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state, 州)는 모두 50개이다. 알래스카와 하와이가 가입한 1959년 이래 지금까지 이 숫자는 변동이 없다. 주 정부는 연방정부에 대해 모두 동등한 권한을 갖지만 면적과 인구수는 천차만별이다. 인구수를 보면 캘리포니아의 경우 무려 3900만명이 넘고 텍사스는 2700만명을 넘어선다. 반면, 와이오밍주는 58만명, 알래스카는 73만명, 하와이는 140만여명에 불과하다. 미국 역시 인구수가 많은 주의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다. 중남부에 있는 아칸소주의 경우 인구수가 290만 여명이다. 그런데 1992년 제42대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이 등장하면서 아칸소는 매우 유명해졌다. 중앙정계에 서 주목받지 못했던 작은 지역의 주지사가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에 앞서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의 명장이자 인천상륙작전를 감행했던 맥아더가 바로 이곳 출신이기에 한국인들에겐 아칸소에 대한 정서가 남다르다.
요즘 국내 정치권이 총선 이슈로 인해 시끌벅적하다. 공천경쟁이 불을 뿜고 있고, 한편에선 선거구획정 문제로 막판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그런데 전북은 비수도권 중 유일하게 선거구 감소 위기에 직면했다. 결론은 향후 전북은 평범해선 안된다는 거다. 지역을 대표해 여의도에 진출할 사람 중 적어도 몇명은 전국적인 영향력과 지명도가 있어야 한다. 지역에서 오래 부대끼면서 애환을 잘 아는 사람도 필요하고, 때로는 소총수가 아닌 대포를 쏘아댈 수 있는 명장도 필요하다. 전국 17개 시도지사 중 김동연 경기지사,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국적으로 민감한 정치적 사안에 대해 자주, 그리고 크게 목소리를 내고있다. 이들은 오세훈 서울시장 보다도 더 주목받는 경우가 많다. 지지율이나 향후 행보와 관계없이 대권반열에 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선거구획정 문제에 침묵하던 김관영 전북지사는 비수도권 지역에서 유일하게 전북만 의석수를 줄이겠다는 방침에 도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며 여야의 결단을 촉구,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그는 최근 인구수를 비교할 때 전북보다 경북·경남이 훨씬 많이 줄었고 전남은 유사한 수준임에도 전북만 의석수를 줄이겠다는 것을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고 묻고 나섰다. “전북 의석수를 지키는 것은 특정 정당의 유불리 문제가 아니고, 전북만의 문제도 아니며 누구든 국가 균형발전의 꿈을 추구한다면 전북특별자치도의 의석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진태 강원지사가 총선에서 서울의 8배나 되는 공룡 선거구가 강원에 생기는 것은 "강원 도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한발 더 나가서 "비례대표 1석을 줄여, 강원에 1석을 늘리는 것도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광역단체장이 중앙정부나 여야 특정 정파와 각을 세우는 건 쉬운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지역 정치인들이 주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 때는 홍준표 대구시장처럼 할 말은 과감히 해야한다. 인구가 적은 아칸소에서 여러차례 주지사를 지냈던 클린턴이 연방정부 대통령이 된 것은 그냥 우연히 된게 아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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