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전라북도 국제관계대사로 주가봉대사를 지낸 류창수 대사(56)가 부임했다. 정읍에서 태어나 군산에서 유치원에 입학한 기억이 난다는 전북 사람. 그리고 본적은 익산이다. 전북과 인연도 인연이지만, 초등학교 전학만 5번. 공직에 있는 부친을 따라 전국을 돌아다녔다. 공직 입문 후 본인을 따라 그의 가족도 전국을, 그리고 해외를 돌아다녔다. "개인적으로 봤을 때 그렇게 좋은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하지만, 그의 다양한 경험이 '전북'으로 볼 때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부임 3개월. 전북의 브랜드를 알리는 '전북도 영업사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는 류창수 대사를 만나 앞으로의 구상을 들어봤다.
전라북도 국제관계대사 부임 3달이 지났는데 소감이 어떠신지요?
"26년간 외교관으로서 공직 생활을 하면서 제가 태어난 고향인 전북에서 국제관계대사로 봉사할 기회를 얻게 돼 영광스럽기도 하고 어깨가 무겁습니다. 최근 격변하고 복잡해지는 국제 정세 속에서 중앙 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 차원에서의 외교와 국제협력 또한 매우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전북 역시 경제적 재도약과 혁신을 위해서는 활발한 외교와 국제협력이 필수적이어서 국제무대에서 쌓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전북 발전에 최대한 기여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현재 우리 전라북도의 국제협력을 진단하신다면?
"현재 전라북도는 미국, 중국, 베트남, 일본 등 5개국 내 11개 지역과 우호 자매 결연을 맺어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전북도는 김관영 도지사의 강력한 추진력과 리더십 아래 우호자매 결연 지역을 더욱 다변화하면서 교류활동의 내실화에 역량을 집중 하는 중입니다. 지난 2월 김관영 지사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상공회의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도네시아 서부 수마트라와는 우호교류 의향서를 체결함으로써 우리 전북 기업들이 이들 지역에 진출하는 데 필요한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내년에는 전북도가 특별자치도로 출범합니다. 이에 맞춘 방향성이 있다면?
"내년 출범하는 전북특별자치도로서의 국제교류 협력 사업은 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 지원과 외국 기업 투자 유치 등 전북 경제의 도약과 혁신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 추진돼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전북형 문화 외교 사업과 해외 원조 사업 등도 병행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전북도의 국제교류가 외교부 등 유관 기관, 현지 대사관, 우리 민간 기업이 함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팀 코리아’를 이뤄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또한 국제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고 국제화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설립된 전북국제교류센터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자 합니다."
도내에는 5월 아태마스터스대회, 8월 세계잼버리 등 계획된 국제행사도 많습니다.
"아태 마스터스대회와 세계 잼버리 등 국제 행사들은 코로나 이후 본격 개최되는 대면 국제 행사들로 전북의 브랜드와 이미지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지역 경제와 관광을 활성화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국제행사의 성공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전북 도민 모두가 자기 행사라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따뜻한 마음으로 참가자들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세계 각국의 모든 참가자들이 전북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귀국할 수 있도록 도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다양한 국제 행사 개최와 국제기구 진출 등이 우리 전북의 경제와 관광 활성화, 세계적 인지도를 향상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모든 도민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봉대사로 계시기도 했는데요. 전북도가 아프리카 지역과의 교류를 확대하려고 하는 모습인데요.
"아프리카는 잠재력이 큰 대륙입니다. 아프리카 대륙은 54개 국가와 14억 명 인구를 가진 가장 큰 시장이며 30대 이하 인구가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젊은 대륙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교역량에서 아프리카 대륙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4%에 불과해 앞으로 우리가 새롭게 개척해야 할 미래 시장이기도 합니다. 가봉에서 재직했을 때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한국을 롤 모델로 삼고 우리 경제성장의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지난 3월 29일 개최한 전북-아프리카 경제통상 협력 세미나는 매우 뜻깊은 행사였고, 아프리카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현지 시장 정보와 네트워크 부족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 앞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 등과 함께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을 펼쳐 나갈 예정입니다."
