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여기, 준비된 여성이 있다." - 구성은
지난 20일, 21일 나는 처음으로 춘천을 방문했다.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 워크숍이 춘천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가까운 서울, 경기지역 뿐 아니라 경남사천, 창원, 광주, 대구, 울산, 충남서산, 아산, 충북 보은군, 영동군, 옥천군, 진천군등 전국각지에서 60여명의 여성지방의원들이 모였다. 여성지방의원들은 20년간 춘천지역의 대표축제로 성장해, 이제 축제를 통해 지역사회와 어떻게 상시적으로 결합하며 발전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는 춘천마임축제의 사례와 70년대부터 30년이 넘게 활동해온 신협,생협,의료생협,생산자,소비자 조직등의 토대를 바탕으로 로컬푸드 운동을 공공급식으로 확대한 원주친환경급식센터의 사례, 시민과 함께 한 쓰레기 20%줄이기에 성공해 환경관리 최우수(그린시티) 자치단체로 선정되어 대통령상을 수상한 춘천시의 쓰레기 정책에 대해 듣고 질의를 쏟아냈다. 뜨거운 발제와 토론의 팁으로 춘천의 명물 닭갈비와 막국수, 그리고 홍천 찰옥수수 등의 특산품의 맛을 보는 재미도 물론 이어졌다.전국여성의원네트워크 워크숍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5월 27일, 여성지방의원들의 소통과 나눔의 장으로 전국여성의원네트워크를 발족한 이후 2008년 8월에는 울산시에서, 2009년 2월은 전주와 무주에서 워크숍을 열었다. 에코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울산시에서 광역과 기초단위에서 눈부신 활동을 벌이고 있는 여성의원들의 풀뿌리 조직을 바탕으로 한 의정사례에 감동과 자극을 받고, 전통문화중심도시 전주의 맛과 멋과 풍부한 인심에 반하고 무주의 공공건축 사례에 새로운 시각을 틔우며 바쁜 일정속에서도 매번 60여명의 여성의원들의 모여 사례를 공유하고 배움의 열정을 불태웠다.그러나 이번 워크숍의 의미는 남다른 부분이 있다. 워크숍을 마치며 "전국여성의원네트워크"의 명의로 "선출직 공천 30% 여성할당, 국회와 정당은 의무규정을 만들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것이다. 이는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와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가 현직 여성 지방의원 5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설문에서 응답자 205명 가운데 70%에 달하는 의원들이 이미 2010년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확고히 하고 있다. 재선 이상 의원은 전원 출마 의지를 나타냈으며 기초와 광역 비례대표 의원들의 89.2%가 선출직에 출마할 예정이다. 여성유권자의 관심과 참여가 늘어나면서 각 정당들도 여성 참여의 당위성을 인정하지만 선거 때면 매번 "준비된 여성이 없다"는 똑같은 말로 '절반의' 여성 몫을 내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기 분명 "준비된 여성들이 있다"고 선언한 것이다. 현직이 아니면서 선거를 위해 뛰고 있는 여성들을 포함한다면 더 많은 수의 여성이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는 성명을 통해 "국회 정개특위는 선출직 30% 여성할당 강제조항을 입법할 것과 각 정당은 당헌 당규에 선출직 30% 여성할당 강제조항을 마련할 것, 각 정당은 선출직 할당에 현직 여성의원을 우선 공천할 것"을 요구했다.늘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하면서도 후보가 적어서 아직도 1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여성 정치인들, 그리고 되풀이되는 과소대표성의 논란. 적어도 내년에는 이 성명의 내용이 울림있는 메아리로 돌아와 금번 워크숍에서 "살아서 내년에 다시 만나자!"고 다짐했던 여성들의 환한 얼굴을 다시 보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구성은(전주시의원서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