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경제 전초기지, 바이오 특화단지
세계적인 농업강국, 네덜란드는 현재 미국과 함께 세계 양대 농산물 수출국이다. 미국은 세계 4위의 국토 면적을 갖고 있지만 네덜란드는 한반도 면적의 약 1/5 크기에 불과하다. 고품질의 농산물을 자체 생산하기도 하지만, 유럽 1위 해상 물류거점의 지리적 강점을 활용하여 여러 국가들로부터 농산물을 수입, 가공하여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다시 수출하는 중개무역 등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의 10대 수출 품목으로 농산물 외에 의약품과 백신이 부상하고 있다. 농식품 소재를 바탕으로 바이오(BT), IT를 접목시켜 고부가가치 산업인 바이오헬스, 생명과학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쯤 해서 독자들은 바로 한가지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수려한 산(山), 천(川), 해(海)와 드넓은 호남평야를 바탕으로 수천년 동안 우리 민족 고유의 경제, 사회, 문화를 형성하는데 기여해 온 쌀문명의 역사, 생존에 필수적인 섭취와 섭생을 책임졌던 농생명 소재의 보고, 바로 ‘전북’이다. 그 역사와 전통, 기술을 이어받은 많은 기업들이 자생적으로 혹은 외지로부터 모여들어 타 지역 대비 높은 수준의 바이오산업 집중도를 보이며 집적화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혁신도시로 이전한 농촌진흥청과 4개 국립연구소, 한국식품연구원을 비롯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등 27개 국공립 연구기관들과 혁신기관, 5개 대학과 14개 종합병원들이 함께 모여 국내 최대규모의 바이오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연구·혁신기관과 병원들이 보유한 방대한 바이오소재 및 임상 DB, 고급인력과 첨단시설들을 기반으로 쏟아져나오는 공공기술들은 연구개발특구, 테크노파크와 같은 혁신 플랫폼을 통해 기업에게 이전되고 상용화되어 지역경제를 살찌우는 높은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러시아의 경제학자 N. 콘드라티에프는 그의 파동이론에서 철도, 전기, 컴퓨터 등 산업사적인 대발명에 기인하여 약 50년 주기로 경기순환이 일어남을 주창했다. 철도-전기-전자-정보의 시대를 잇는 다음 키워드는 무엇이 될 것인가? 많은 미래학자들과 경제이론가들은 ‘바이오’를 말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지난해 5월 정부는 ‘바이오’를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추가 지정하고 ‘바이오의약품’과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를 세부 산업분야로 지정했다. 그 일환으로 정부가 ‘바이오 특화단지’ 지정을 전국에 공모함에 따라 금년 2월말 전북특별자치도는 도내 산·학·연·병·민의 모든 혁신역량과 열망을 담은 육성계획서를 제출한 바 있다. 미국, 유럽 바이오 강국들의 바이오 혁신 클러스터들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들의 경제, 산업, 사회 저변의 오랜 전통과 탄탄한 기초학문, 데이터로 다져진 과학기술적 우월성, 산?학?연?병 및 지자체의 협력적 네트워크와 리더쉽,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있었다. 이제 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고, 지역이 글로벌을 선도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되었다. 우리가 갖고 있는 보배들을 잘 꿰어 바이오 특화단지를 성공적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전북의 역량과 자신감, 실현 가능성을 전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에게 아낌없이 보여주자. 전북특별자치도 생명경제 혁신의 전초기지, 바이오 특화단지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