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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츠, 모델&댄서'전] 단순하지만 우아하고 아름다운

▲ 알렉스 카츠와 부인 아다. 미국 현대 초상회화의 거장 알렉스 카츠의 알렉스 카츠, 모델&댄서전이 지난달 25일부터 7월 23일까지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롯데문화재단과 알렉스 카츠 스튜디오 공동주최로 초상화와 풍경화, 설치작품을 포함한 70여점을 전시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92세의 고령에도 열정적으로 작업한 카츠의 최신작 캘빈 클라인, 코카콜라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한다. 카츠는 그의 뮤즈이자 아내 아다를 끊임없이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알렉스 카츠(Alex Katz 1927~)가 처음으로 아내 아다(Ada Del Moro 1928~)를 만난 것은 1957년 뉴욕 카츠의 전시회에서였다. 첫 눈에 아다에게 반한 카츠는 1년 후 아다와 결혼한다. 젊고 매력적인 아다부터 그 후 아이를 낳고 기르며 나이가 들면서도 여전히 우아한 자태를 지니고 있는 아다를 그려왔다. 지난해 그린 것을 포함하면 250점에 달한다. 알렉스 카츠는 1927년 뉴욕 브룩클린에서 러시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문학과 예술에 관심이 있는 부모 밑에서 성장한 카츠는 19세가 되자 뉴욕 맨해튼에 있는 쿠퍼 유니온 대학에 진학한다. 그곳에서 모리스 캔토에게 드로잉에 기초한 회화와 당시 유럽 화단을 주도한 전위적인 예술형식을 배운다. 이런 과정을 겪으며 1960년대에 들어서자 카츠는 1950년대의 회화적 감성을 지닌 그림들과는 완전히 결별하고 팝아트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의 그림은 거리의 광고판(빌보드) 같다. 팝아트의 그림과 거대한 스케일의 빌보드의 결합은 멀리서 보아도 한 눈에 들어온다. 그는 빌보드에 23명의 여인 모습을 그렸다. 특히 여인의 얼굴을 여러 각도에서 보고 그 모습을 과감하게 자르고, 심플하게 확대해 그렸다. 원근법을 무시하고 얼굴의 주름 같은 미세한 것들도 생략했다. 현대적이다. 나는 서로 다른 것들을 같은 방식으로 그리는 것 대신, 어떻게 하면 같은 것을 다르게 그릴 수 있을까에 집중한다고 카츠는 자신의 미학을 말한다. 미국의 한 화가는 세상은 그의 그림으로부터 시작한다고 극찬을 한 바 있다. 카츠는 도시의 광장에 커다란 크기의 광고판이 주는 현대적 매력과 장점을 알아 챈듯하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신이 본 대상을 강력하고 심플하게 표현, 현대적인 그림으로 완성한 점이 돋보인다. 카츠와 같은 예술가가 그린 그림이 그렇듯이 우리의 평범한 삶도 엄밀하게 말하자면 예술가의 삶과 다를 바 없지 않을까. 자신만의 그림, 즉 자신만의 삶을 산다는 것. 유일(唯一)하고 유한(有限)한 존재인 인간. 그래서 더욱 고귀하고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 문화일반
  • 서유진
  • 2018.05.20 20:03

50회 전북미술대전 대상 서예부문 소명희씨

▲ 전북미술대전 종합대상 소명희씨의 김부용당 시 정필(停筆). 제50회 전라북도미술대전 종합대상이 서예 부문에 출품한 소명희 씨의 작품 김부용당 시 정필(停筆)로 선정됐다. 한국미술협회 전북도지회는 20일 10개 부문 1021명의 응모자 가운데 입상자 601명을 발표했다. 종합대상은 소명희 씨의 김부용당 시 정필(停筆)로 필체가 여성스럽고 유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문별 대상은 △한국화 이지영 씨의 옷장 △서양화 신동일 씨의 풍요 △수채화 채인숙 씨의 내 마음의 고향 △조소 이창훈 씨의 틈-또 다른 고정관념 △디자인 한청아 씨의 전주문화재야행 △문인화 장용주 씨의 황국 △민화 박미정 씨의 온고지신이 차지했다. 반백 년이 된 전북미술대전은 전체 출품자 수가 2016년 1194명에서 2017년 1026명, 2018년 1021명 등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한국화 101명, 서양화 46명, 수채화 97명, 판화 12명, 조소 24명, 공예 41명, 디자인 60명, 서예 147명, 문인화 437명, 민화 56명이 접수했다. 올해도 문인화와 서예 부문의 강세가 이어졌다. 판화와 공예 부문은 출품 수가 적어 대상을 선정하지 않았다. 종합대상 선정 방식에서는 부문별 안배 논란이 불거지는 등 여전히 공정성을 담보할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심사회피제 도입이 요구되는 대목. 청년 작가의 참가율도 미미해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박춘성 심사위원장은 총평을 통해 전북미술대전이 올해로 50회를 맞았는데 모든 분야의 출품작 수가 줄어드는 추세인 듯하다며 젊은 예술인들이 많이 참가해 기량을 마음껏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상식은 30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린다. 수상작 전시는 2부로 나눠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선보인다. 21일부터 27일까지 한국화, 서양화, 수채화, 판화, 조소, 공예, 디자인, 민화 등 8개 부문을 전시한다. 2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는 서예, 문인화 등 2개 부문을 볼 수 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5.20 20:03

