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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 섬 지역 생활물류 운임지원 사업 추진

군산시가 22일부터 택배 수·발신시 추가 배송비가 부과되는 섬과 연육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2024년 섬 지역 생활물류 운임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섬 지역과 연육 도서지역은 택배서비스 이용 시 추가 배송비가 부과돼 주민들의 부담요인으로 작용해왔다. 기존에는 육지와 연결되지 않은 섬 지역만 지원하던 사업을 올해는 변경 사업지침을 적용해 육지와 연결된 연육 도서 지역까지 확대한다. 이 사업은 옥도면 개야도‧관리도‧말도‧명도‧방축도‧어청도‧연도‧죽도‧비안도‧ 두리도 등 관내 10개 섬 지역과 야미도‧신시도‧무녀도‧선유도‧장자도 등 5개 연륙도서지역에 주소지를 갖고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지원은 1인당 연간 최대 40만 원까지이다. 운임지원을 받고자 하는 신청자는 옥도면사무소에 방문해 지원금 신청서 작성 및 추가운임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운임 지원금은 증빙자료 검토 후 지급대상을 확정하여 매월 1회 이상 주기로 지급할 예정이다. 단 군산지역에서 보내거나 받은 택배의 경우 지원 불가하며 택배 이용자명에 사업체 또는 법인명이 포함된 경우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시 관계자는 “올해 진행하는 섬 지역 생활물류 운임지원사업은 연육 도서지역을 포함할 뿐 아니라 1인당 연간 최대 지원금액 증가로 주민들에게 보다 폭 넓은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군산
  • 이환규
  • 2024.01.21 15:36

김제시민 소통 열린 대화 개최

“시민 여러분이 불러 주시면 어디든지 달려가 말씀을 경청하고,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챙기겠습니다.” 정성주 김제시장이 지난 19일 올해 처음 실시된 '시민 소통 열린 대화'에서 ‘다시 뛰는 김제, 가슴 벅찬 도전’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검산동 행정복지센터를 시작으로 오는 30일까지 7일간 19개 읍면동을 찾아가며'시민 소통 열린 대화'를 진행하게 되며, 각계각층의 시민들을 초청해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2024년의 시정 방향과 주요 정책을 설명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시민과 소통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읍면동 방문 시 실·과·소장(건설과장, 교통행정과장 등)과 시민 건의 사항이 많은 연계기관(농어촌공사) 등이 함께 배석해 시민 건의 사항에 대비했다. 또, 지난 2023년 주요성과와 2024년 시정계획을 미리 보고해 의견을 청취하고 질의 응답을 통해 새로운 의견을 활발하게 교류했다. 첫날 개최된 ‘검산동 시민 소통 열린 대화’에는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해 시정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표현했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건의 사항이 계속해서 이어졌으며 정 시장은 주민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메모하고 경청했다. 특히, 지난해 읍면동 순회 시 건의했던 사항에 대해 건건이 추진 상황 보고를 들은 시민들은 사업의 추진 여부를 떠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주는 정 시장을 비롯한 공무원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정 시장은 “올해도 건의해 주신 소중한 의견 모두 시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시민들과 항상 소통할 것.”이라며, “새로운 김제를 바라는 시민의 열망을 가슴에 담아 시민과 함께 다시 뛰는 김제, 가슴 벅찬 도전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 김제
  • 최창용
  • 2024.01.21 15:36

김제시 '망해사 일원 국가명승 지정 염원' 타종식

김제시는 민·관이 함께모여 역사와 경관, 생태학적 가치를 모두 지닌 ‘김제 망해사 일원’이 국가명승으로 지정받기를 염원하는 타종식을 가졌다. 지난 18일 김제 망해사에서 개최된 타종식에는 정성주 김제시장, 이찬준 부시장, 김영자 시의회 의장, 지역구 의원, 관계 공무원, 시민 등 100여명이 참여해 국가명승지로 지정을 기원했다. 망해사는 이름 그대로 ‘바다를 바라보는 절’이라는 뜻으로 642년 백제 의자왕 때 부설거사가 세운 것을 당나라 승려 중도법사가 중창했으며, 조선 선조 때의 이름난 선승 진묵대사가 이곳에서 수행하며 낙서전과 팽나무를 심었던 유서 깊은 사찰이다. 이러한 망해사는 예로부터 조선문학의 최절정을 이뤘던 고산 윤선도가 망해사의 비경을 바라보며‘망해사’라는 시조를 남길 정도로 명승지로 인식됐던 곳이다. ‘낙조’의 전국적인 명소로도 유명한 망해사가 국가 명승지로 특히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새만금의 중심이자 만경강 하구에 위치한 망해사의 생태학적 가치 때문이다. 새만금 사업으로 망해사 앞 바다가 담수화 되면서 멸종위기 철새들의 안식처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망해사 일원에 서식하는 수질정화식물 등이 새만금 환경문제에 있어 만경강 유입부에서 수질을 정화시키는 허파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관련 연구기관의 통론이다. 실제, 환경생태를 연구하는 국립기관의 데이터는 검은머리물떼새나 물수리와 같은 멸종위기 종도 망해사가 위치한 만경강 하구에 찾아들고 있는 걸 보여주고 있으며, 향후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될 환경문제를 개선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 마련을 위해서라도 명승지 지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대목이다. 김제시민들도 망해사는 바다에 대한 기억이자 지역을 살리고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희망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만큼 국가 명승지로 지정되길 시민들은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이날 망해사 범종을 타종한 정성주 김제시장은 “오늘 타종식은 전 김제시민의 염원을 담아 김제 망해사 일원이 국가 명승으로 지정되기를 기원하는 뜻깊은 자리로서, 역사와 경관, 생태학적 가치를 지닌 망해사가 새만금과의 조화로운 방향으로 정립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김제
  • 최창용
  • 2024.01.21 15:35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 "재의요구권 건의 국민의힘 강력 규탄"

