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MOU, LH사태에 이은 정치적 사기극 될 것이란 우려
민주당 여당 시절 제3금융중심지 공약 스스로 축소
실제 민주당 대선 공약에 제3금융중심지 문구 빠져
2021년도부터 정치권 의도적으로 언급 꺼려 정권 바뀌자 태도 돌변
전북도, 정부가 금융중심지 용어 불편해한다 밝히기도
전북 금융도시 조성 공약이 ‘삼성-새만금MOU’,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진주 이전' 사태에 이은 정치 사기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3금융중심지 공약을 선거용으로만 활용하고, 뒤에서는 오히려 방해공작을 벌이는 정치적 행태에 여야가 궤를 같이한다는 의혹도 나온다.
제3금융중심지 지정과 연기금 중심 자산운용 금융도시 공약의 제대로 된 추진은 커녕 해가 갈수록 퇴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서울 재이전설이 불거지는 최악의 사태로 치닫고 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여당 시절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의 골든타임을 스스로 놓친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권의 주요 핵심에 전북 출신이 많았던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다는 것이다. 실제 민주당 정권 당시 국무총리와 금융위원장에 전북출신이 포진했지만 오히려 전북정치권은 제3금융중심지 지정 문제를 거론조차 꺼렸다.
지금의 기금운용본부 서울 재이전 논란은 대선공약에 배치되는 윤석열 정부의 기만으로도 볼 수 있지만, 그 원인은 결국 전북의 소극정치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공약을 실현할 최소한의 의지조차 없으면서 선거용으로 도민들을 우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과거 혁신도시 조성과정에서 전북에는 LH가 이전하기로 했지만 정부가 약속을 어기고 진주로 LH를 이전했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분노한 전북 민심을 달래기 위한 대안으로 국민연금 전북 이전을 제시했고, 박근혜 정부는 대선공약으로 기금운용본부의 동반 이전을 확정했다. 기금운용본부 이전 공약은 결국 실현돼 2017년 2월 전북혁신도시에 둥지를 틀었다. 이런 과정에서 전북민심을 달래기 위해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란 카드가 사용됐다.
2019년 전북 제3금융중심지 추가 지정이 보류된 이후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는 이 문제를 다시는 다루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해선 먼저 금융도시 인프라를 조성하라는 조건을 걸었다. 금융도시 인프라 조성이 궁극적인 목표이고,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자산운용특화 금융도시의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이는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전북정치권은 2020년 총선이 끝난 다음 해인 2021년 ‘제3금융중심지’ 용어 자체에 대한 언급을 의도적으로 꺼렸다.
같은 시기 전북도는 “정부가 금융중심지 용어를 불편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금융위원장은 군산출신의 은성수 전 전북도지사직인수위원장이었다. 논란 끝에 인수위를 맡았던 은 전 위원장은 전북도민에게 한 마디 설명도 없이 인수위원장직을 마치면서 지역사회 내에선 적지 않은 실망감을 줬다.
전북정치권은 이런 정부의 의지를 촉구하거나 제3금융중심지 지정 사수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공천이 절실한 전북 국회의원 입장에선 정부 여당이 ‘슈퍼 갑’이나 다름없었고, 이렇듯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는 금융중심지 현안을 후퇴시켰다.
이를 대변하듯 전북정치권은 여당 시절 제3금융중심지 공약을 스스로 축소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실제로 민주당 20대 대선 공약집에는 제3금융중심지 문구가 빠져 있었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힘 공약집에 금융중심지 지정을 명시했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자산운용 금융도시의 핵’인 기금운용본부를 서울로 재이전하려는 시도가 보수정부에서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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