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개 치는 조직폭력배⋯대부분 추종세력들
전북경찰청 로고 지난 6일 오전 2시께. 익산시 동산동의 한 장례식장에서 30여 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집단 패싸움을 벌였다. 두 조직은 익산을 무대로 활동하는 폭력조직이었다. 이 패싸움으로 조직원 1명이 머리에 열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사건을 전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 이첩하고 도주한 폭력조직원들을 추적하고 있다. 이중 5명은 경찰에 자수한 상태다.
지난 2020년 8월 8일 새벽에는 군산의 한 주점에서 군산의 한 폭력조직원이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타 폭력조직이 이른바 전쟁을 하기 위해 집결했다. 조직 상부의 명령을 받고 범행 당일 오전 1시 58분부터 문신 시술소 등 장소를 바꿔가며 3차례 집결, 대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전쟁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처럼 전북에서 조폭들이 연루된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전북의 조폭들은 얼마나 존재하고 있을까.
전북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직은 총 16개 파로 분류된다. 전주와 익산에 각각 6개 조직, 군산과 남원에 각각 2개 조직이다.
전주에서 활동하는 조직은 월드컵파와 나이트파, 오거리파, 타워파, 북대파, 중앙시장파 등이 있다. 중앙시장파, 일명 앙시장파라고도 불리는 이 조직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1983년대 이후 결성됐다. 월드컵파는 작은 폭력서클로 시작해 전주 중앙동을 거점삼아 성장했다. 이들은 나이트클럽 월드컵을 접수하면서 월드컵파라는 명칭을 가지게 됐다. 오거리파는 당시 상가와 주점 등이 밀집해있던 오거리를 중심으로 등장했고, 북대파와 타워파는 각각 금암동을 기점으로 활동했다. 앙시장파는 2010년 이후 결성됐다가 현재는 사실상 와해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의 조직들 중에서도 월드컵파와 나이트파는 1980년대 유혈난투극이 빈번했다. 조직자금을 만들기 위해 조직원들은 업소를 지켜준다는 명목으로 구역에 있는 업소를 돌며 월정금을 받았다. 자신들의 구역을 침범하는 조직은 거침없이 응징했다. 두 조직의 충돌은 전주 한성여관 살인사건, 명동여관 살인사건 등 유혈사태를 불러왔다.
익산의 폭력조직은 전주지역과 마찬가지로 총 6개 파가 있다. 배차장파, 구시장파, 대전사거리파, 삼남백화점파, 중앙동파, 역전파 등이다. 특히 이들은 1980년대 왕성하게 활동했고 전국적으로 위세를 떨쳐 목포, 광주와 함께 익산을 호남지역 3대 조폭 도시로 불리게 된 계기가 됐다. 군산에는 '백악관파'와 '그랜드파' 2개 조직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 조직은 80년대 후반에 결성됐으며 각각 백악관나이트와 빅토리호텔을 기점으로 세를 넓혀갔다. 남원은 '싸움 좀 한다'는 학생들은 남원시 쌍교동 한가족광고기획 간판집 인근으로 몰려들었다. 항상 어울려 다니며 생활했던 이들은 또래 친구들을 비롯해 지역 선배들마저 제압하고 위세를 떨쳤다. 이들은 90년대 초 '한가족'이라는 조직을 구성했고, 한가족파의 독주를 막기위해 남원 광한루를 기점으로 한 솔벗파가 결성됐다.
1990년대와 2000년대 들어서는 정부가 이른바 '범죄와의 전쟁'을 치루면서 조직들의 세가 약해졌다. 현재는 이들 조직 대부분은 실질적인 활동은 잘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 관리명단에 있는 조직원들도 이제는 명단에서 빠지길 원하고, 잦은 사고를 치는 20~30대 조직원들은 이른바 추종인원들로 명단에도 없는 이들도 상당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전북에서 활동하는 거물급 조폭들은 현재는 대체로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문제의 조폭들은 대부분 들어온지 얼마되지 않은 이들로 조직에서 큰 영향력이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