월드컵 대표팀 '부상 악재'…신태용호 위기

▲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출전선수 명단 발표식에서 태극전사로 선발된 미드필더 권창훈. 연합뉴스 축구 대표팀의 주전 미드필더 권창훈(24디종)도 부상으로 쓰러졌다. 끊이지 않는 선수들의 부상 악재에 소집을 하루 앞둔 신태용 감독의 고민도 더욱 깊어지게 됐다. 권창훈은 20일(한국시간) 프랑스 디종의 가스통 제라르 경기장에서 열린 앙제와의 리그앙 홈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후반 31분 부상으로 교체됐다. 자세한 부상 정도는 아직 직접 확인되지 않았지만, 구단과 현지언론은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각한 부상이라고 전했다. 경기 후 디종은 홈페이지에 권창훈이 후반전 심각한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했다. 검사 결과를 기다려봐야겠지만 아킬레스건 파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디종은 이어 확실한 것은 권창훈이 러시아 월드컵에서 뛸 수 없다는 것이라며 예상 회복기간은 추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디종 지역지인 르비앙퓌블리크도 권창훈이 앙제전에서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다며 수개월간 뛸 수 없어서 월드컵엔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프로축구연맹 역시 올리비에 달로글리오 디종 감독을 인용해 권창훈의 월드컵 출전 불가 사실을 전했다. 권창훈은 애초 이날 경기 후 귀국길에 올라 21일 서울광장 출정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현지언론의 보도대로라면 월드컵 출전 자체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권창훈은 이번 시즌 리그앙에서 11골을 뽑아내며 절정의 골 감각을 뽐내던 중이었다. 화려한 활약 속에 유럽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생애 첫 월드컵을 준비하던 권창훈으로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안 그래도 수비진을 중심으로 한 선수들의 줄부상에 신음하고 있는 신태용 호(號)에도 큰 위기다. 대표팀의 부상자 명단은 더 길어졌다. 앞서 김민재(전북)와 염기훈(수원)이 부상으로 소집 명단에 들지 못했고, 무릎을 다친 김진수(전북)는 28인 명단에 들긴 했으나 사실상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소집명단 발표 이후 주세종(아산)과 이근호(강원)도 K리그 경기에서 잇따라 부상으로 교체되며 우려를 키웠지만 일단 두 선수의 경우 대표팀 합류에는 문제가 없는 가벼운 부상으로 알려졌다. 핵심 공격자원인 권창훈이 다치면서 월드컵을 채 한 달도 앞두지 않은 대표팀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지난 14일 발표된 소집명단 28명(최종 엔트리 23명+예비 5명) 가운데에선 이승우(지로나)와 문선민(인천),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등이 권창훈과 비슷한 포지션이다. 이들 가운데 최소 1인 이상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 연합뉴스

