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11기 2학기 4강 '중동정세 이해'
“좋은 지도자는 전쟁에서 이기는 게 아니라 그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해야 합니다”
22일 전북일보사 2층 우석대 공자아카데미 중국문화관 화하관에서 열린 리더스아카데미 제11기 2학기 4강에서는 서강대 박현도 교수의 ‘중동정세 이해’라는 주제로 강연이 펼쳐졌다.
세계의 역사를 파헤치는 프로그램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수차례 강연을 펼치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그는 “대한민국이 우리와 아무 상관없는 전쟁에 집중하며 쓸데없이 적을 만들 필요가 있냐”며 “전 세계에서 러시아와 중국에 대놓고 적개심을 나타내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물론 미국의 눈치를 보기위한 행동이겠지만 국제외교 문제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에 두고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서 만약에 우크라이나가 이긴다 해도 젊은 남자들이 대부분 전사한 상태기 때문에 얻는 것 없는 상처뿐인 영광이고 러시아가 이긴다 해도 얻는 것 보다는 잃는 게 더 많아 결국 미국만이 이득을 보게 되는 소모전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수천년 동안 평야지대에서만 살아왔던 슬라브 민족 특성상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바로 문 앞에 적을 두게 되는 불안감을 러시아는 느껴왔기 때문에 당연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쟁이었는데 미국이 다른 나라들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러시아를 자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8년 프랑스와 독일이 반대했지만 당시 대통령이었던 오바마가 “조지아와 우크라니아가 나토에 들어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실질적으로 이 전쟁이 발생하는 계기가 됐으며 결국 미국이 시작한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 같은 배경에는 과거 냉전시대를 승리로 끝내 강력했던 미국의 국력이 예전같지 않은 것과 연관이 있다.
당시만 해도 “미국은 한 번에 두 개의 전쟁에서 모두 이길 수 있다”는 말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신냉전시대로 불리고 있는 지금에는 “미국은 한 번에 두 개의 전쟁에서 모두 이길 수 없다”로 달라졌다.
90년대 중반만 해도 중국과 러시아의 GDP가 미국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형편없는 국가에 불과했지만 당시 오만에 가득했던 미국은 중국이 WTO가입을 적극적으로 도와줬고 10년동안 전쟁비용만으로 6600조원을 소모하다보니 지금은 판세가 바뀐 상황.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강의 항공모함의 위치가 발각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이를 침몰시킬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중국과 러시아가 가지게 되면서 “2년이내 해군의 전력을 획기적으로 증강하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중국과 러시아에 이길 수 없다”는 경고음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우크라니아 전쟁은 러시아의 힘 빼기 작전이라는 게 박 교수의 진단이고 결국 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작전이 성공을 앞두고 있다.
박교수는 “그동안 중동에 큰 관심을 보여 왔던 미국이 이제는 세계 최대 에너지 생산국으로 부상하면서 중동에서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전쟁이 곧 끝나지는 않겠지만 내년이후에는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대만문제에 깊숙이 개입해 한국도 타켓의 중심에 서게 될 수도 있다”며 “국제정세를 표면적으로만 판단하고 이해하지 말고 원인과 배경에 대한 깊은 성찰로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는 말로 이날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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