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나이 73.5세’, 양지노인복지관에 활짝 핀 청춘의 꽃
꽃은 질 때 더 향기롭고, 과일은 익을수록 더 맛있다. 떠오르는 해는 눈 부시지만, 지는 해는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마음만은 청춘인 전주 양지노인복지관 어르신들이 10개월 동안 수채화 실력을 갈고닦아 작품을 완성했다.
양지노인복지관(관장 조휴정)이 오는 24일까지 양지노인복지관에서 제1회 하늘빛 수채화 동아리 회원전을 연다.
하늘빛 수채화 동아리는 올해 2월에 개설됐다. 65세부터 82세까지, 평균 나이 73.5세의 어르신들이 그림에 대한 열정 하나로 모였다. 참여 작가는 강병일, 김상기, 김정춘, 박명숙, 백남구, 오덕환, 오순희, 오형환, 오희택, 이민아, 이영순, 이정옥, 이종국, 이진숙, 이찬복, 이현웅 씨 등 16명이다. 동아리 회원은 총 22명이지만, 사정상 동아리 회원 전원이 참여하지 못했다.
어르신들은 그림을 좋아했지만, 그동안 삶에 치여 사느라 여건이 되지 않아 배울 기회가 없었다. 수채화를 처음 접해 보는 사람도 있었고, 학교 다닐 때 미술 시간에 조금 배운 것이 전부인 회원이 다수였다. 서툰 솜씨지만 모두 다른 주제로 작품을 완성했다. 각자의 추억을 담기도 했고, 그리움을 표현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기도 했다.
처음에는 뚝딱뚝딱 해 내고 싶은 마음과 다르게 몸이 따라주질 않아 어르신들은 어려워했다. 생각보다 어렵고 힘든 작업인 수채화 작업임에도, 어르신들의 수채화 선생님인 신재철 씨의 자상함에 어르신들은 10개월 만에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포기하고 싶다는 어르신도 많았지만, 지금은 모두 좋은 반응을 보인다. 신재철 씨는 생각보다 수채화가 어려운 작업이다. 처음에는 너무 어려운데, 그림도 하고 싶고, 마음처럼 쉽진 않아서 어르신들이 포기하려고도 하셨다. 그런데 조금 지나고 수채화가 손에 익다 보니 수채화 시간을 너무 좋아하셨다. 지금은 그림 찍어서 자식들한테 자랑도 하고, 집에 돌아가셔서 이웃들한테 보여 주시기도 한다고 전했다.
하늘빛 수채화 동아리 어르신들은 입을 모아 코로나19가 발길을 붙들어도 꿈을 그리고 사랑을 노래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손 잡고 함께 걸어왔다. 막막해도, 어설퍼도 또다시 달려갈 것이다. 아늑하지만 공간을 마련해 주신 양지노인복지관장님, 한결같은 정성으로 이끌어 주신 신재철 화백님께 감사하다고 했다. /박현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