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고시마의 흑초마을을 방문했을때 수많은 옹기에서 익어가는 식초가 너무 부러웠습니다. 우리 고창의 복분자 식초도 이렇게 산업화되고, 고창이 관광 명소가 될 수 있다는 확신아래 무수한 밤을 연구로 지새웠습니다.”
십 수년 동안 오로지 식초에만 올인하고 있는 고창식초 명인 상희팜푸드랜드 안문규 대표(63세)는“익어갈수록 깊은 맛을 내는 식초와 같은 인생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안문규 명인은 한때 유망했던 서점과 유통업을 뒤로 하고 26살에 귀농해 1995년 300여 평의 작은 밭에서 농장을 일구기 시작해 지금은 전국 최고의 복분자 농장주가 됐다.
안 명인은 귀농하여 농산물 재배에 주력하던 중 작황에 따라 가격변동이 심해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찾던 중 저장할수록 가치가 오르는 식초에 주목하게 됐다. 2005년 선진지 견학차 찾은 일본에서 옹기를 이용해 만든 흑초에서 확신을 얻었다. 단순히 조미와 일부 음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식초가 일본·이탈리아에서는 음료, 소스를 넘어 문화 관광산업으로 확산되어 있는 모습에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안 명인은 본격적으로 농림부 전통발효식품교육을 시작으로 복분자식초 개발에 뛰어 들었다. 고창군과 공동 개발한 복분자 식초를 지난 2009년 출원했다. 2012년에는 미국에, 2015년부터는 싱가폴 등에 수출을 하면서 70평대였던 공장은 230평으로 확장되고 년 1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 신화를 이루었다.
하지만 시련도 있었다. 대기업의 양조식초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시장에서 자연발효식초의 시장 확대에는 어려움이 산재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년간 인재 양성과 저변확대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고, 이런 노력들이 행정과 접목되며, 2019년 군과 더불어 전국 최초로 식초를 산업화하고 미래먹거리로 키워나가기 위한‘식초문화도시 고창’을 선포하게 됐다.
안 명인은 복분자식초가 건강에 좋은 이유를 “복분자에는 일반 적포도에 비해 세포의 노화를 예방하는 항산화 물질이 4배 가량 함유되어 있는데 복분자를 이용해 만든 식초는 이런 이로운 성분의 흡수율을 더욱 높여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안 명인은 식초를 숙성할 때 게르마늄 함량이 높은 고창황토로 만든 항아리만을 고집한다. 숨 쉬는 기능이 있어 식초가 숙성되는 동안 수분이 점차 사라지면서 맛이 좋은 고급 식초가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창이 대한민국 식초문화를 이끌어갈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확신하는 안문규 명인은 “고창은 복분자를 비롯해 블루배리, 아로니아 등 식초 원재료가 풍부하며 건강한 물과 발효되기에 적당한 기후까지 갖추고 있어 최적지”라며 “HACCP과 FDA, 할랄 인증을 획득한 최고 수준의 제조시설과 식초를 즐길 수 있는 체험장을 바탕으로 ‘식초문화도시 고창’을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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