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 지원사업이 청년과 노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중장년층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전북도가 실시하고 있는 실태조사의 경우 19-39세까지의 청년이 대상이며 65세 이상 노인은 정부가 오래 전부터 독거노인종합지원정책을 따로 펼쳐왔다. 결국 40-64세의 중장년층만 은둔형 외톨이 지원사업에서 빠진 셈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실태조사를 보면 2021년 기준 전체 고독사의 45.2%가 40-50대로. 청년층이나 노인층에 비해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따라서 은둔 지원 대상을 전 연령대로 넓히고 사회복귀 지원과 세대별 맞춤대책을 세웠으면 한다.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기준은 없으나 대개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지 6개월 이상이면 고립, 그 가운데 물리적으로 외출을 거의 하지 않은지 6개월 이상이면 은둔으로 분류한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는 은둔을 청년문제 차원에서 다뤄왔고 은둔 중장년 문제는 외면해 왔다. 그러나 은둔 중장년의 수가 은둔 청년 못지 않고 경제적 고립과 건강 악화 등 훨씬 복합적이다. 청년 은둔의 원인이 취업난과 대인 기피라면 중장년 은둔은 청년시절의 은둔이 계속되거나 사회생활을 하는 도중에 겪는 중독, 실직, 이혼, 사업실패나 좌절 등 다양하다. 또한 이들은 고립감으로 인한 알콜중독과 질병, 우울이나 강박 등 정신적 문제로 이어지곤 한다. 그러면서도 가정에서 중장년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가족의 지원을 받기도 쉽지 않은데다 스스로 복지 수혜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극한의 경제적 궁핍조차 그냥 견디는 경우가 많다.
은둔 외톨이의 원조격인 일본은 2023년 조사에서 40-60대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84만명으로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1990년대 20대였으나 이제 50대에 접어든 것이다. 최근에는 ‘8050 문제’라고 해서 젊을 때부타 부모 집에서 부모의 연금 등으로 생활하던 50대가 80대 부모가 죽어도 연금을 부정수급하기 위해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시체를 방치·유기하는 경우가 일어나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앞에도 다가와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정부가 ‘고립·은둔 청년 지원방안’을 처음으로 내놓았뿐 중장년 대책은 전혀 없는 상태다. 세대를 구분하지 않는 정책을 통해 중장년들도 은둔의 터널에서 벗어나 자립의 길을 걷도록 지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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