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에 연재를 시작한 것은 2020년 7월 초로 만 4년이 지났고, 개업 변호사를 시작한 건 2014년이니 만 10년이 되었다.
로스쿨 재학 중에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특강을 들은 적이 있다.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면기난부(免飢難富)’라는 단어 하나만은 정확히 기억난다. 변호사는 가난은 면하지만 부자 되기는 어려우니 너무 돈만 좇지 말라고 하셨다.
변호사가 되겠다는 시절, 내일 어떻게 먹고 살지 모르는 마당에 한가한 소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조금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지금도 매월 매출과 수입을 고민하는 생활인을 벗어나지는 못했고, 많은 돈을 벌고 있지는 않지만, 변호사 하나만으로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쉽게 괄시당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으며, 금전적으로도 다른 사람보다 비교적 용이하게 평균에 이를 수 있다. 그러니 너무 욕심내며 살지 말라는 것이다.
생활인으로서 매출과 수입은 너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변호사라는 직업적인 무게와 자부심이 적지 않다. 남들보다 내가 더 낫다고 생각하며, 돈을 좇게 되면 변호사는 너무 쉽게 나와 남을 속일 수 있는 직업이다. 항상 지식과 경험을 쌓고, 스스로 더 조심해야 한다. 지금도 내가 변호사로서 잘하고 있는지, 혹시 사기꾼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
법률칼럼은 상담 사례로 문제를 내고, 문제의 답보다는 변호사로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적고자 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법률문제라는 것은, 사회에서 누구나 숨 쉬듯 겪는 분쟁으로 문제 해결 과정을 이해하면 꼭 같은 문제가 아니라도 비슷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이러한 자신의 의도를 얼마나 충실히 적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한 일일 것이다.
격주로 적은 분량의 법률 칼럼이지만, 필자는 변호사로서 스스로 나와 남을 속이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고, 독자는 분쟁에서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최영호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