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토정보공사(LX) 직원들이 측량정보를 무단 유출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 가뜩이나 적자에 허덕이는데다 정부의 경영평가에서도 2년 연속 D등급을 받아, 획기적인 경영혁신이 요구된다.
지적측량과 공간정보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공기업인 LX는 전통적으로 지적측량이 핵심업무였다. 지적측량은 각 필지의 경계 또는 좌표와 면적을 정하는 것으로, 땅의 가치 기준을 제시하는 기본 정보다. 고객이 측량을 의뢰한 뒤 정해진 수수료를 납부하면, LX는 상담을 통해 계획서를 제출하고 현지측량에 나선다. 이후 측량결과부를 토대로 관할 지적소관청에 등기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한다. 그런데 이 측량정보를 직원들이 무단으로 빼내 돈을 받고 사설업체에 제공하거나 자신이 관여하는 업체에서 활용하다 적발되는 경우가 잇달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16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LX의 한 지사장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 4개월간 측량정보시스템 '랜디고'에 대한 고급 접근 권한을 이용해 측량정보를 외부로 유출해 친형과 배우자가 공동 대표로 있는 지적측량업체에 전달한 혐의로 파면 조치됐다. 또 전현직 팀장들도 측량정보를 유출하다 적발됐다. 현직 팀장은 143건의 측량 파일을 개인 웹메일을 통해 유출한 혐의로 파면됐고, 전직 팀장은 245건의 측량정보를 외부 업체에 유출한 혐의로 고발 조치됐다. 특히 전직 팀장은 퇴직 후에도 사무실에 무단으로 침입해 추가로 6건의 측량파일을 유출하는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 국감장에서 의원들은 "측량정보 무단 유출 사건이 연달아 터지는 것을 보면 단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LX 내부의 오래 전부터 곪아왔던 문제들이 이제야 터진 것"이라면서 “정보 유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LX는 사업수익 악화로 2022년 -164억원, 2023년 –716억원, 올해 –1200억원 등 3년 연속 적자행진이 예상된다. 또한 지난해 공공기관 평가에서 2년 연속 D등급을 받는 등 통제 불가능한 수준의 위기에 놓여 있다는 자체 진단이다. 이들 적자는 결국 국민세금으로 메꾸는 수밖에 없다. 2013년 전주·완주혁신도시로 이전한 LX가 환골탈태를 통해 건실한 공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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