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내신성적은 대학입시에서 여전히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대학별 전형 방법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내신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학입시에 매달려야 하는 고교생과 학부모들이 1학년 때부터 학교 성적 관리에 촉각을 세우는 게 당연하다. 일선 학교에서도 중간·기말고사 때 엄격한 부정 방지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들이 내신성적에 극도로 예민해진 만큼,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그런데 일선 학교에서 시험문제에 심각한 오류가 발견돼 재시험을 치르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도 전주의 한 고교에서 2학년 중간고사 수학시험 문제에 오류가 발견돼 재시험을 치렀다.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중·고교에서 시험문제 출제 오류로 재시험을 치른 사례는 무려 103건에 이른다. 특히 전북지역 모 고교는 지난해 네 차례나 재시험을 치러 논란이 됐다. 학교 위상이 크게 실추된 것은 물론 교직사회와 전북교육에 대한 신뢰도에도 흠집을 남겼다.
내신성적에 반영되는 학교 시험문제에 오류가 있었다면 매뉴얼에 따라 재시험을 치르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반드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담당 교사와 학교 측의 잘못으로 인한 재시험의 부담과 고통은 결국 입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학생들에게 돌아간다. 게다가 잦은 재시험은 평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려 내신성적 불신을 조장할 수 있다. 또 일선 학교의 부실한 성적 관리가 전북교육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져 지역사회에 또 다른 악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
올해 고교 3학년 학생들이 원서를 넣는 2024학년도 대입에서 내신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일선 학교에서 성적 평가 및 관리에 더 철저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중간·기말고사 문제 출제 후 크로스체크를 통해 오류가 없도록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교육청에서도 더 이상 시험문제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사 연수 등을 통해 일선 학교의 성적 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시험문제 오류로 인한 재시험이 잦은 학교와 해당 교사에 대해서는 시험 관리 부실에 따른 책임을 엄중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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