  • 스포츠일반
  • 연합
  • 2018.05.20 20:03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제5기 10강 조용헌 칼럼니스트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길흉화복 결정"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제5기 10번째 강의가 지난 17일 오후 7시부터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전북일보사 2층 우석대 공자아카데미 중국문화관 화하관에서 열렸다. 이날 특강은 칼럼니스트인 조용헌 강사가 사주팔자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조 강사는 화두로 유명인들의 예를 들며 무재팔자(無財八字)와 이와 상반되는 팔자인 식신생재(食神生財)에 대해 언급했다. 조 강사에 따르면 무재팔자(無財八字)는 장부상에는 돈이 많지만 주머니에는 돈이 별로 없는 팔자로 주위에 매우 인색하다. 또 그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줘도 자식들이 그 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결국 망하는 팔자다. 이와 반대로 식신생재(食神生財)는 베풀줄 아는 팔자로 복을 되돌려 받는다고 한다. 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조 강사는 재벌 창업자는 돈 씀씀이가 크다며 창업자는 용이고 인재에 대한 욕심에 돈을 쓰지만 재벌 2세는 이무기로 베풀기 보다 대접 받는 것을 좋아해 창업자와 돈 씀씀이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다른 유명 기업인 등을 예로 들며 모 재벌 2세는 불기운이 강해 부친인 창업주로부터 매사에 인정을 받지 못해 승계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불기운을 물로 다스려야 하는 사주팔자라는 조언을 듣고 집안에 연못을 만드는 등을 시행해 효험을 봤으며 이와 반대로 물기운이 강한 모 인사는 불로 다스려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이를 수용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사주팔자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했다. 조 강사는 사주팔자는 있다. 전적으로 믿을 수는 없지만 무시할 수도 없다면서 사주팔자는 고치기 어렵지만 조금이라도 고치려고 한다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적선(積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돈 쓰는 것은 적선, 기분파식 지출, 뇌물, 떡밥 등으로 구분할 수 있고 돈을 어떻게 잘 쓰느냐에 따라 길흉화복이 결정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조 강사는 그 예로 동학농민혁명때나 625때 큰 피해를 입지 않았던 부자들은 사람을 천대하지 않고 소작인 등을 후하게 대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강사는 선대가 잘 베풀었으면 후대에 부자가 많다면서 좋은 사주팔자의 핵심은 적선, 배려로 여유있게 후하게 베풀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 사람들
  • 강현규
  • 2018.05.20 20:03

88회 춘향, 진 김진아·선 최예령·미 김지혜

정절과 지조, 그리고 기품이 깃듯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2018년 대한민국 전통미인이 새로 탄생했다. 지난 17일 저녁 광한루원 완월정 특설무대에서 열린 제88회 춘향선발대회에서 김진아(20경기 안양동아방송예술대 공연예술학과 휴학)양이 춘향의 정절과 지조를 재치있게 답하는 말솜씨와 뛰어난 미모로 관객을 사로잡으며 미스 춘향 진의 영광을 안았다. 또 춘향제 88회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동포인 중국동포 최예령(21중국길림성연변대학 예술학원 무용학부 재학)양이 선의 영광을 차지했고, 미는 김지혜양(24경기 남양주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운항과 졸업)이 차지했다. 정에는 이강은(22충북 제천서경대 공연예술학부 연기학과 재학)양, 숙은 서은영(21서울중앙대학교 연극학과 휴학)양, 현 장희지(22서울추계예술대학교 국악과 재학)양이 각각 뽑혔다. 우정상에는 박나연(24전남 순천중앙대 무용학과 졸업)양, 해외동포상은 윤주라(24캐나다토론토 대학 정치학과 재학)양이, 미스춘향이스타나항공 분야에서는 최수인(22인천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운항과 재학)양이 각각 선정됐다. 미스춘향이스타나항공은 본인이 희망할 경우 승무원으로 특별채용 된다. 올해 처음으로 춘향 진에는 트로피와 소형SUV차량(쌍용자동차 티볼리)이, 선에는 트로피와 상금 300만원, 미에는 트로피와 상금 200만원, 정숙현에는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이 각각 전달됐다. 이번 춘향선발대회는 전국 각지와 중국, 캐나다에서 430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서류와 면접심사를 통해 32명이 본선에 올라 경합을 벌였다. 본선에 진출한 32명은 지난 6일부터 17일까지 스위트 호텔에서 합숙하며 춘향선발대회를 준비했다. 또, 함파우소리체험관과 남원향교, 광한루원 등 문화유산을 견학하며 춘향의 고장 남원을 배우고 익혔다.

