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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총 회장 선거의 살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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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5.16쿠데타 이후 정부는 사회단체 해체를 종용하고 나섰다. 문화예술 분야에도 단체 해산 바람이 불었다. 지역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해방 이후 40년대와 50년대, 전북의 문화예술 활동을 주도했던 동인 모임의 상당수가 이때 해체됐다.

그 틈에(?) 창립된 단체가 있다. 예술인들의 권익과 문화 창달을 내세운 한국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다. 한국예총은 1962, 문공부 승인을 얻어 창립했다. 지역 단위 예총 설립도 함께 이루어져 전북에서는 전라북도 예총이 지역 예술인들을 규합해 문을 열었다.

전북예총은 60년대, 지역 문화예술 활동을 전적으로 주도했다. 정치적 혼란기 속에서 자발적인 창작활동보다는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없지 않았지만, 예총은 지역 예술인들의 문화예술 활동에 자극과 활기를 불어넣는 거의 유일한 통로였다. 7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도내 대학에 예술대가 신설되고 졸업생들이 배출되면서 독자적인 예술 활동이 확산되기 시작했지만 80년대와 90년대를 거쳐 2000년대를 지나오면서 지역 문화 활동을 주도한 것 역시 예총이었다.

창립한 지 60여 년. 때로는 정체성을 의심받기도 하고, 때로는 관변단체로 낙인찍히는 부침의 세월 속에서도 지역 예술인들의 권익과 친목을 위한 대표단체를 자임해온 전북예총이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회장 선거를 둘러싼 잡음이 원인이다.

지난 1월에 열린 제25대 전북예총 회장 선거는 초반부터 후보 자격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우여곡절 끝에 선거를 치렀으나 낙선 후보가 당선자의 후보 자격을 문제 삼아 당선 무효를 제기, 직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예총 회장의 임기는 4년이지만 신임회장은 당선된 지 6개월도 안 되어 사퇴하고 말았다. 법원이 낙선 후보가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국면은 바뀌었으나 이어진 선거판 풍경(?)은 볼썽사납다. 소통과 화해는커녕 반목과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다. 전북예총 선거를 법정으로 끌고 간 후보와 등록요건 미비를 앞세워 1년 회원 자격 정지 징계를 해당 후보에게 내린 예총이 명분 없이 서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과정도 개운치 못하다. 들여다보니 선거 무효소송을 취하한 후보가 예총의 징계 취소로 보궐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을 얻어 결국은 보궐선거에 다시 후보 등록을 했다. 이 또한 기이한 상황이다.

돌아보면 전북예총 회장은 선거보다 추대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선거 과정을 통하지 않고도 소속 예술인들의 존경과 신뢰를 받았던 전임 회장들의 존재가 새삼스러워진다.

전북예총 회장 보궐선거가 다음 달 9일 열린다. 예총은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까. 회원들의 진정한 관심과 참여가 절실해졌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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