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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서진정책

권순택 논설위원

삽화 = 정윤성 기자
삽화 = 정윤성 기자

보수정당의 혁신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첫날부터 파격 행보에 나서 관심을 모았다. 그는 당 대표로 취임한 지난 14일 국립 대전현충원을 찾아 천안함 희생 장병 묘역에 참배한 뒤 곧바로 광주로 향했다. 광주 동구청에 마련된 철거 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참사 희생자를 애도했다. 이어 지난 18일에는 전북을 방문, 새만금과 군산·완주 산업단지 등을 돌아보며 전북 현안 해결에 앞장설 것과 대선 공약 반영을 약속했다.

예전 같으면 보수정당 대표로서 텃밭인 대구 부산을 먼저 찾았겠지만 그는 첫 행보로 호남행을 선택했다. 이준석 대표는 “호남에서 미래와 비전을 가지고 민주당과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민주당이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선제적으로 전라도 도민들의 마음을 메꿔드리겠다”고 밝혔다. 보수당의 불모지인 호남 보듬기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보수당의 서진정책은 오래전부터 시도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잇따라 당선되자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진영이 영남당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호남 껴안기에 나섰다, 하지만 그동안 호남 보듬기는 대선이나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깜짝 이벤트에 불과했다. 현안 해결 약속은 번번이 공염불에 그쳤고 새만금을 비롯해 대규모 개발사업이나 국가예산에 대해 사사건건 발목잡기 일쑤였다. 그 결과, 호남인의 불신과 냉대는 더 깊어졌고 보수당엔 동토의 땅으로 굳어졌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보수정당의 호남 껴안기는 본격화됐다.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순창 출신 가인 김병로의 손자인 그는 지난해 8월 광주 5.18 민주묘역을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그는 국민의힘 호남동행 국회의원 발대식에서는 “아무리 열악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호남지역을 챙기고 주민과 소통하며 진정성을 전달하겠다”고 역설했다.

사실 국민의힘의 서진정책 중심에는 정운천 의원이 있다.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은 그는 동서 통합을 위해 온몸으로 뛰고 있다. 호남동행 국회의원도 그의 아이디어다. 진정성 없이는 호남의 마음을 얻을 수 없기에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50명을 호남지역 41곳과 연결, 제2 지역구 운동을 추진했다. 남원·구례 수해 현장을 당 지도부가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지역 현안과 예산을 꼼꼼히 챙긴 결과, 전북의 국가예산 8조 원 시대도 열었다. 지난 22일 대정부 질문에선 전주~김천 철도 등 호·영남 공동사업과 국가균형발전사업을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다. 보수정당의 진정성 있는 서진정책이 계속되어서 호남인의 마음의 빗장을 열어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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