  • 사람들
  • 이강모
  • 2018.05.20 20:03

우연히, 살아남았다

▲ 노현정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지난 4월 26일 대낮에 서부 신시가지 건물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시도하다 저항하는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났던 5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되었다. 이 가해자는 당일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가 퇴근 후 화장실에 가던 여성을 뒤따라갔고, 성폭행을 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마주하면서 많은 여성들은 섬뜩함과 동시에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게 했던 2년 전 서울 강남역 근처 건물 화장실에서 발생한 여성 살해 사건을 떠올렸을 것이다. 서울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에 이어 인천 부평역, 이 곳 전주 서부 신시가지 까지 무차별한 폭력으로부터 여성에게 안전한 곳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절감하였다. 지난 강남역 사건 이후 여성들은 우연히 살아남았다라는 증언을 통해 우리 사회의 혐오와 차별, 폭력에 맞서며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번 서부 신시가지 사건 역시 모르는 남성에 의한 살해 미수로 피해자는 평범한 수많은 여성 중에 한 사람이었다.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고, 어떠한 사회적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 살아남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이렇듯 여성은 언제, 어디서,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과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범죄는 왜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것일까. 2016년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에 대해 많은 여성단체들은 여성혐오 살인사건으로 이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경찰은 이 사건을 범행동기의 부재,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직접적인 범죄를 촉발한 요인이 없기 때문에 정신질환자의 난동에 의한 묻지마 살인으로 명명하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경찰이 근거로 삼았던 범행동기를 찾기 어려운 점, 피해자가 범죄를 유발하지 않은 점이 여성혐오범죄 판단의 주요 근거가 된다. 동기조차 뚜렷하지 않았음에도 폭력의 수준이 극단적이었다는 점에서 강남역 여성 살인은 혐오범죄 인 것이다. 혐오범죄는 피해자는 벌 받아 마땅하다는 믿음으로 피해자가 어떤 위법적 행위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피해자가 속한 그룹 전체에 대한 편견과 분노에 기인한다. 이에 오롯이 오랜 기간 차별받고 억압받았던 집단에게 무분별하게 가해졌던 편견과 오명을 그 집단의 개인에게 부과한다. 그래서 언제든지 지목된 구성원들은 유사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불안에 시달리며, 회복 불가능한 공포의 범죄이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남성의 시선이 절대적 기준이 되어 인간의 경험을 대표해 왔다. 모든 편견과 차별, 혐오에 기인한 범죄인 젠더폭력은 여성에게 특정한 역할의 수행을 강요하고 이를 위반했을 때 남성 중심적 젠더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공포와 폭력은 발생해 왔다. 또한 여성이 피해자가 되는 일에 있어 모든 원인을 여성에게 돌리고 비난하였다. 지금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여성들의 #미투도 평소 행실이 문란했다거나 외모를 품평하거나 왜 그 자리에 갔냐는 등 피해 여성에게 모든 원인을 돌리고 있다. 더 이상 우연적이고도 불운한 개인의 비극이 아니며, 참고 견딜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젠더폭력을 위중한 사회적 범죄로 여길 때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권리가 그 만큼 확대될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여성폭력에 대한 편견 없는 인식과 성 평등 문화를 확장하고, 법제도적 장치 등 지역차원의 젠더폭력근절을 위한 중장기로드맵 구축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칼럼
  • 2018.05.20 20:03

최근 '지역의 시간' 출간한 황태규 우석대 교수 "패배의식·중앙 의존 버리고 전북 강점인'농생명'힘 실어야"

