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심판’이 소년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대처에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소년범죄를 단순한 사건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소년들을 범죄로 내몰거나 방치하는 환경과 이들을 교화하는 사회 시스템까지 다시 생각하게 하고 있다.
사법당국에 따르면 전북지역에서 매년 발생하는 소년범죄는 2000건을 넘는다. 전북경찰청의 도내 소년범 검거 현황을 보면 지난 2018년 2399명, 2019년 2080명, 2020년 2343명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2000명 이상의 소년들이 각종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형사책임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형벌 대신 보호관찰을 받는 만14세 미만의 촉법소년도 전체 소년범의 1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소년범죄가 줄지 않고 있지만 이들을 교화할 소년보호기관은 턱없이 부족하다. 경미한 범죄를 저질렀을 때부터 상담과 교육 등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범죄가 반복되는 것을 막고,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차단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법원은 소년범죄에 대해 보호자 또는 보호자를 대신해 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사람에게 감호 위탁하는 1호 처분에서 부터 장기 소년원 송치의 10호 처분까지 10가지 보호처분을 내리고 있다. 경미한 범죄를 저질러 1호 처분을 받은 소년범들을 보호할 보호자 등의 역할이 어려운 경우 ‘청소년 쉼터’ 등을 통해 보호받게 하지만 전북지역의 청소년 쉼터는 단 4곳 밖에 없다.
범죄를 저질렀지만 선도 가능성이 있는 소년을 일정 기간 사회에서 분리해 보호시설에서 생활하게 하는 6호 처분 소년범들을 보호하는 시설은 고창의 ‘희망샘학교’ 1곳 뿐이다. 반사회적 인격장애 등 정신질환이 있거나 약물 남용과 같이 의료적인 치료와 요양이 필요한 7호 처분 소년범을 치료할 병원과 의료보호시설은 전무하다.
갈수록 흉폭해지고 있는 소년범죄에 대해서는 연령 하향과 처벌 강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그러나 소년범들은 학업·사회성·가정·약물치료 등 개개인마다 다른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교화 교육도 중요하다. 소년범들이 재범의 길에 들어서지 않고 사회에 건전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도울 소년보호시설과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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