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한 달여 동안 전북 14개 시·군 체육회 소속 종목단체장들과 전라북도체육회 산하 72개 종목단체장들, 원로 체육인 등을 대상으로 마련한 정책 간담회는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 최근 언론에서 전북도교육감 선거의 관심도가 시들하다며 흥행이 저조하다는 보도와는 정반대였다. 차기 교육감이 과연 누가 될 것인가는 체육인들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정책 간담회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한마디로 불신과 희망을 동시에 토로하는 흥미로운 대화의 장이었다. 3선을 이어온 김승환 현 교육감에 대한 피로도와 함께 지난 12년간의 학교체육 정책에 대한 불만의 볼멘소리가 어김없이 터져 나왔다.
반면 전북 교육을 이끌어갈 새로운 교육계 수장 선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충만했다. 도내 체육인들은 도 교육청에서 진행하는 학교 체육 행정에 차기 교육감이 메스를 대고 과감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학교 체육의 근간인 도내 초·중·고에서 엘리트 선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이로 인한 팀 해체가 도미노처럼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전북도교육청은 먼 산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간담회 참석자들이 주장하는 주요 골자였다. 인기 종목인 축구와 야구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종목에서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전처럼 어린 꿈나무 선수들이 전북 체육을 이끌어가고 나아가 대한민국 체육을 선도해야 하는데 꿈나무 발굴과 육성은커녕 씨가 마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단의 행정이 나오지 않고서는 더 이상 전북 엘리트 체육의 희망과 변화의 바람은 메아리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전라북도와 전북체육회 등 체육행정을 담당하는 기관이 있지만 학교체육의 중장기적인 설계의 주인공은 그래도 전북교육청이 우선이다. 그래서 체육인들 사이에서는 이번 전라북도 교육감의 선출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전북체육회장 자격으로 우리 도내 체육인들에게 학교체육에 대한 많은 건의 사항과 요구의 목소리를 들었다. 먼저 차기 교육감에게 체육 특기교사를 매년 3∼5명 정도를 임용해 달라는 입장이 단연 으뜸이었다. 전북체육 발전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고 노력한 도내 출신 우수 선수 및 지도자들의 자긍심 고취와 사기진작 차원에서 체육 특기교사를 모집 인원의 20% 정도를 선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북체육을 선도한 이들 선수와 지도자들의 타 시도 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냉담한 현실을 토로한 것이다. 차기 교육감의 결단으로 현실이 된다면 체육계는 쌍수를 들고 이를 환영할 것이다. 현재 체육 교사들을 가리켜 문무(文武)를 갖춘 교육자라고 칭한다. 문과 무가 균형 잡힌 체육 교사의 등용이 필요하다. 실기에 능한 엘리트 선수 출신 체육교사들은 이제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건강한 육체에서 건전한 정신이 나오는 법이다. 예전 같이 적극적인 학교 운동부 부활 추진도 차기 교육감이 풀어야할 숙제다. 우리 전북지역에 초중고가 768개 학교(초 425, 중210, 고133) 운영 중인데 전체 학생 192,791명 대비 겨우 2,945명이 운동선수로 등록되어 있어 전체 대비 1.5%에 불과한 수준이다. 엘리트 꿈나무 선수 감소에 따른 전북체육이 고사 위기 직전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런 이유로 도내 모든 학교에서 1학교 1종목 육성을 새로운 차기 교육감에게 바라고 있다. 학교장들에게 재량권을 위임한다며 그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고 차기 교육감은 자신이 책임을 지고 이를 반드시 적극 실행해야 한다. 노련한 관록과 젊은 패기로 상징되는 차기 교육감 후보들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강선 전북도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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