전북이 낙후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전북에 대해 좋지 않은 통계가 나올 때마다 중앙정부의 홀대, 전북 출신 중앙관료 부재등의 이유가 고개를 든다. 지역 정치인들조차 자신들이 힘이 없는 이유를 남탓으로 돌린다. 물론 국가경제발전과정을 볼 때 전북이 다른 지역에 비해 소외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낙후의 원인을 찾아보려는 노력조차 부족했다. 황태규 우석대 교수는 지난달 이같은 문제의식을 토대로 『지역의 시간』이란 책을 냈다. 청와대균형발전비서관을 지냈던 경험을 토대로 전북의 낙후원인을 분석하고, 지역균형발전 실행 모델을 제시했다. 황 교수로부터 저서의 내용과 1년여 사이에 터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과 한국지엠 군산조선소 문제, 지방선거 등에 대해 폭넓게 들어봤다.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북이라는 자치단체를 사례로 해서 낙후 원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쓴 책입니다. 지역이 회생하기위한 조건을 제시했으며, 지역 회생전략을 지역문화관광산업교통글로벌교육으로 나눠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14개 자치단체의 특화성장전략도 있습니다. -저서를 보면 1부에 지역회생 골든타임이라는 제목을 달고, 좋은 시간인데 밑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글을 쓰셨습니다. 인재를 등용하거나 예산에 대한 배려를 볼 때, 전북을 이렇게 생각하는 대통령을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새만금특별법국가균형발전특별법혁신도시특별법이 개정되고 교통SOC관련 정책의 틀도 마련되면서 지역균형발전정책의 틀이 마련됐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밑그림을 어떻게 현장에 접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기라는 것입니다. 정권의 시간은 유한합니다. -그렇다면 청와대에서 바라보고 있는 전북의 위상은 어떻습니까.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비해 많이 높아졌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정부도 전북에 호의적입니다. 하지만 전북이 청와대에 건의하는 현안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있습니다. 중앙정부 공무원들은 새만금과 같은 공간개발사업에 대한 비중을 줄이길 원합니다. 국토개발사업이 지역발전을 선도하던 시대는 지났고 성과가 언제 날지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새만금에 대한 집중도를 줄이고 지역이 당장 할 수 있는 사업안을 제시하길 원합니다. 개인적으로도 동의합니다. 새만금 간척사업 벤치마킹 대상인 네덜란드의 주다치도 한꺼번에 개발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만큼 개발하고 즉각적으로 공간을 활용합니다. 새만금도 공간개발에 집중하는 형태를 벗어나 매립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즉 공간정책을 산업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동안 전북이 낙후한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산업자원개발에 집중하지 않고 공간개발에 청사진만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새만금 사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전북은 지난 30년 동안 새만금사업에 얽매여 많은 정책을 포기했습니다. 둘째, 실용학문과 실용적인 문화가 정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소리축제와 같이 상당히 관념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모든 음악을 다 아우르겠다는 뜻이겠지만, 정체성도 불분명해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지도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북의 고질병, 패배의식과 중앙의존도가 심하다는 것입니다. 해방 이후 단 하나의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만들지 못한 유일한 지역이 바로 전북입니다.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해결하려는 방법을 찾지 않고 오로지 중앙정부에 요구만 합니다. 지역의 조선소를 정부에서 책임지고 살려달라는 공약은 전국 어디에도 없습니다. 산업구조조정기에 있는 조선업은 어느 지역이나 다 어렵습니다. 스스로 만들어내는 산업군도 없이 기존의 산업만을 붙들고 있는 것입니다.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얘기해주신다면. 지역이 가진 장점을 토대로 먹거리를 고민해야 합니다. 문제는 전북은 지역이 갖고 있는 장점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역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지역 문화산업사측면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정책이 많습니다. 21세기 문화관광지 한옥마을 관광정책, 농가 70%를 중산층으로 끌어올린 장수군의 목표소득정책, 고령농과 한계농 30%를 위한 로컬푸드정책, 불모지에서 자산을 만들어낸 임실치즈 육성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런 우리의 자산을 발전시키는 게 지역이 융성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책을 보면 농생명 산업 육성 쪽에 무게를 실으셨습니다. 전북만큼 농생명자원이 풍부한 지역은 없습니다. 농촌진흥청, 식품연구원, 생물산업진흥원 등 농생명기관이 집적돼 있으며, 연구인력도 3000여명에 이릅니다. 전북은 농생명산업연구단지를 중심으로 산업화에 집중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종자산업과 농기계산업, 농업약품산업, 식품영양제 산업, 농자재산업 등 특화할 수 있는 분야가 많습니다. 다만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현명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청와대 사직 후 613지방선거에 출마한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난해 12월 지방선거에 직접 출마하기 위해 청와대를 사직했습니다. 청와대에서 균형발전비서관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직 후 새만금 등 대통령공약사업지를 방문했고, 지역주민들과 도당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특정지역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함께 하는 후보들이 지역혁신성과를 낼 수 있도록 공약개발을 도울 계획입니다 -공약개발을 돕는다고 하셨다. 지방선거 입지자들이 어떤 공약을 내놔야 한다고 보시는지. 실용적인 공약을 내놔야 합니다. 하지만 전북에는 관념적인 공약이 많이 나옵니다. 주로 사업과 예산과 관련된 부분들이 그렇습니다. 범위가 두루뭉술하고 구체적이지 않습니다. 이유는 전라북도에 정책관련 지식인들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향후 총선이나 지방선거에서 후보가 제대로 된 공약을 내기 위해서는 지역의 발전정책을 조언하고 끌어갈 수 있는 조직이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활동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요. 지역혁신성장포럼을 결성하려고 합니다. 목적은 현장중심의 지역혁신성장 모델을 개발하고 개발된 모델의 성과를 공유하고 확산하는 데 있습니다. 지역 혁신성장포럼에서는 지역의 아이디어를 받아 연구하고, 그 결과를 지방정부나 중앙정부에 전할 것입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여론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지원요청도 할 계획입니다. 새로운 지역혁신성장이 흐름을 타면 대학 내 혁신성장연구센터 개설하려는 생각도 있습니다. ● 황태규 교수는 - 국가균형발전정책 분야 현장에서 답 찾는 전문가 ▲ 황태규 우석대 교수는 지역이 가진 장점을 토대로 미래 먹거리를 고민해야 한다며 전북의 실용학문실용문화 정착을 강조했다. 임실 출신인 황태규 우석대 교수는 전주고, 외국어대를 졸업한 뒤, 연세대동국대에서 경영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또 미국 로욜라메리마운트대학교(Loyola Marymount University)에서 문화콘텐츠학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황 교수는 지역산업전략이나 문화관광, 지역마케팅 분야에서 오랜기간 활동해왔다. 관련 저서도 올해 4월에 출간한 『지역의 시간』을 비롯해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브랜드코리아』, 『신사고로 펼치는 지방시대』 등 10여 권에 달한다. 특히 지난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대통령자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정책연구실에 근무하면서 혁신도시정책, 지역전략산업게획수립, 지역개발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을 만들었으며, 현재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심사위원, 광명시 등 30개 자치단체의 마케팅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지난해 2017년 5월부터 12월까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 균형발전비서관을 지냈다. 황 교수는 지역 현장에서 답을 찾는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으며, 청와대에서 두 번이나 국가균형발전정책과 관련한 일을 했을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 기획
  • 김세희
  • 2018.05.20 20:03