10.29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전북지부는 지난 19일 성명문을 내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 재의요구권을 건의한 국민의힘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및 피해자 권리보장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에서 정부로 이송됐지만, 유가족들은 대통령실 앞에서 분노와 슬픔속에 삭발을 해야만 했다”며 “우리는 재의요구권을 건의한 국민의힘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특별법 공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29 이태원 참사에서 국가는 없었다”며 “정부기관은 대규모 인파가 예상됐음에도 어떠한 대책도 수립하지 않았고 수사 과정도 일부 현장 책임자들만 기소하는 것으로 끝났으며, 책임져야 하는 이들이 모두 빠져있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내외 159명의 희생자와 유가족들, 생존피해자들이 참사 이후에도 큰 상처와 고통을 받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끊임없이 이태원 참사를 정쟁화하며 법안 심사를 거부했고 여당 국회의원들이 특조위 내용을 ‘독소조항’이라며 대통령에게 재의요구를 건의한 것은 헌법이 부여한 입법부의 권한을 포기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전북지역 출신 희생자 유가족 3명도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유가족들의 삭발에 동참했다”며 “우리는 전북의 유가족들이 더위와 추위 속에 서울을 오가며 특별법 제정을 요청하는 동안 정치인들은 무엇을 했는지 준엄하게 묻지 않을 수 없고, 참담한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 시민들의 엄중한 심판이 있을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4.01.21 13:01

속보=전북소방, 농촌마을 대상 '긴급화재안전대책' 추진

속보=전북소방본부가 새해부터 농촌지역 화재 고령층 사망자가 증가함에 따라 읍·면 소재 농촌마을을 대상으로 긴급화재안전대책을 추진한다.(16일자 5면 보도) 21일 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전북지역에서 현재까지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6명이다. 지역별로 분석해보면 화재사망자(2021년~2024년 1월) 42명 중 읍면지역에서 27명(64.3%)이, 도시지역에서는 15명(35.7%)이 발생했다. 특히 올해 화재사망자 6명 모두 읍면지역 소재 농촌마을 주택에서 발생했다. 아울러 읍·면지역 사망자 27명 중 60세 이상의 고령층은 21명(77.8%)으로 그중 16명(59.3%)이 단독주택 화재로 사망했다. 이러한 상황속 도소방본부는 농촌지역의 화재 위험성이 큰 것으로 보고 예방을 위한 긴급화재안전대책을 추진한다. 이번에 추진되는 대책은 크게 2가지로 △고령층 긴급 소방안전교육 △농촌지역 소방안전관리 지원 강화이다. 먼저 ‘고령층 긴급 소방안전교육’은 오는 2월 말까지 도내 14개 시·군(읍·면) 5301개 마을회관을 찾아 화재예방교육을 추진한다. 또한 세대 방문이 필요한 대상자(치매, 거동 불편자 거주주택)의 경우 집에 소방관이 직접 방문해 전기장판, 아궁이 등 화재취약요인을 점검 및 시정 조치하는 한편, 필요시 주택용 소방시설 보급 등이 이뤄진다. 이어 ‘농촌지역 소방안전관리 지원 강화’는 소방차 7분 도착률 20% 미만인 968개 마을에 소방위 이상 계급이 담당하는 ‘화재안전담당제’를 도입, 불이 나기 쉬운 봄철 주 1회 예방 순찰을 추진하고 읍·면 소재 모든 마을을 대상으로 마을 방송시스템을 활용, 연중 화재 예방 홍보를 실시한다. 권기현 도 소방본부 방호예방과장은 “농촌지역 화재 예방을 위해 우리 소방공무원 3000여 명이 직접 발로 뛰며 가가호호 방문할 예정이니, 각 마을에서도 적극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김경수
  • 2024.01.21 12:57

