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적 전북 가야 이제는 검증하자, 자화자찬은 그만“
봉수제출유적의 시기규명, 문헌사료 해석문제 등 여러 쟁점이 있는 전북 가야사를 두고 전국 역사학계의 검증절차를 거치자는 주장이 제기된다.
전북도와 군산대학교 가야문제연구소가 유물유적을 발굴한 뒤, 발표한 학설이 통설과의 비교분석이나 비판적인 검증 없이 수용되고 있다는 이유다.
26일 전북도의 4월 보조금심의위원회 심의안건 서면검토 의견서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문화유산과 심의위원은 올 5월~12월 진행되는 전북가야 역사 재정립을 위한 학술대회, 보고서 발간 등과 관련한 7000만원 예산편성(추경 2000만원)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 심의위원은 이날 전북일보와 통화에서 전북 가야의 학술발굴 작업과 관련해서 많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연구고증분야는 미진하다고 판단했다며 학계와 언론에서 많은 반박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심의위원은 진안문화원 부설 최규영 향토사연구소장이 쓴 글을 소개했다.
최 소장은 글을 통해 국사는 오랜 시일에 걸쳐 여러 학자, 전문가들의 연구와 학계의 컨센서스를 거쳐 정립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지금은 군산대학교 가야문제연구소의 견해를 확정된 견해처럼 발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군산대 가야문제연구소가 주장하는 남원, 임실, 순창, 진안, 무주, 장수, 완주, 금산 등이 고대 가야의 지배권에 있었다는 논거는 <일본서기>에 나온 3월 반파가 성을 쌓고 봉수를 둬 일본에 대비했다(중략)사졸과 무기를 모아 신라를 핍박했다는 기록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기록이 성립하려면 봉수로와 반파가 남해안에 연결되는 곳에 있어야 한다며 반파로 비정한 장수는 금강유역으로, 남해안과 연결이 되지 않고 거리도 너무 멀다고 부연했다.
최 소장은 이런 전제를 무시한 장수 반파설은 학계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며 현재 반파국을 논하는 연구서들은 거의 성주나 고령 반파설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성주나 고령은 남해와 가깝거나 남강, 낙동강, 섬진강을 통해 연결되고, 신라의 도읍 경주와도 가까운 지역이라며 일본에 대비할 당위성도 있고 신라를 핍박하기도 가능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봉수와 제철유적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최 소장은 군산대 가야문화연구소는 봉수인 지 입증되지 않은 곳 107개소를 가야시대에 운용된 봉수였다고 주장하고, 실재(實在)가 증명되지 않은 231개소를 가야 때 운용된 제철지라고 강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야문제연구소에는 봉수전문가도 없고, 고대 제철 전문가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해당 분야 전문가들과 제휴해 연구한 실적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소장은 이 문제는 사안의 성격 때문에 그대로 봉합되기 어렵다며 전북가야 문제와 학연지연에서 자유로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공청회 또는 학술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심의위원도 최 소장의 글을 토대로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가야사의 문헌, 봉수제철유적분야 권위자가 있다며이런 사람들을 참석시키지 않은 학술대회는 예산낭비다. 학술대회와 관련한 예산지출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