지역주민 삶 배어 있는 삼례 불상 관리 아쉽다

김춘수 시인은 작품 ‘꽃’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며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라고 썼다. 하물며 사람의 손길, 숨결이 깃든 유물·유산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그런 측면에서 최근 완주군 삼례읍 후정리의 한 마을에 약 200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을 발견한 ‘만경강사람지킴이’ 회원 손안나 씨(52)가 “보잘것없어 보이는 돌이더라도 엄연히 문헌 기록도 남아 있는 230년 가까이 된 선조의 유물이다. 지방자차단체에서 푯말이라도 설치하고, 향토문화 콘텐츠 측면에서 스토리텔링을 더한다면 지역의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한 말은 충분히 울림이 있다. 이 불상은 삼례읍 후정리 금반마을에 소재하며, 높이 65㎝ 정도 크기다. 콘크리트 지붕을 한 작은 건축물 내에 안치돼 있지만 상당히 오래 전부터 아무런 관리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는 듯 시설은 헐고, 잡초가 무성하다. 주민들에 따르면 과거에는 관리가 이뤄졌다. 또 불상을 만지면 아들을 낳는다는 말도 전해졌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불교계는 물론 주민, 관청 등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고 있다. 불상이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완주군과 완주문화재단이 공동 연구한 ‘2016 완주군 마을문화실태조사’에서다. 이 조사 삼례편에서 불상 관련 민담이 소개됐고, 최근 손씨가 불상 관련 기록 등을 추적해 왔다고 한다. 손씨에 따르면 228년 전 삼례의 부자 백대석 씨가 만경강 물을 끌어오기 위한 수로 공사를 진행하던 중 현장에서 파낸 돌을 지장(地藏)으로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등 공덕을 들였다. 무사히 공사를 완공한 후에도 돌을 불상으로 모시고 관리해 왔다. 실제로 이 불상은 부처를 닮아 보이는 자연석으로 보인다. 그래서 문화재적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따지기는 힘들다고 한다. 불상 이야기에는 만경강 물을 끌어다 농사를 지어 삶의 터전을 지켜내야 했던 삼례 지역 주민들의 어려움과 절실함이 잘 묻어 있다. 주민들은 공사 현장에서 나온 자연석을 지장으로 모시고 자연을 향해 정중히 몸을 낮췄다. 전문 석공이 잘 다듬어 세운 불상보다 훨씬 인간적이고, 향토문화사적 가치가 충분해 보인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8.05.20 17:04