[전북의 문학 명소] 20. 남원·순창·완주·임실의 문학 명소 훑어보기

문학 명소는 곳곳에 있으며, 매일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전라북도 곳곳을 소재로 한 문학 작품은 꾸준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남원시·순창군·완주군·임실군에서 찾은 문학 명소를 짧게 소개한다. 작가의 숨결이 깃들어 있는 곳과 문학 작품의 무대가 된 곳을 산책하거나 문학관·문학비 등을 찾는다면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최기우(극작가) ◇남원시의 문학 명소 ○광한루원 춘향사당: 고전소설 「춘향전」의 여성 인물인 성춘향의 영정을 모시기 위해 1931년 광한루원에 세운 영정각으로, 김양오의 동화 「백 년 동안 핀 꽃」에 사당을 세우고 오랫동안 제사 지내는 일에 앞장선 최봉선(1900∼1974)의 꿋꿋한 삶과 의지가 담겨 있다. ○광한루원: 성춘향과 이몽룡이 손깍지 끼고 놀던 고전소설 「춘향전」의 무대다. 소설·수필·시·시나리오·희곡 등 숱한 문학 작품의 배경지이며, 남원시립국악단은 이곳에서 <가인 춘향>, <시르렁 실겅 톱질이야!>, <아매도 내 사랑아>, <열녀춘향수절가>, <월매를 사랑한 놀부> 등 「춘향전」과 「흥부전」을 활용한 창극·가무악극을 올리며 시민에게 흥겨운 시간을 선사했다. ○교룡산국민관광지: 남원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교룡산(520m) 중턱에 있는 교룡산국민관광지는 산책로 곳곳에 고전소설 「춘향전」의 「옥중시」와 「어사시」, 남원 출신 방원진(1577∼1650)의 「애련곡」, 김삼의당(1769∼1823)의 「화만지」, 박항식(1917∼1989)의 「도라지 꽃」, 복효근의 「다시 밝혀드는 동학의 횃불」 등이 돌에 새겨 있다. ○교룡산성: 옛 모습을 잘 보존한 백제 시대 산성으로, 돌 하나하나에 스민 선열의 숭고한 얼은 양성지(1415∼1482)의 시 「교룡산성에 올라」, 김동수의 시 「교룡산성」 등 여러 문학인이 시와 산문으로 엮고 있다. ○구 서도역 영상촬영장: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배경지로, 소설 속 효원이 신행 온 곳도, 강모가 만주로 떠난 곳도 서도역을 통해서다. 2002년 역의 기능은 멈췄지만, 영화·드라마 촬영지로 인기를 끌며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구룡계곡(국창권삼득유적비): 최초의 비가비 명창인 권삼득(1771∼1841)이 득음한 곳으로 알려졌으며, 최명희의 장편소설 「제망매가」를 비롯해 여러 문학 작품에 관련 일화가 전한다. 유적비가 있다.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민속예술기관이자 문화공간인 국립민속국악원은 남원 전통문화의 맥을 잇는 무대극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민속악 자료를 발굴하고 학문 정립을 위한 연구 활동에도 힘써 『대한민국 창극사』, 『이야기로 듣는 남원국악사』, 『전라도의 가락』, 『전북의 허튼가락 산조』, 『지리산 자락의 민요』 등 다양한 학술자료를 내고 있다. ○김주열열사 추모공원: 김주열(1944∼1960) 열사의 기념관·추모각·동상·묘가 있으며, 근처 독우물마을에 생가가 있다. ‘4·19혁명의 도화선’이기에 노경식의 희곡 「봄꿈(春夢)」, 조정래의 대하소설 「한강」, 윤석역의 소설 「4·19혁명」, 신현수의 동화 「사월의 노래」 등 4·19혁명을 다룬 문학 작품에서 ‘김주열’은 빠질 수 없다. ○남원 몽심재 고택: 1700년 박연당이 지은 양반가 건물로, 김양오의 동화 「꿈과 마음이 담긴 집 몽심재」에 품이 넓은 몽심재의 모습이 세심하게 그려 있다. ○남원무민공황진장군기념관: 임진왜란 때 이치전투에서 승리하며 왜군의 전라도 침공을 막은 명장 황진(1550∼1593)을 모신 곳으로, 김동진의 역사소설 「임진무쌍 황진」에 그의 불꽃 같은 삶이 있다. ○남원고전소설문학관: 남원을 배경으로 한 고전소설 「춘향전」, 「흥부전」, 「변강쇠전」, 「최척전」, 「홍도전」, 「만복사저포기」를 한데 모아 소개한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예술기행 산문의 백미로 꼽히는 『화첩기행』의 저자 김병종 화백이 인문정신과 예술혼으로 아름답게 엮은 작품을 만나는 공간이다. ○달궁계곡: 피서지로 이름난 곳이지만, 시간을 거슬러 가면 치열한 싸움의 역사가 서린 현장이다. 하지만 결국 밤하늘의 달만이 달궁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서정인의 소설 「달궁」에서 일러준다. ○만복사지: 남원 최대 사찰이었던 만복사가 있던 자리로, 우리나라 한문 소설의 효시인 김시습(1435∼1493)의 「만복사저포기」 배경지다. 지금까지 소설·연극·창극 등 다양한 형태로 독자와 관객을 만나고 있다. ○만인의총: 정유재란 때 끌려간 도공들과 그 후손들이 기억하는 조선의 노래를 기념하기 위한 노래탑 <오늘이 오늘이소서>가 있다. 가사는 남원에서 채록돼 김천택의 『청구영언』(1728)에 실렸다. 일본에서 여러 대에 걸쳐 한국의 성(姓)을 유지하며 뿌리를 지킨 후손들의 이야기는 김양오의 동화 「도자기에 핀 눈물꽃」에도 있다. ○변강쇠백장공원: 옹녀와의 사랑을 위해 장승을 뽑아 땔감으로 쓴 변강쇠가 벌을 받아 장승처럼 굳어서 죽었다는 고전소설 「변강쇠전」을 소재로 한 쌈지공원이다. ○송흥록·박초월 생가: 운봉읍 비전마을은 동편제 판소리의 창시자인 송흥록이 태어나고, 명창 박초월(1917∼1983)이 성장한 곳으로, 윤영근의 장편소설 「동편제」에 동편제 명창들의 이야기가 신명 나게 쓰여 있다. ○실상사: 아늑한 들판에 있는 고찰이다. 문학인들의 출입이 유난히 잦아서 도종환의 시 「실상사-정도상에게」, 신경림의 시 「실상사의 돌장승-지리산에서」, 정동철의 시 「실상사 철조여래좌불을 만나다」, 정도상의 소설 「실상사」 등과 같이 시와 소설로도 자주 읽힌다. ○안숙선명창의여정: 남원 출신인 안숙선 명창의 이름을 딴 이곳은 판소리의 멋과 흥을 전하는 공간이며, 안숙선의 삶과 깊고 너른 소리 세계는 최동현의 『안숙선의 판소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오리정·버섯밭: 「춘향전」에서 몽룡과 춘향이 가슴 아린 이별을 나눴다고 알려진 누각으로, 이야기를 더 애틋하게 만들기 위해 1953년에 세웠다. 최기우의 창극 「춘향, 네 개의 꿈」을 비롯해 춘향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 빠지지 않는 상징적인 곳이다. ○유천마을 김삼의당시비: 담락당 하립(1769∼1830)과 김삼의당(1769∼1823) 부부의 고향에 있는 시비이며, 표성흠의 장편소설 「교룡」에 이들의 사연이 애틋하다. ○은적암터: 수운 최제우(1824∼1864)가 동학 경전인 『동경대전』과 포교가사집인 『용담유사』를 집필한 은적암이 있던 곳이다. ○정령치휴게소: 지리산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정령치(1,172m)에는 이원규의 시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이 새겨진 시비가 있다. ○지리산 바래봉 계곡: 매년 봄 철쭉이 흐드러진 바래봉은 김광원의 시 「바래봉 철쭉」, 안도현의 시 「철쭉꽃」, 우미자의 시 「바래봉 철쭉」, 정영자의 시 「철쭉꽃 무리로 피는 그리움」 등 많은 시인의 심장 같은 시들로 더 붉게 타오른다. ○지리산 뱀사골: 지리산 자락에서 나고 자란 복효근은 뱀사골 맑은 계곡물에 발을 씻으며 쓴 시 「환상적 탁족」을 통해 인간의 인간적 한계를 돌아본다. ○지리산지구전적기념관: 한국전쟁을 전후로 군경의 활약을 담고 있으며, 이병천의 소설 「사냥」은 그 전투의 이면에 가려진 비극을 풀어내고 있다. ○청호저수지: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 등장하는 마을의 저수지로, 마을 사람 모두 함께 잘살자는 의미가 넘실거린다. ○춘향묘: 묘 앞에 ‘만고열녀성춘향지묘(萬古烈女成春香之墓)’라고 새긴 비석이 있는 춘향묘는 고전소설 「춘향전」 속 성춘향의 빈 무덤이다. ○춘향문화예술회관: 남원의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한 다양한 창작극이 무대에 오르면서 남원을 세계에 알리고,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남원시립국악단의 창극 <만복사저포기>·<정유년 남원성싸움>·<여류명창 이화중선>·<춘향 아씨>, 가무악극 <남원뎐>, 창무극 <남원골이야기>, 국악뮤지컬 <시집가는 날>·<춘향 네 개의 꿈>, 퓨전창극 <소리꾼 청향>, 가족국악뮤지컬 <달래 먹고 달달, 찔래 먹고 찔찔> 등이다. ○춘향테마파크: 영화 <춘향뎐>(2000)의 촬영지로, 고전소설 「춘향전」과 남원을 소재로 한 20여 기의 시비와 노래비가 있다. 강은교의 시 「춘향이의 꿈노래」, 곽진구의 시 「오작교」, 길용숙의 시 「그리운 이몽룡」, 김동리의 시 「남원에서」, 김소월의 시 「춘향과 이도령」, 김영랑의 시 「춘향」, 박재삼의 시 「자연-춘향이 마음 초(抄)」, 복효근의 시 「춘향의 노래」, 성춘향의 시 「옥중시」, 양성지의 시 「광한루 예찬 시」, 진복희의 시 「춘향연가」 등이다. ○호암시비공원: 만동마을 들머리에 남원과 연관 있는 조선 시대 선비 18인의 시를 돌에 새겨 만든 쌈지공원이다. 1789년(정조 13년)에 창건된 호암서원이 가까이 있다. ○혼불문학관 정군수시비: 혼불문학관 마당에 최명희(1947∼1998) 소설가의 전북대학교 국문과 동창인 정군수의 추모시 「그 임의 하늘 아래서」가 돌에 새겨 있다. ○혼불문학관: 최명희(1945~1998)의 소설 「혼불」의 배경지인 사매면 노봉마을에 만든 문학관이다. ○황산대첩비: 고려 말 이성계 장군이 왜군을 물리친 황산대첩(1380)을 기리기 위해 왕명으로 세운 비석으로, 서권(1961∼2009)의 장편소설 「시골무사 이성계」에 황산대첩비에 담긴 의미와 기상이 굳건하게 살아 있다. ○흥부마을(아영면 상성마을): 고전소설 「흥부전」의 흥부가 놀부에게 쫓겨 와 살면서 복을 받았다고 알려진 마을로, ‘발복지’라 불린다. ○흥부마을(인월면 성산마을): 고전소설 「흥부전」의 놀부와 흥부가 태어난 마을로, 최기우의 희곡 「시르렁 실겅 당기여라 톱질이야」에 가족의 화해와 화합을 부르는 남원의 소리와 그 의미가 쓰여 있다. ◇순창군의 문학 명소 ○강천산: 산세가 빼어난 강천산은 시인 김용택이 ‘다 옳은 산’이라고 말하며 인생을 돌아본 것처럼 많은 문학인에게 깨달음을 주었고, 그 돌아봄은 고스란히 수려한 문학이 되었다. 