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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멍든 동심] (상) 실태 - 의심사례 신고접수만 ‘하루 7번꼴’

지난해 전북 아동보호기관이 파악한 학대신고 2088건
이중 487건 고소·고발 사건처리, 22건은 분리 조치

최근 아이들이 아동학대 피해로 목숨을 잃는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국민적 공분이 거세다.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로 정상적 발달을 저해하거나, 아동을 유기·방임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전북지역 아동학대 실태와 대안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봤다.

 

생후 7개월 된 딸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뇌사 상태에 이르게 한 20대 외국인 친모가 30일 덕진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생후 7개월 된 딸을 상습적으로 폭행해 뇌사 상태에 이르게 한 20대 외국인 친모가 30일 덕진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지난해 전북지역 아동학대 신고접수만 하루에 7번꼴로 이어졌고, 이 중 1번꼴로 사건처리가 이뤄졌다.

전북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아동학대 의심사례는 2453건이다. 이 중 아동학대 사례로 판단된 건은 2088건에 이른다.

기관에서는 이 아동학대행위자들 중 1539명을 사례관리 대상자로 설정하고 지속 관찰하고 있다. 22건은 아동과 분리조치했으며 487건이 고소·고발 등 사건처리됐다.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건의 유형으로는 신체 211건, 정서 504건, 성 46건, 방임 252건으로 집계됐는데 한 가지 유형으로 보기 어려운 복합적인 경우는 1075건을 차지했다. 신체·정신적 폭력이 전체 절반 이상의 피해를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9일 익산에서는 생후 7개월된 딸이 “울고 보챈다”는 이유로 바닥에 내던지고 얼굴과 머리를 손으로 수차례 때려 뇌사상태에 빠뜨린 20대 외국인 친모가 구속됐다. 긴급체포 당시 아동학대 중상해 혐의를 받았지만 아이를 던진 횟수와 가속력에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돼 살인미수죄로 변경됐다.

지난 9일에는 생후 2주된 아들을 침대에 던지고 얼굴을 때리는 등 수차례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부부가 각각 아동학대·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지난 2월 초순부터 익산시 한 오피스텔에서 아이가 분유를 토해 머리를 때리고, 기저귀를 갈던 중 오줌을 싸서 손찌검을 했다. 울고 보채는 아이를 침대에 던지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해 1월 전주에 살 당시 첫째 여아를 학대한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큰 공분을 샀다.

전북경찰 관계자는 “최근 지역에서 신생아와 저연령 아동에 대한 학대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학대 피해로 목숨을 잃고 부모가 가해자가 되는 사례는 결코 보편적인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의 문제가 축적돼 사회적 문제를 낳는 원인에 대해 모두가 함께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정내 아동학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재발을 막고 예방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의 역할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호하고 돌봐야 할 부모들이 아동학대 가해자가 되는 데에는 부모가 구체적으로 양육 지도를 받지 못하는 환경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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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기획 #아동학대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 멍든 동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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