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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마한역사문화권 포함…과제는](하) 관련분야 연구자 육성, 발굴 활성화

전북 마한 소국 존재 두고 의견 분분
"20개 소국 중 11개 학자마다 견해 달라"
20개 소국 마한 규정할 수 없단 의견도
고조선 준왕 익산 남하설도 의문제기
고고학적 검증, 연구자 육성 과제로

각종 문헌사료와 고고학적 자료를 통해 전북에 여러 마한 소국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만 소국의 규모와 위치, 전북 마한 중심지설을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각 문헌사료에 나온 기록이 적은데다 유물·유적 역시 발굴단계이기 때문이다. 근거가 적은 이유로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련법 통과로 전북 마한사를 복원하는 데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 만큼 여러 선행과제가 제시되고 있다. 유물·유적의 발굴과 지표로 확인된 유적의 보존·관리, 학술연구, 관련분야 연구자 육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마한 소국 존재 두고 의견 분분

마한 54개 소국가운데 전북에 분포했다는 20개 소국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마한소국을 연구했던 역사학자 정인보(전 연희전문대 교수)‧이병도(전 서울대 교수)‧천관우(전 동아일보 주필)‧박순발(충남대 교수)도 논문에서 전북 내 소국의 위치에 대해 다른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

최완규 전북문화재연구원 이사장은 “고창에 존재했던 모로비리국과 김제 벽비리국, 익산 함라 일대의 감해국 등 9곳은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면서도 “나머지 11곳은 학자마다 다른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헌자료 분석의 한계를 실감하게 한다”고 부연했다.

전북에 마한 세력만 존재했을 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20개 소국의 존재를 전부 마한세력으로 지칭할 수 없다는 것이다.

권오영 서울대 교수는 연구 논문을 통해 “마한을 구성한 여러 정치체가 전라도 지역에 존재했던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이 지역에 마한이라는 이름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종족도 많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권 교수가 <삼국지> , <삼국사기> , <송서> , <진서> 등 문헌사료를 비교·연구하면서 분석한 내용이다.

그는 특히 “ <송서> 에 모한(慕韓)이 있는데 <삼국지> , <삼국사기> , <진서> 에 나온 마한(馬韓)과는 다른 존재”라며 “백제가 고대국가로 발돋움한 5세기~6세기 전반까지 존재했던 별개의 정치세력”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옥 전북대 교수는 출토된 유물만으로 마한 소국의 존재를 단정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마한 등 여러 고대문화의 정체성이 주거지나 무덤에서 발견된 한두 가지 유물로 규정될 수 없다”며 “주거지와 무덤, 성곽, 수혈, 패총 등 모든 유구의 특질과 출토된 유물에 대한 과학적 해부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조선 준왕 익산 이동설 반대의견

문헌사료 <제왕운기> 와 <고려사> 는 고조선 준왕이 위만에 패한 뒤 내려온 남쪽 지역을 익산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이를 두고 역사적 사실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박대재 고려대 교수는 관련 연구를 통해 준왕이 남쪽으로 내려왔다는 기록은 후대 역사가들에 의해 윤색된 기록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 교수는 “중국 문헌 <삼국지> 에 앞서 쓰인 사서에도 준왕이 정착된 지역이 다르게 나오고 있다”면서 “게다가 위만조선 멸망 이후 남쪽으로 내려온 유민들은 자신들의 계보를 준왕과 결부시키는 동종 의식을 갖고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마한이 강성해지기 시작한 2세기 후반 남하한 조선계 유민집단이 준왕과 가계를 연결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향후 과제

마한사 관련 유물·유적 발굴을 활발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마한사를 정확하게 규명위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표조사로 확인된 유물·유적을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 이사장은 “혁신도시와 만경강 일대에서 지표조사로 확인된 유물·유적의 경우 표식조차 없이 방치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들을 보관할 수 있는 박물관이나 별도의 시설을 만드는 등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한소국과 관련에서는 익산에 3~4세기 이후 존재한 것으로 보이는 건마국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건마국이 익산이라는 전제로 다른 지역과 뚜렷이 구분되는 자료를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분야 연구자 육성이 필요하다고도 조언했다. 마한과 관련된 문헌사료를 분석하고 고고학적 유물을 검증하는 학자들이다. 최 이사장은 “현재 마한사를 전공하는 학자가 적다”며 “지역 대학에서 관련분야 연구자를 육성하기 위한 체계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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