김용택의 시 「강천산에 갈라네」, 우미자의 시 「강천산에 단풍들 무렵」, 정군수의 시 「강천사 가을나무」 등이다. ○국립회문산자연휴양림: 편백으로 가득한 ‘해원의 숲’은 김소월의 시 「산유화」가 새겨진 시비와 김용택의 시들이 쓰여 있는 나무 팻말이 걸음을 가볍게 한다. ○귀래정 체육공원: ‘이 땅은 나를 술 마시게 한다’라던 권일송(1933∼1995)의 시 「반딧불」이 새겨진 시비가 있다. ○귀래정(설씨부인·신경준선생 유지): 신말주(1429∼1504)와 부인 설씨가 지은 정자로, 장교철의 시 「귀래정에 앉아」를 비롯해 많은 시인의 시심이 탄생하고 있다. ○동계면 구미마을: 남원 양씨의 세거지로, 양규창·양건섭 등 많은 시인을 냈다. 이병천의 단편소설 「가위」의 배경지이자 작품을 쓴 곳이다. ○동계면 구미마을(섬진강 들꽃): 산문집 『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걸다』를 낸 송만규 화백은 동계면 구미마을에서 낮게 흐르는 섬진강과 그 옆에 소담히 피어난 들꽃에 깃든 깨달음을 화폭과 원고지에 옮기고 있다. ○박덕은미술관: 시·소설·평론·동화·수필·희곡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는 문학인이자 1천여 점의 그림을 그린 화가 박덕은의 미술관이다. ○복흥면 동산마을: 조선 성리학의 마지막 거장인 노사(蘆沙) 기정진(1798∼1879)의 유허비와 시비가 있다. ○설공찬전테마관: 채수(1449∼1515)의 「설공찬전」은 순창을 공간적인 배경으로, 순창을 본관으로 하는 설씨를 주인공으로 쓴 전기 소설로, 순창 설씨가 집성촌을 이룬 금과면에 설공찬전테마관이 있다. ○순창5일장: 사진작가 이흥재와 시인 김용택이 함께 낸 사진에세이집 『그리운 장날』에는 소박한 순창 사람들의 땀내 나는 삶과 고단한 일상을 꾸려가는 상인들의 한숨과 비탄이 녹아있다. ○순창국악원: 순창은 김세종·박유전·장재백·장판개 명창을 배출한 판소리의 고장으로 순창국악원이 그 맥을 잇고 있다. 최동현의 『순창의 판소리 명창』에서 순창 소리꾼의 맥을 짚는다. ○순창남계리석장승: 남계리에 있던 석장승으로, 지금은 순창문화원 뒤뜰로 옮겨왔다. 순창에서 태어나 순창을 지키며 사는 장교철이 시 「남계리 석장승」에 담았다. ○순창삼인대: 김정·박상·유옥이 단경왕후 복위를 위해 목숨을 걸고 상소문을 썼던 곳이며, 양상은의 시 「삼인대」를 비롯해 여러 문학인이 그 올곧은 정신을 문학 작품에 담았다. ○순창장류박물관: 어머니의 어머니의 어머니 때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익어간 맛있는 시간이 양병호의 시 「순창고추장」처럼 매일매일 익어가고 있다. ○쌍치면 피노리: 동학농민혁명을 이끌었던 전봉준이 붙잡힌 곳으로 한윤섭의 동화 「서찰을 전하는 아이」와 선우의 시 「피노리」 등에 안타까운 역사가 쓰여 있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순간들은 계속 이어졌으며, 그런 까닭에 쌍치에서는 문학적으로 중요한 목소리가 탄생할 수 있었다. 신형식은 시 「웃동네 통시암」으로 하나의 우물에 매달린 수백 명의 사연을 전한다. ○유등면 오교리(신경준 묘역): 시 창작과 이해에 관한 이론서 『시칙』과 『산경표』 등 다양한 저서를 편찬한 조선 영·정조 시대의 지리학자·실학자인 여암 신경준(1712~1781)의 묘가 있다. ○장군목유원지: 장군목에 이른 섬진강은 고이 간직했던 솜씨를 발휘해 바위를 조각해 냈다. 최승범(1931~2023)의 시 「다슬기탕 이야기」는 바로 그 장군목의 물결을 아로새긴 다슬기와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완주군의 문학 명소 ○구이면 일대: 유영국의 대하소설 「만월까지」의 배경지로, 이 작품은 1920년대를 관통하며 3대에 걸친 노비 집안의 얽히고설킨 가족사와 반상의 갈등과 화해를 변증법적으로 그린 장편소설이다. ○그림책미술관: 우리나라에서 맨 처음 그림책을 앞세운 미술관으로 삼례읍에 있다. ○대둔산: 동학농민혁명군의 최후 항전지다. 일본군의 기습으로 기암절벽에서 외롭게 투신한 농민군의 눈에 마지막으로 담겼을 하늘이 이병천의 소설 「마지막 조선검 은명기」에 있다. ○동상면 밤티마을: 우리나라 8대 오지마을로 불리는 밤티마을에는 만경강 발원지인 밤샘이 있고, 유수경은 밤샘으로 가는 길의 판타지를 동화 「하늘 아래 첫 동네 밤티」에 담았다. ○동학농민혁명삼례봉기역사광장: 삼례에는 1892년 삼례집회와 1894년 삼례봉기를 기념하기 위한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역사광장’이 있으며, 송기숙의 소설 「녹두장군」에 삼례에 모인 민초의 삶이 고스란히 묘사됐다. ○모악산: 모악산은 굽이굽이 시이고, 수필이며, 소설이고 극이다. 많은 시인과 작가가 산자락을 보고 거닐며 서로의 숨결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문학 작품들을 쌓아 올렸다. 산에 오르면 가슴 가득 생명이 차오르고, 저절로 삶을 사랑하게 되는 건 이 때문이다. ○봉동 상장기공원: 200년 전통이 살아 있는 봉동씨름의 현장이며, 동학농민혁명 농민군을 소재로 한 최기우의 희곡 「들꽃상여」에 봉동의 소년장사 이복룡과 봉동씨름에 얽힌 여러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봉실산: 봉동읍과 비봉면에 낮게 솟은 봉실산(373m) 능선 옥녀봉(324m)에 우보환의 시 「봉실산」이 소개된 팻말이 2007년부터 등산객을 만나고 있다. ○비비정: 만경강은 비비낙안의 정취를 품고 흘러간다. 갑오년, 비비정에 모여든 사람들의 함성이 밤마다 달빛처럼 쏟아진다. 김은숙의 시 「비비정에 달 뜨거든」을 읽으면 달과 비비정과 시와 사람이 하나가 된다. ○삼례공용버스터미널: 김헌수의 시「삼례터미널」과 황규관의 시 「삼례 배차장」은 빗물 고여 팔랑이는 흙바닥 길과 낡은 버스들이 몰려들고, 떠나고 돌아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풍경을 기억한다. ○삼례문화예술촌: 1920년대 지어진 양곡 창고를 고쳐 지은 삼례문화예술촌 자리는 본래 만경강을 잇는 습지로 금개구리와 맹꽁이 이야기가 전한다. 유수경은 동화 「한내천에 돌아온 맹꽁이와 금개구리」에 그 이야기를 담았다. ○삼례시장: 김정경의 시 「이화식당」, 송하선 시 「삼례의 장날」, 이숙희의 시 「삼례장터에서」, 진창윤의 시 「구름 냉면」 등은 얼굴과 얼굴이 마주하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장터에서 우리의 삶이 비로소 인간의 형상을 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삼례역: 일제강점기 만경들의 쌀을 수탈해 가기 위해 세워졌다. 지금은 문화예술촌으로 탈바꿈했지만, 수탈의 역사는 지워지지 않았다. 안도현의 시 「기차」가 역사의 선로를 힘껏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삼례책마을문화센터: 10만 권 이상의 헌책을 보유하고 있는 헌책 애호가들의 성지로 삼례읍에 있다. ○송광사: 최명희 작가는 소설 「혼불」에서 승려 도환이 입을 빌려 ‘완주 송광사 사천왕을 사천왕의 전형으로 보았다.’라고 말하며, 송광사 천왕문을 우리나라 최고의 천왕문으로 꼽았다. ○여산재: 국중하 수필가가 설립한 문화예술공간 여산재는 김남곤·정군수·조미애·황금찬·허소라 등의 시비가 있는 시의 숲이다. ○연석산 등산로: 연석산 들머리에 완주군 동상면이 고향인 배학기의 시 「그리운 연석산」이 새겨진 시비가 있다. ○연촌최덕지묘: 조선 초기 유학자인 연촌 최덕지(1384∼1455)는 최기우의 희곡 「은행나무연가」(2012), 「교동 스캔들」(2013), 「은행나무꽃을 아시나요」(2014), 「은행나무꽃」(2014) 네 편의 희곡에 등장한다.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 삼례읍에 있는 196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경천면 화암사의 창건설화를 바탕으로 한 연극 <비밀의 꽃 ‘화암우화전’>, 용진면 출신 명창 권삼득의 이야기를 다룬 창극 <내 소리 받아 가거라>, 삼례면의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소리연극 <삼례, 다시 봄!>, 이서면 앵곡마을을 배경으로 한 창작뮤지컬 <新 콩쥐팥쥐뎐>, 용진읍 봉서사에 부도가 있는 진묵대사를 소재로 한 연극 <천년을 뜨고 지면-진묵, 노닐다 간 자리> 등 완주군을 소재로 한 다양한 창작극이 무대에 오르며 군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있다. ○용진면 시천마을: 이병천은 소설 「저기 저 까마귀떼」를 통해 고향인 시천(詩川)마을의 1960년대 풍경을 그대로 보여준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 전주·완주 사투리의 맛깔스러움은 덤이다. ○용진읍 원구억마을(권삼득 생가·묘역·소리굴): ‘비가비 명창’ 권삼득(1771∼1841)이 태어나고 묻힌 곳이다. 박경리(1927∼2008)의 대하소설 「토지」에 그의 일화가 전하며, 곽병창의 창극 「비가비 명창 권삼득」(1999)은 권삼득의 삶과 예인의 모습을 무대극으로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우석대학교 교정: 정양은 우석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뜨거운 청춘들의 함성과 그 함성이 잦아든 시절을 차분하게 되짚는다. 