KTX-SRT 통합으로 이용객 불편 해소하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KTX와 수서발 고속철도인 SRT를 통합함으로써 지역주민들이 보다 편리하고 저렴하게 철도를 이용했으면 한다. 이들 운영회사가 통합될 경우 전라선 이용객들의 편익 증진과 열차 운행 횟수 증가, 환승 할인 혜택 등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일제 때부터 국영으로 운영되던 우리나라 철도는 IMF 경제 위기를 맞아 민영화 정책이 추진되다 국민 여론과 철도노조 등의 반대로 주춤했다. 최소한 국가 기간산업만은 민간자본이 이익을 추구하는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게 국민적 정서였다. 그러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국가 기간시설인 철도 수도 가스 전기 등에 대한 민영화가 대대적으로 추진되었다. 경쟁체제를 통해 도덕적 해이를 막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였다. 그 중 수도권 고속철도의 민간 개방이 철도 민영화의 시발점이었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수서고속철도(SR)(주)를 설립, 2016년 12월부터 수서-평택, 수서-부산, 수서-목포 구간의 운행에 들어갔다. SR은 코레일이 41%를 출자해, 모회사와 자회사가 경쟁하는 묘한 구도를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경쟁 구도는 무늬만 경쟁일 뿐이다. 실제로 운행하는 철도의 편익시설이나 가격 등에 거의 차이가 없다. 오히려 철도 영업거리가 수백km에 불과한 노선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중복비용만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역기능으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코레일과 SR의 통합을 주장했으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국정감사에서 이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아가 오래 전부터 문제되었던 운송부문(코레일)과 시설부문(철도시설공단) 등 상하 분리의 재통합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북지역의 경우 KTX와 SRT가 통합되면 철도를 이용하는 지역주민들의 혜택이 늘어날 전망이다. 철도 운영이 두 회사로 나뉘면서 익산역과 같은 교차 탑승이 가능한 곳에서 30%의 환승 할인이 적용되지 않아 그 동안 부담이 되었다. 코레일은 고속철도와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와 환승이 가능하다. 반면 SRT는 환승할인이 되지 않고 연계 승차권 발매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두 회사가 통합 운영될 경우 전주와 남원 등에서 강남권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불편이 해소되고 열차 운행 횟수도 늘어날 수 있어 주민들의 편리성이 증진될 수 있다. 정부는 KTX-SRT 통합을 통해 모든 이용객이 혜택을 누리도록 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8.05.20 17:04

네탓 공방

선거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도전자는 창이고 현직은 방패다. 도전자들은 현직을 향해 공격을 가한다. 임기중에 해놓은 일이 없다고 연일 사자후를 토한다. 원 없이 공격하고 나면 그 다음에 자신의 장밋빛 공약을 제시한다. 마치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다줄 것처럼 오색영롱한 무지개 빛 공약을 한다. 선거 때마다 이 같은 프레임속에서 공방이 가열됐다. 유권자들은 누구 말이 맞는지 조차 모르고 표를 찍었다. 전북의 대표적인 선거이슈는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폐쇄문제다. 야권은 도민들이 지난 장미대선 때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절대적으로 지지해 대통령으로 당선시켜 줬는데도 제대로 지원해 주지 않아 전북경제가 파탄위기에 내몰렸다면서 병든 전북을 갈아 치워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은 대통령의 분신과도 같은 두명의 후보를 이번 지방선거에 당선시켜야만 하는 청와대 입장에서는 한국지엠 협상과정에서 부평과 창원에 대한 지원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배제한 것은 전북홀대를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배숙 정동영이 속한 민주평화당이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에 연일 강도높은 비판을 가하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고 그 파장이 작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이 문제를 특별하게 다룰 수 있다. 하지만 마치 송하진 지사가 잘못해서 일을 그릇치고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호되게 질책한 것은 잘못이다. 송지사도 어떻게든지 이 문제를 해결해서 문 닫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녔다. 청와대 국회 산은 등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서번전번(서울에서 번쩍 전주에서 번쩍) 했다. 사실상 송지사는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니어서 협상에 나설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사라는 직책은 자격여부를 떠나 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나선 것이었다. 군산조선소나 한국지엠 군산공장 문제는 처음부터 송지사 혼자 뛰어 다닌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니었다. 호주에서 먹튀 경험을 갖고 있는 GM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와 안보상업주의에 힘입어 기세등등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치권이 우선 정부를 상대로 설득에 나섰어야 옳았다. 산은을 통해 8000억 이상의 지원을 해야하기 때문에 군산공장을 폐쇄하면 안된다고 못 박았어야 했다. 전북의원 10명이 총론에는 동의했으나 각론에서 각 정파별로 해결책이 다르고 타이밍을 놓쳐 오늘과 같은 사태를 만들었다. 선거를 앞두고 면피용 같은 립서비스만 하는 사이 버스는 전북을 떠났다. 정부도 지난해 군산조선소 폐쇄 때와 거의 같은 행보를 보인 것은 비난 받아야 마땅하다. 전북도도 일찍부터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를 기정사실화 한 책임은 있다. 미리 알아서 기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했다. 협상력을 높혀 나가려면 정치권과 함께 끝까지 정상화 주장을 펼쳐야 했다. 중구난방식으로 정치권이 네탓공방만 펼친 게 잘못이다. 언제까지 네탓공방만 할 텐가.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8.05.20 17:04

