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익산시을)
최근 우리 사회가 마주하는 각종 문제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다양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음식물쓰레기 처리나 재활용품 분리수거, 골목길의 주차 문제와 같은 마을, 동네 차원의 문제에서부터 주택 공급과 대중 교통 신설 등 도시 수준의 문제, 나아가 저출산·고령화, 기후변화와 같은 국가적, 지구적 차원의 이슈들이 우리의 삶에 직면해 있다.
복잡다단한 우리 사회 문제들에 대한 대응은 주로 중앙정부가 중심이 되어 관련 정책을 입안하고 법과 제도를 개편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그렇다 보니 동네나 중소도시, 대규모 생활권역 모두 저마다의 특징, 특성이 있는데도 이러한 부분이 제대로 고려되지 못해 전국적으로 획일적인 해법이 적용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따라서 이런 일괄적인 방식의 진단과 해법 적용은 그 지역사회에 속해있는 구성원의 의견을 충실하게 반영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존재해왔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런 미비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역주민, 민간단체 등 다양한 지역사회주체들이 참여하고 협력하여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나 관련 제도 등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지역사회의 주체라 할 수 있는 ‘우리’ 스스로가 지역사회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한편, 지자체 공무원이나 전문가 등과 협력하여 직접 실행할 수 있게까지 지원하는 법적 근거와 지원체계는 부족한 실정이다.
올해 초 32년 만에 지방자치법이 전부 개정됐고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번 개정으로 지방자치법에 ‘주민자치’의 원리를 명시했고, 지방의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에 대한 주민의 참여권을 신설했다. 지방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의 주요 정책결정과정에 지방의 주요 주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중앙지방협력회의’도 설치하기로 했다. 또한 법령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한 사항에 대해 하위법령에서 위임의 내용과 범위를 제한하거나 직접 규정하지 못하도록 하여 지방 의회의 자치입법권도 강화했다.
이렇듯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를 맞아 ‘풀뿌리’ 주민과 지역사회주체의 위상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지역사회의 발전이 지체되지 않도록 혁신 또한 병행해야 한다. 정부는 지역 주민, 민간 단체·기관, 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행위자가 지역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려는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지자체 등에서 민간과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사업과 노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지역사회혁신 활성화를 위해서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궁극적으로 지역사회주체들이 중심이 되어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회에서 「지역사회혁신 활성화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은 주민이 주체가 된 지역문제 해결에 민·관·공공기관도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적 지원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앞으로 달라질 주민참여의 모습은 보다 적극적이고 주민 주도적이어야 한다. 주민이 직접 지역 문제를 발굴하고, 발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견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문제해결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지역사회의 주체가 중심이 되어 내가 사는 도시, 내가 사는 마을, 내가 사는 동네를 내가 직접 바꾸어 나가는 지역사회혁신이야 말로 자치분권의 완성이다. /한병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익산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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