시 「철쭉꽃밭」은 시인이 그리워하는 ‘녹두광장’ 시절을 서럽게 서럽게 담아내고 있다. ○운주면 삼거리마을: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의 배경지로, 마을 입구에 ‘선녀와 나무꾼’이라고 새겨진 표지석이 있다. ○위봉사: 안성덕의 시 「목어」에 마음에 품고 싶은 정결하고 단아한 위봉사 한 채가 있다. ○위봉폭포: 유강희의 시 「위봉폭포」는 떨어지는 것이 숙명인 폭포를 보며 인간의 삶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한다. ○이치전적지: 임진왜란 당시 전주와 호남을 지켜낸 대첩이 벌어진 곳이다. 김동진 역사소설 「임진무쌍 황진」을 읽으면 전라 향병들로만 호남을 지켜내며 더 치열했던 당시의 전투를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다. ○정여립공원: 정여립(1546∼1589)의 생가로 알려진 완주군 상관면 신리 월암마을에 2020년 들어섰다. 황정수의 「아! 정여립」(1999), 최기우의 희곡 「정으래비」(2006), 홍석영의 「소설 정여립」(2008), 서철원의 「별의 노래」(2023)는 ‘천하는 백성의 것’이라고 외쳤던 정여립과 대동계, 기축옥사를 소재로 했다. ○창암이삼만선생묘역: 조선 후기 3대 명필로 꼽히는 이삼만(1770∼1847)은 정읍 출신으로 전주에서 필명을 알렸으며, 만년을 완주에서 기거하며 일생을 풍미했다. 최기우의 희곡 「달릉개」에 그가 남긴 재미있는 사연이 있다. ○초남이성지: 한국 최초의 순교자인 복자 윤지충 바오로(1759∼1791)와 복자 권상연 야고보(1751∼1791), 신유박해 순교자인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1764∼1801)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서철원의 소설 「최후의 만찬」은 죽었으나 죽지 않았다는 역설을 우리에게 증명한다. ○콩쥐팥쥐마을: 가장 오래전 출판된 고전소설 「콩쥐팥쥐」의 첫머리가 ‘전라도 전주 서문 밖 30리’로 시작된 것을 근거로 완주군 이서면에 콩쥐팥쥐마을이 만들어졌다. ○화암사: 낡고 작고 허름하지만, 세월에 지치고 늙어가서 더 마음이 가는 절이다. 안도현이 시 「花巖寺, 내 사랑」과 수필 「잘 늙은 절, 화암사」에 담으면서 찾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임실군의 문학 명소 ○강진면 갈담리: 광주에서 순창을 거쳐 전주로 이어진 길목인 임실 갈담은 어머니 품처럼 포근한 곳이다. 고려 때부터 역참이 있던 곳. 박두규의 시 「고향-갈담」에서 그런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국사봉 전망대: 첩첩한 산자락 너머로 생명 탄생의 첫 호흡 같은 일출을 만날 수 있다. 이희정의 시 「일출-국사봉에서」는 그 생명력을 확인시켜 준다. ○덕치초등학교: 김용택의 문학적 고향 중 한 곳으로 계절마다 새로운 시가 태어났다. 그 학교에 다닌 아이들의 말과 표정과 몸짓과 생각이 시인의 마음에 담겨 「선생님도 울었다」와 같은 한 편의 시가 된 것이다. ○사선대 임실문학비: 임실문인협회에서 세운 임실문학비는 임실 문학인들의 기세를 높이는 문학비이다. 최풍성의 시 「글 동산에 모여」가 새겨 있다. ○사선대 조각공원: 임실이 고향인 가수 최갑석(1938∼2004)의 노래 <38선의 봄>과 <고향에 찾아와도>의 노랫말을 새긴 노래비가 있다. ○섬진강: 강은 사람들의 핏줄이 되어 펄떡펄떡 살아서 흘러간다. 김도수의 수필 「우리 동네 아이스링크 뱃마당」에 강과 한 몸으로 사는 강 마을 사람들의 풍경이 가득하다. ○진뫼마을: 많은 시인이 힘들고 애환 어린 역사를 간직한 ‘저문 섬진강’을 노래했으며, 김용택의 시와 산문에 가장 풍성하다. 그의 삶터가 진뫼마을이다. ○섬진강길: 진뫼마을에서 천담마을에 이르는 섬진강길에는 김용택의 시를 새긴 시비가 여럿 있다. 섬진강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시를 읽으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 ○섬진강댐 물문화관: 김용택의 시 「섬진강」, 박경리의 소설 「토지」, 최명희의 소설 「혼불」 등 섬진강 물길에 담긴 문학 작품을 소개하며 강에 얽힌 역사·문화·사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성수면 일원: ‘임실 2·26사건’은 성수면·신평면·삼계면·오수면 등에서 1948년 정월 대보름을 기점으로 일어난 조직적인 민중항쟁으로, 김진명의 장편소설 「섬진강 만월」에 치열하게 쓰여 있다. ○신전마을(신전공소): 장현우는 시집 『귀농일기』에 자신이 귀농한 관촌면 신전마을의 풍경과 자신의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렸다. ○오수역: 붉은 벽돌의 단아함과 고적함은 다양한 영화에서 배경으로 활용되었고, 시인들에게 매력적인 시의 영감을 주었다. 오경옥의 시 「오수역」을 통해 오수 사람들의 정을 만날 수 있다. ○오수의견공원: 오수면은 자신을 희생해 산불로부터 주인을 구한 개의 전설이 전하며, 고려 시대 출간된 『보한집』(1230)에 처음 실린 이후 지금까지 많은 독자를 만나고 있다. ○옥정호: 옥정호는 매일매일 하늘의 표정과 바람의 줄기를 새긴 시를 쓴다. 옥정호 곁에서 옥정호를 내려다보던 박성우는 그 표정을 시집 『자두나무 정류장』에 옮겨적었다. 그 풍경은 그 자체로 맑은 시다. ○요산공원(섬진강댐 망향의 탑): 수몰민의 서러움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요산공원 망향의 탑에 김춘자의 시 「사라진 흔적 가슴에 새기며」가 새겨 있다. ○운암강: 김여화(1954∼2023)의 장편소설 「운암강」은 섬진강댐 건설로 통째로 물에 잠겨야 했던 입석리 잿말(嶺村)마을을 배경으로 마을 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숱한 사연을 풀어 놓는다. ○운암면 금시내: 옥정호에 수몰된 금시내는 역사와 추억이라는 수면 아래에서 고요하다. 이시연의 시집 『금시내 안 마을에 부는 바람」은 눈을 감아야 볼 수 있는 고향을 담고 있다. ○이웅재고가: 조선 중기 종가의 규범과 품위를 갖춘 고택으로,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배경지 중 한 곳이다. ○임실박사골마을: 임실 출신 학자이며 작가인 허세욱(1934∼2010)의 문학을 기리기 위해 2012년 우리문학기림회에서 박사마을에 그의 공적을 적은 문학비를 세웠다. ○임실성당: 벨기에 출신의 지정환(1931∼2019) 신부가 임실성당 사제관에서 산양유를 이용해 우리나라 최초의 치즈를 만든 곳이며, 이 이야기는 고동희·박선영의 평전 『치즈로 만든 무지개』(2007)에 자세히 담겼다. ○임실역: 가난한 시절 서울로 떠났던 청춘의 눈빛이 그리워지면 정우영의 시 「임실역」을 읽어야 한다. ○임실치즈역사문화관: 지정환(1931∼2019) 신부와 임실N치즈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으며, 더 상세한 이야기는 박선영의 『지정환 신부』에 있다. ○임실호국원: 국가를 위해 희생한 유공자들이 영면해 있으며, 매년 나라사랑문예창작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들에서 호국영령에 대한 진심을 읽을 수 있다. ○장진영기념관: 영화배우 장진영(1972∼2009)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곳으로, 고인이 출연한 동명의 영화 원작 소설인 김하인의 장편소설 「국화꽃 향기」(2000)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절골마을: 독립운동가 조희제(1873∼1939)의 고향인 덕치면 회문리 절골마을은 1895년부터 1918년까지 절개와 의리를 세운 선비와 애국지사들의 항일투쟁 기록을 모은『염재야록』을 집필하고 간직한 곳이다. ○조삼대(釣蔘臺): 운암강에는 낚시로 산삼을 낚아 어머니의 병을 고쳤다는 운암(雲巖) 이흥발(1600~1673)의 조삼대 설화를 기록한 비석이 있다. 이흥발은 시문집 『운암일고』를 남겼다. ○주암서원: 세종대왕 때 집현전 학사로 문화를 꽃피웠던 최덕지(1384∼1455)의 위패를 모셨으며, 그의 삶은 최기우의 희곡 「은행나무꽃」의 소재가 되었다. ○진뫼마을 사랑비: 임실 진뫼마을 앞 고추밭 가장자리에 시인 김도수가 세운 작은 비석으로, ‘월곡양반 월곡댁/ 손발톱 속에 낀 흙/ 마당에 뿌려져/ 일곱 자식 밟고 살았네’라고 새겨 있다. 사람들은 이 비석을 ‘사랑비’라고 부른다. 그 사연은 김도수의 수필집 『섬진강 진뫼밭에 사랑비』에 절절하다. ○청계리 폐금광: 한국전쟁 때 주민 7백여 명이 군경에 무차별 학살당한 곳이며, 지연의 시 「십자수」, 정우영의 시 「노랑나비 한 마리」 등은 비극의 현장을 시에 담았다. ○필봉문화촌: 임실필봉농악은 임실군 강진면 필봉리에서 전승된 호남 좌도 농악의 대표적인 풍물굿으로, 문병란(1935∼2015)의 시 「꽹과리 소리 한평생」, 김용택의 시 「당신이 밟고 간 모든 길 위에 굿소리 들립니다」, 윤미숙의 동화 「소리공책의 비밀」, 최기우의 희곡 「웰컴투중벵이골_ 춤추는 상쇠」, 양진성·양옥경이 엮은 『임실필봉농악』 등에서 협화의 세상을 꿈꾸는 필봉농악의 세계와 푸진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회문산: 동학농민혁명과 구한말 항일투쟁의 근거지였다. 1948년 여순사건 이후에는 빨치산들이 마지막까지 투쟁했던 ‘저항의 산’이며, ‘피의 산’, ‘피난의 산’이다. 이태의 소설 「남부군」에 한 많은 역사가 있다. ※[전북의 문학 명소] 연재는 얘기보따리와 혼불기념사업회의 ‘전라북도 문학 명소를 찾아서Ⅰ: 남원시·완주군·임실군·순창군’ 사업으로, 최기우(극작가), 김근혜(동화작가), 문신(문학평론가)이 필자로 참여했습니다. 연재를 마칩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1.21 10:00

