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공감 2024 시민기자가 뛴다] 디지털 복원으로 되살아난 익산 미륵사
익산 ‘미륵사지’는 행정구역상 전북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 32-2에 소재하고 있다. 백제 무왕 40년(639년)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백제를 대표하는 최대 규모의 호국사찰로 사적 제150호(1966.8.30)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백제역사지구)으로 2015년에 등재되어 세계의 관람객이 찾아오는 유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미륵사지는 1295만8688㎡의 광활한 대지 위에 백제, 통일신라, 고려, 조선 등 후대까지 경영되었던 수 많은 역사적 흔적이 남아 있어 지금도 지속적인 보수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최근 2019년에는 미륵사지 석탑 보수공사가 완료되었고, 2020년에는 국립익산박물관이 개관됨에 따라 현재는 다소 정리된 관람시설과 콘텐츠가 구비되어졌다. 그런데 이런 역사적 의미가 막대하고 가람내 체계적 정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륵사에 방문해보면 연원이 불확실한 연지와 당간지주 그리고 2개의 석탑만이 덩그러니 서 있고, 관람 동선에 따라 이동하다 보면 약간의 정비된 유적의 모습들 예컨대 당시 건축물의 웅장함을 증거하고 있는 심초석이 보이도록 정비된 금당지와 널따란 강당지 등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결코 이런 친절한 배려로도 과거 미륵사의 진정성있는 전체적인 건축물이 상상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관람객이 현장을 방문했음에도 미륵사의 온전한 모습을 확인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이는 백제기 유적이 가지는 공통된 문제점으로 백제 유적 대부분은“땅 아래에서 피와 땀으로 건진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백제기 대부분의 유물과 유적이 고고학에서 밝혀졌다는 자조적인 평가에서 나온 말이며 또 “고대를 연구하는 것은 천재적 상상력이 있는 학자나 하는 영역이다”라는 말도 있다. 이는 실물로 남아 있는 고대 백제기 문화유산이 거의 없어 약간의 역사적 실마리(문헌, 유구 등)를 통해 합리적 추론에 의한 서술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런 이유로 유적의 복원은 이제 필연이 되었다. 그리고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한 정보통신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문화유산의 가시적 표현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지난해 디지털 대전환 시대 변화에 따라 미륵사 건축유적에 대한 디지털 복원연구를 추진하게 되었고 이런 노력은 20대 대통령 취임과 함께 국정과제(62-5)로 선정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올해에는 그간 추진됐던 미륵사복원기초연구(2008∼2013년), 미륵사 복원 기본연구(2013년∼2023년) 등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미륵사 중문 디지털 복원과 콘텐츠 개발'이라는 증강현실 콘텐츠를 구축하게 되었고 이를 일반인에 공개할 수 있게 됐다. 이 콘텐츠는 건축물의 터만 남겨져 있던 현장에서 증강현실로 과거 미륵사의 건축유산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콘텐츠로 그간 양주 회암사지와 파주 혜음원지, 부여 정림사지 등에서 시도 된 바가 있으나, 이번 미륵사 디지털 복원의 경우는 20여 년 간 지속적으로 추진된 연구성과를 반영하여 유적의 발굴과정 및 건축물 연구추이를 살펴보는 등 유적의 진정성있는 복원을 추구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특별하다. 더불어 중문의 다양한 건축부재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증강현실 상황에서 촬영을 하고 이를 메일로 전송할 수 있는 기능도 새롭게 탑재하고 있다. 미륵사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는 크게 3단계로 기간을 구분하여 추진되는데 사업은 2033년경에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1단계는 2023~2025년까지로 미륵사 3원영역(중문, 회랑, 목탑) 복원이 대상이며, 2단계는 강당영역의 건축물이 2026~2028년까지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3단계는 2029~2038년까지 승방영역과 기타구역을 복원할 예정으로 이후 복원 결과물은 일반인 공개는 물론 전문가에게 연구자료로 제공하고 더 나아가 대학의 교재로 제공할 수 있도록 콘텐츠 수준을 업그레이드 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38년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이다. 백제가 사비로 천도하고 도읍을 정한(538년)이래 1500년이 되는 해이다. 이런 이유로 백제역사지구 관련 대부분의 정비계획은 이 기간안에 마무리를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나름 동기부여가 되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적 사건은 기간과 시간을 정해놓고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역사적 순간이며 이 순간에 우리는 역사가 된다. 역사문화유산의 디지털복원이 우리 역사유적 복원에 필연적 단계가 되었다면 좀 더 강한 정책적 지원과 예산 투입이 필요해 보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