미소의 선택

▲ 최진영 독립영화감독 최근에 가장 인상 깊게 본 한국독립영화가 있다. <소공녀>라는 작품이다. 아동과 여성의 고난을 착취하고 전시하며 작금의 산재된 문제들을 드러내는 방식의 여러 영화들에 질려있어서인지 시종일관 자신의 존엄과 취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주인공 미소를 끝까지 응원할 수 있는 동력이 극이 진행되는 동안 차곡차곡 쌓여있던 영화다. 경향으로 여기고 싶진 않지만 지금까지 많은 한국독립영화가 캐릭터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방만하지는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소공녀 속 미소는 매력적인 캐릭터다. 더군다나 여성이 어떻게 그려져야 하는지 여성창작자로서 고민해볼 수 있는 문제와 질문에 대해 새로운 답을 제시해줘서 반가운 영화였다. 소공녀 속 미소는 담배와 위스키 그리고 남자친구만 있으면 되는 친구다. 담뱃값과 위스키 값이 오르자 그는 단칸방에서 나오며 24시간 패스트푸드점과 친구들 집을 돌아다니며 도시의 하루를 버텨낸다. 그렇다고 그녀가 노동을 안하는 게 아니다. 일일가사도우미로 일당을 받거나, 재워주고 먹여주는 대가로 집을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노동을 제공한다. 그렇게 벌어들인 일당은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병을 늦춰주는 한약을 사거나,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담배와 위스키 값으로 지불된다. 스포일러가 되니 자세한 뒷이야기는 못하지만 극의 끝에서도 그녀는 집을 포기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지키는 인물로 남는다. 집은 포기하지만 자신의 취향과 존엄을 지키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나를 돌아보는 건 당연했다. 내가 집을 포기하고 지키고 싶은 건 뭘까. 집 만큼의 교환가치를 생각이나 하고 있었을까. 이런 저런 생각들이 마구잡이로 머릿속을 헤집는 와중에 타인의 시선들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만약 미소였다면 내 주위의 사람들은 그런 나를 철없고 게으른 사람으로 매도할게 틀림없는데. 선택은 내 몫이지만 그런 시선들을 거둘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주변을 의식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기에 내가 미소의 삶을 버텨낼 재간이 없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무엇보다 내 소유의 집이 없다. 백수가 된 후 독립생활을 마치고 다시 부모님 집으로 들어오기로 결정했을 때 나는 이미 친구들을 밤 늦게까지 초대해서 놀 자유,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올 자유, 거실에서 크게 볼륨을 높이고 음악을 들을 자유 등을 반납할 각오를 했다. 얼마 전에는 라디오에서 나가 왜 다시 캥거루족이 됐나?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내가 누릴 수 있는 상당수의 자유를 월세와 공과금으로 교환했으니 나는 결코 미소처럼 지키고 싶은 취향은 별로 없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지난 해 전국 고시원 숫자가 10년만에 251%가 증가한 1만1800개라는 통계청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제는 고시를 준비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청년주거문제의 대안이 된지 오래다. 쉐어하우스도 신주거 문화의 대안이 됐지만 아직 건축법, 주택법 등 관계 법령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정부는 올해부터 25만실의 쉐어하우스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제대로 된 법이 만들어지지 않는 이상 안전에 취약한 건 불 보듯 뻔하다. 청년들의 취업실업 문제뿐만 아니라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주거문제 해결 또한 나아질 기미가 안보인다. 임대주택 확충과 같은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지만 아파트 값 떨어진다고 임대주택 건설을 막는 플래카드를 보면 소공녀 속 미소의 선택이 최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니 더 씁쓸해진다.

  • 오피니언
  • 칼럼
  • 2018.05.20 17:04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 방북 기자단 명단 접수 거부

정부가 18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를 위한 방북 기자단 명단을 통보하려 했으나 북한이 받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는 오늘 북측의 초청에 따라 23일부터 25일 사이에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우리측 기자단 명단을 판문점을 통해 북측에 통지하려고 했으나 북측은 통지문을 접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측에서 접수하지 않는 이유 등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남측에서 보내려는 문서의 수령을 거부한 것은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하고 대남 비난에 나서면서 경색된 남북관계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16일 새벽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 등을 문제 삼아 당일 열릴 예정이었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연기했다. 이에 정부가 유감을 표명하자 17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통해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남측을 비난했다. 남북은 협의할 사안이 있을 때 주말에도 합의하고 판문점 연락채널을 열어두지만, 이번 주말에는 일단 채널을 가동하기로 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상황을 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발표한 외무성 공보에서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을 진행한다며 남한과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 5개국 기자들에게 현지취재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북측은 취재진이 베이징-원산 항로를 이용할 수 있게 전용기를 보장하는 한편 풍계리 핵실험장까지 특별전용열차를 편성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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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5.18 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