전북의 강점으로 꼽히는 것이 한식, 한지 등 K-컬쳐인데요. 공공외교의 중요성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날 외교는 정부 간 외교뿐 아니라 외국 국민과 직접 소통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이 지닌 매력을 널리 전파하고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는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전북은 우리나라에서 한국적인 문화적 콘텐츠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지역이며, 지금 세계를 휩쓸고 있는 K-POP, K-Movie 등 한류의 본류에는 우리 ‘전북’이 있습니다. 전북은 K-컬처의 의식주, 즉, 한옥·한복·한식 등의 전통을 가장 잘 보존하고 발전시켜 왔으며, 제가 근무했던 아프리카 가봉대사관도 전북도가 지원한 재외공관 한스타일 연출 사업으로 우리 한국의 전통적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최근 정부에서 국제 행사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2030 세계박람회 유치에 전북도 또한 노력한다고 하던데요.
"2030 부산엑스포는 기후위기·디지털 격차 등 다양한 문제를 논의하고, 미래 문명을 선도할 비전을 공유하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부산과 함께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오데사 등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전북도 차원에서도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태마스터즈와 잼버리와 관련해 유치 활동을 병행하고, 엑스포 유치위원회와도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습니다. 전북의 유치 경험을 토대로 노하우 등 도움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 뛰겠다는 것이 김관영 지사와 제 생각입니다. 오는 11일 최종 선정에서 좋은 결과가 있도록 전북도 또한 노력하겠습니다."
외국인들에 대한 인식과 관련해 도민들에게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전북에는 이미 유학생, 결혼 이민자 등 6만여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외국 기업들의 전북 진출 증대와 코로나 이후 해외 관광객 증가, 우리 인구 고령화 추세 등에 따라 도내 외국인 수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외국인 주민들이 그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우리 주민들과 잘 어울려 조화롭게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전북도의 국제화와 선진화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도 차원에서도 전북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행복하고 성장해 나가도록 정주여건 조성과 시민의식이 고취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라북도 국제대사’로서 각오는?
"저는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에서 우리 전북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를 발굴하고 대외 리스크를 감지하는 ‘전북도 영업사원’ 역할에 최우선 중점을 두겠습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지난 1월 이후 도청 민원실에서 여권 발급 민원이 폭주해 내방객들이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을 파악하고 외교부와 협의해 도청뿐 아니라 전주시청에서도 여권 발급이 가능하도록 추가 지정을 받았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전주시청에서도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도민들이 편익 증진을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행정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데 기여 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지역경제를 부흥시켜 도민들의 삶의 질을 더욱 높이려는 전북이 글로벌 생명 경제 도시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힘을 보태겠습니다."
류창수 국제관계대사는
정읍 출신으로 제39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정치학 석사를 취득했다. 1998년 외교통상부 입부 후 미국 1등 서기관, 이라크참사관, 주중국 참사관, 주센다이 부총영사, 주가봉대사를 역임했다.
통상 외교 전문가로 알려진 류 대사가 전북도에서 주목하는 부문은 '공공외교'다. 외국 국민과 직접 소통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전북의 매력을 전파하는 것. 그러한 차원에서 전북도와 지자체가 맺은 자매, 우호 도시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교류 내실화도 강화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도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그동안의 활동 경험을 행정에서 펼치는 것 이외에도 직접적인 소통과 활동에도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전북도 영업사원'으로서 해외뿐 아니라 전북의 미래인 학생들에게도 본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류 대사는 "외교부에서 지자체 대사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라며 "전북에서만 100개 가까운 학교가 신청했다. 학생 수가 적고 규모가 작은 학교부터 먼저 찾아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류 대사는 "그동안 오랜 해외 공관 근무를 통해 얻은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전북이 보전해 온 ‘콘텐츠’가 도 차원의 공공외교를 통해 외국인들의 시각과 눈높이에 맞춰 더욱 널리 알려지고 전파될 수 있도록 다듬어 나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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