'이준석 초대 대표' 개혁신당 출범…이낙연 "함께 해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사령탑으로 하는 개혁신당이 20일 공식 출범했다. 개혁신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을 초대 당 대표로 선출했다. 정책위의장에는 김용남 전 의원이, 최고위원 3인에는 천하람·허은아·이기인 창당준비위원장이 임명됐다. 김철근 사무총장은 그대로 직을 유지한다. 이날 창당대회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 김종민·조응천·정태근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류호정 전 의원 등 제3지대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축사를 통해 개혁신당을 포함한 제3지대 '빅텐트'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혁신당은 그동안 공식 창당 이후 연대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은 축사에서 "시대적인 과제를 위해서 우리 모두 협력하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시대가 어떤 변화를 요구하고 어떤 정치를 원하는지 알고 있다. 그 일을 우리가 함께 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대한민국의 추락을 목격하고 있다. 경험과 준비가 없는 사람이 국정을 맡으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처참하게 경험하고 있다"며 "무능하고 타락한 사람이 정치를 독점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아프게 체험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과 나는 똑같은 경험을 했고 똑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행동도 똑같이 하기를 다짐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조응천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집에서 키우던 개와 고양이가 코끼리 두마리가 돼 집주인이 피해 다녀야 한다. 코끼리는 기성정당"이라며 "국민은 우리에게 뜻이 비슷한 것 같으니 짧은 것, 긴 것 따지지 말고 코끼리를 몰아내라고 명령한다"고 했다. 조 위원장은 "기왕이면 하나가 돼 국민 명령에 따르겠다고 약속한다"며 "개혁신당이 함께 가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는 "우리는 다른 곳에서 출발했지만, 같은 곳으로 가려는 사람"이라며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은 이 땅의 미래가 과학기술과 첨단 산업에 달려있다는 것을 서로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혼자서는 변화하기 어렵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늘 여기 새롭게 당을 만드는 분이 많이 모인 것 같은데, 뿔뿔이 각자도생해서는 정치적 성공을 거두기 매우 힘들 것"이라며 "꼭 화합해서 단일대오로 4월 총선을 맞이한다면 여러분의 소기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국회·정당
  • 연합
  • 2024.01.20 16:22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100. To. 이믿음

