원 중 실제 3명 참석 전북정치 현주소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
김성주 도당위원장 의욕 갖고 추진했으나 다른 의원들 협조 제대로 얻지 못해
전북정치권 원팀은 사실상 무산...각자 존재감 부각과 물밑견제 심화

삽화=정윤성 기자
삽화=정윤성 기자

일당독주와 중진부족으로 인한 전북정치의 구심력 약화현상이 표면화된 가운데 자칫 ‘전북발전 동력마저 저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 서울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이 주관한 당정협의회에 당 소속의원 8명 중 실제 참석자는 고작 3명에 불과해 전북 정치권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지역정가에선 이번 당정협의회에 대해 “겉으로는 상임위와 중앙당 일정 등 피치 못할 사정을 이유로 하고 있지만, 속내는 전북의원 대대수가 도당에 협조할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성주 도당위원장(전주병)은 자신이 주도한 가운데 국회에서 열리는 첫 당정협의회에 올인하다시피했다. 김 위원장은 언론에도 도당이 주관하는 협의회가 가진 의미와 배경을 공들여 설명했다.

도당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원팀정신 회복과 지역현안 해결의 추진력을 얻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 도내 의원들 5명의 협조를 제대로 얻지 못하면서 각자도생하는 전북정치의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물론 저마다 사정은 있었다고 한다. 안호영(완주무주진안장수), 윤준병 의원(정읍고창)은 환노위에서 기업 총수들을 질타했고, 김윤덕(전주갑)의원은 새만금 국제공항 관련 질의에 집중했다. 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신영대 의원(군산)도 중앙당 일정을 소화했고, 한병도 의원(익산을) 역시 일정을 이유로 중간에 퇴장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도내 의원들끼리 사전에 충분히 시간을 조율할 수 있었음에도 기념사진만 촬영하고, 상임위 운운하면서 지역일정을 뒤로 미룬데 대해 정치인 간 물밑견제로 해석한다.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상임위가 아니라 본회의도 밥먹듯이 빠지는 여의도 정가의 속성을 감안하면 틀린 관측만은 아니다.

일부 의원들은 당정협의회 참석을 두고 도당위원장의 ‘들러리’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정치권에 밝은 한 인사는 “김성주 도당위원장이 모처럼 자리를 마련해 도정의 양축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 했으나, 대다수 의원들은 구태여 들러리를 설 필요가 있느냐는 현실적인 계산을 한 것으로 보면된다”고 해석했다. 어차피 그만그만한 초재선 의원들로 구성된 의원협의체에서 특정 의원의 부각을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이처럼 전북정치의 구심력이 약해진 데에는 21대 총선 이후 줄곧 거론돼 왔던 ‘정치권의 어른’ 역할을 하는 중진의원의 부재를 들 수 있다.

계보정치가 없어졌다고 하지만 만일 유력한 중진의원이 소집했다면 상임위 참석을 이유로 형식적인 인사만 하고 자리를 뜨겠느냐는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내심 전북도 수뇌부에서도 소집하니까 참석은 했지만 “이 시점에서 당정협의회의 실익은 무엇인가”하고 반문했을법 하다.

전북은 다른 지역처럼 ‘외부의 적’이 없다보니 역설적으로 당 내부에서 뭉치기보단 정치역학 구도 상 상호견제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야당 등 외부에서 대치하는 세력이 있어야 같은 당 의원 간 결속이 공고해 질 수 있으나 전북은 외부의 적이 없다보니 내부에서 분열한다는 얘기다.

새만금 해수유통 논쟁으로 인한 정치권과 전북도 간 갈등과 다음 대선과 지선준비를 위해 의원들이 자신의 존재감 부각에 주력하는 현 상황도 결과적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협업에 악재로 작용하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전북 정치권의 중추였던 중진의원이 대거 몰락하고, 초선이나 재선으로 전북 정치지형이 재편된 것 역시 지역정치권 구심력 약화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전북출신 민주당 중진의 경우 수도권 출마에서 고배를 마신데다 고령으로 인한 은퇴, 잦은 탈당과 복당으로 정계 뒤편으로 사라졌다. 3선 이상 정치인은 도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지역발전을 견인하지 못했다는 혹독한 평가를 받고 총선에서 낙마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북정치권 관계자는 “다당제 구도는 적어도 전북에서는 단기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일당독주 체제가 계속되면서 내부에서부터 힘을 합치기보다 자신의 존재감 구축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제 당에서 가장 중요한 대선이 시작된다. 전북발전을 위한 원팀도 중요하나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건 선거”라며 “8명 모두 경력과 선수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상황에서 특정 의원이나 광역지자체를 중심으로 한데 뭉치는 모습은 당분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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