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6월 강남 코엑스는 최대 스타트업 행사인 넥스트라이즈 인파로 열기가 더 뜨거웠다. 그 중 스타트업 채용박람회에 대해 말하려 한다. 첫 번째는 채용을 원하는 80개의 기업 수이다. 기업리스트에는 창업 2년차에서 11년차까지 다양했지만, 1명 혹은 3명까지 인턴을 거쳐 정규직 즉 고정비용에 속하는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는 매출을 올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부분에 창업의 확대가능성을 엿보았다. 두 번째는 정량지표가 아닌 질적인 성장이다. 질적 성장이라는 표현은 상대적이다. 취업보다 자유도와 책임도가 높은 창업이 어렵고 고객의 마음 뿐 아니라 고용, 수익환원 등에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한 소셜 벤처창업은 고려할 점이 더 많아 어렵다. 그리고 20대 청년이 친구와 동료 사이를 오가며 팀을 구성하고 기업비전에 맞춰 그들만의 조직문화를 만들어 유지하는 것은 녹록치 않다. 그러나 시작과 과정이 힘든 만큼 결과물이 주는 파급력이 작지 않다. 왜냐하면 경제에 속하는 창업에 사회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다시 코엑스로 가보면 두핸즈 인사팀장은 기업비전부터 기업문화 및 채용분야와 인재상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였다. 두핸즈의 전신은 두손컴퍼니이다. 2011년 노숙자를 포함한 일자리 취약계층을 종이 옷걸이 제작에 참여시키고 임금을 지불하는 방식이었다. 초기 사업모델은 물량에 따른 제조가 핵심인데, 주문량이 일정치 않아 개인 판매자들을 고객으로 하여 물류통합관리 서비스로 전환하였다. 온라인 거래와 제작자와 소비자간 직접 거래가 급증하면서, 회사규모가 커짐에 따라 취약계층의 일자리도 안정화되었다.
필자가 4년 째 맡고 있는 창업교양수업 중 소셜벤처 창업 관련 수업은 문화예술 혹은 1인 브랜딩 창업과 달리 해마다 창업사례의 부침이 유독 심하다. 다양한 이유들로 1-2년 안에 많은 소셜 벤처가 사라진다. 제품의 순수익 일정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초기의 신념과 달리 그 부분이 지켜지지 않거나, 동업자들이 이해하지 못하거나, 신체적 장애를 지닌 사용자로 한정되어 수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거나 등이다. 두손컴퍼니는 이 모든 장벽들을 넘으며 창업 11년차를 맞이했고 개발자를 신규채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두핸즈 채용설명은 왜 우리 회사의 이익을 취약계층과 나눠야 하고 일자리에 연결해야 하는지 모르겠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두핸즈를 지나가셔도 된다라는 말에 방점을 찍었다.
창업은 명사이고 소셜 즉 사회적이라는 단어는 형용사이다. 형용사는 명사의 성격을 자세하게 설명하거나 꾸며주는 말이다. 다시 말해 형용사는 그 위치를 굳이 분리하자면 꼭 있어야 할 명사에 추가된 단어이다. 창업가를 포함한 모든 기업가는 도덕적 해이에 빠지지 않을 의무가 있다. 그러나 기업 활동을 통해 사회적 기여 및 영향력까지 고려할 의무는 없다. 즉 창업자의 선택이다. 시대변화에 따라 창업의 목적과 형태도 달라진다. 지금을 사는 20대들의 선택이 창업비전이 되고 창업자 신념이 되어 시간을 견딘 후 보이지 않는 가치들이 보이는 수치들로 나타나기 시작하면 경제•사회•문화적 효과는 상상 그 이상이 된다. 그 시간을 견딜 수 있도록 구인 구직 매칭, 재도전 기회, 청년 창업자 간 소통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더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다.
/윤진영 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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