△글제목: To. 이믿음 △글쓴이: 강예원(다니엘열방학교 6년) 안녕, 이믿음? 나 강예원이야. 누구한테 이 편지를 쓸지 고민하다가 네가 생각나서 이걸 쓰게 되었어. 우리 반이 마니또 했던 거 기억나지? 그때 내가 너한테 샤프랑 지우개, 샤프심 같은 필기구를 줬어. 그런데 내가 오늘 다른 친구의 필통에서 뭘 봤는지 알아? 내가 너한테 주었던 곰돌이 지우개야. 물론 그 친구가 똑같은 지우개를 샀을지도 모르지만, 이번이 처음이 아니어서. 또 다른 일도 있었지. 네가 저번에 선생님께서 제대로 된 필기구를 가지고 다니라고 혼났잖아. 그때 내가 봤던 건 내가 준 샤프였어. 그거를 다 분해해서 가지고 있더라고. 솔직히 말해서 너무 화가 났지만, 수업이 지루해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어. 그런데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니까 참을 수 없겠더라고.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잖아. 너도 내 입장을 이해해주었으면 해. 나는 그 선물을 사기 위해서 토요일에 문구점으로 갔어. 근데 또 문구점이 가까운 건 아니어서 20분을 걸어가야 했지. 결국 도착해서 제일 필요한 연필, 샤프, 지우개, 샤프심을 샀어. 그것만 해도 5,000원이 넘었다. 그런데 포장용 박스랑 이것저것을 사다 보니 자그마치 8,000원이 넘은 거야. 참고로 내 한 달 용돈은 10,000원이란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힘들게 산 마니또 선물은 잘 써주겠지?’’라고 생각했어. 그리고 한 일주일 정도는 그랬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산 샤프를 조각조각 분해해서 버리게 되고 다른 친구의 필통에서 내 마니또 선물인 지우개가 있는 거야. 나는 진짜 터무니없고 화가 치밀어서 당장 너에게 따지고 싶었어. 만약 네가 받은 선물이 맘에 안 든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행동하지 말고 제발 집 쓰레기통에 버려 주길 바랄게, 알았지? From. 강예원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4.01.20 13:30

