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출마 명분 만들기 고심
박지원, 천정배 출마도 확실시
중진 필요론과 무업덕론 팽팽
22대 총선 이들의 향방에 따라 전북정치 세력지도 영향 불가피
내년 4.10 총선에 호남지역 정계 올드보이들의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전북선거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시선이 모아진다.
전북에선 전주 덕진과 병에서 4선을 한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출마가 유력시되면서 도내 선거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광주·전남에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들 국민의당 창당 인사들이 지난 대선 기간 대거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한 이후 사실상 친명계로 편입됐다는 사실이다.
MBC 스타 앵커 출신으로서 정계에 입문한 정동영 전 장관은 15∙16·18·20대 국회의원, 통일부 장관,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냈다. 명실공히 전북은 물론 야권에서 가장 인지도와 높았던 그는 대통합민주신당 제17대 대통령 선거 후보로 나섰지만 패배한 이후 전성기 만큼의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미 만 나이 70세인 정 전 장관의 정치적 세와 지지도는 크게 꺾였지만, 지금까지도 전북 출신 정치인 중 가장 높은 대중 인지도를 가진 점은 분명하다.
앞선 전주병 선거에서 정 전 장관은 현재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는 김성주 의원과 1승 1패 전적을 기록하며 3번째 대결이 성사될지 여부에도 큰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내부에선 경륜과 노련미를 갖춘 인사들의 원내 진출에 대해 자칫 ‘과거 회귀’로 비칠 수도 있어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전북정치권이나 언론계 일각에선 “이러다가 정세균도 다시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농담 비슷한 이야기까지 심심찮게 나오는 현실이다.
정 전 장관의 출마설을 두고는 “초·재선으로 이뤄졌던 전북 정치의 인지도와 한계를 극복할 계기”라는 평가와 “전북에서만 4선과 김대중-노무현 정권 실세, 집권 여당 대통령 후보까지 지낸 그가 지역에 도대체 한 게 뭐가 있나”라는 혹평이 팽팽하다.
정 전 장관이 출마 명분을 세우는 데 고심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정 전 장관은 지난 7일에는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당(민주당)과 대한민국의 운명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면서 "또 나오느냐는 얘기를 듣고 싶지 않지만 민심이 부른다면 그 때 가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전북정치권은 민주당 공천과정이 이미 시작됐다는 점, 정 전 장관이 정치원로의 역할을 넘어 자기 정치에 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출마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아울러 “당 지도부에 전북을 대표하는 목소리가 배제되면 결과적으로 180만 전북도민이 소외되고 배제되는 결과가 된다. 경제적으로 약자인 전북이 정치적으로 최약자가 돼버리는 상황이 될 것이다”는 과거 발언도 출마를 위한 하나의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정 전 장관은 김성주 의원과의 세 번째 대결이나 황현선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의 3파전 경선을 치르기보단 ‘단수공천’을 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회의원은 지방선거와는 달리 정치적 바람과 시대적 요구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22대 총선에서 이들의 향방에 따라 전북정치의 세력지도 재편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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