전북교총 오준영 회장 취임⋯"가르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만들겠다"

전북특별자치도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전북교총) 회장단 이·취임식이 19일 전주 아름다운컨벤션웨딩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여난실 한국교총 회장 직무대행, 서거석 교육감, 양오봉 전북대 총장을 비롯한 교육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특히 평교사 출신의 교총 회장을 선출하는 등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여 변화하는 전북교총의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200여명의 회원과 내빈도 함께했다. 신임 오준영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평교사 출신의 최연소 회장이라는 자리에 서게 된 것은 침울한 교직 사회를 반영하는 회원들의 선택”이라며 “공교육력의 회복, 교육계 내부 갈등 봉합, 회원의 어려움 해소를 통해 마음 놓고 가르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기종 회장은 이임사에서 “고 송경진 교사로 임기를 시작하여 고 서이초, 무녀도초 선생님과 임기를 마쳤다”며 “교권 보호를 위해 4년 6개월을 쉼없이 달려왔다. 앞으로의 전북교총도 선생님의 교권보호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이∙취임식에 참석한 서거석 교육감은 축사를 통해 “선생님의 든든한 동반자이자 튼튼한 울타리가 될 젊고 패기 있는 전북교총을 응원한다”고 축하했다. 또한 정운천, 김성주 의원과 양오봉 전북대 총장도 축사를 통해 교육력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전북교총의 역할에 기대를 드러냈다. 김관영 도지사와 우범기 전주시장도 영상을 통해 축하를 전했다. 한편 오준영 신임 전북교총회장은 1981년생으로 지난 20년간 산내초, 남원 도통초, 사매초, 설천초, 부남초·중학교에서 근무했다. 전북교총 최초의 초등교사 출신이자 역대 최연소 회장으로 당선돼 화제를 모았다. 임기는 3년이다.

  • 교육일반
  • 육경근
  • 2024.01.20 13:12

[전북의 문학 명소] 19. 가족이 함께 가면 좋을 문학 명소

△멋과 맛을 찾아 떠는 가족 여행 어릴 때 자주 헤엄을 치러 갔던 계곡은 물귀신이 발목을 잡아챈다는 시퍼런 물속을 겁도 없이 뛰어든 나의 어린 시절의 여름을 풍성하게 했다. 그날의 풍경과 감정을 찾아 지리산 뱀사골을 찾아가 본다. 뱀사골 계곡은 깊고 온전하다. 이곳에서 쓰러져 간 수많은 청춘의 피로 붉게 물든 산천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시치미를 떼고 있지만 실은 뱀사골 계곡 돌 틈 사이사이에 처연하고 슬픈 이야기가 숨어 있다. 때로는 돌돌돌, 때로는 조졸조졸 흐르는 소리는 죽어간 이들이 남긴 모스 신호이다.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가족과 함께 듣는 뜻 깊은 시간을 갖자. 복효근 시인의「환상적 탁족」을 읊는 것도 뱀사골을 즐기는 방법이다. ‘한여름 염천을 피해/ 지리산 뱀사골 계곡에 발을 담갔다’는 시인이 글과 함께 철쭉이 흐드러지게 피는 지리산 바래봉도 추천한다. 하늘이 아닌 땅에 물든 노을을 감상하는 것으로 한 해의 출발을 선언하는 건 어떨까.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순창 강천산은 김용택 시인이 그토록 보고 싶어서 하는 진달래나무와 때동나무, 산딸나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산행이 힘든 가족은 조금 덜 힘들고 신나는 여행지를 추천한다. 예로부터 고추장으로 유명하한 순창장류박물관을 찾아가 보자. 강천산 단풍보다 진하고 갓난아기 볼처럼 윤기가 자르르 도는 고추장. 양병호 시인의 시 「순창 고추장」에 ‘매콤 쏘면서도 달콤하게 앵기는 알싸한 그 맛’이라는 문구를 읽으면 입안에 저절로 침이 고인다. 장류박물관은 고추장 만드는 체험도 있다. 자녀와 함께 체험을 하면 하나의 먹거리가 식탁에 올라오기까지의 과정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저절로 터득이 된다. 임실치즈역사문화관으로 가면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의 치즈 이야기와 치즈 만들기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만들어진 임실치즈의 역사를 통해 꿈의 완성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빤한 명언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곳에서 가족끼리 치즈를 만들며 서로를 더욱 유연한 태도로 바라봐도 좋다. 순창 오일장과 삼례시장도 가족과 함께 가면 좋다. 카트의 크기를 욕망하기보다 까맣게 그을린 시골 할머니가 건넨 시금치 한 다발에 깃든 자연의 수고로움을 욕망하자. 시장이란 공간은 생산자와 판매자 사이에 오가는 돈보다 정이 먼저인 곳이다. 덤과 에누리라는 밀고 당기는 행위 속에서 정이 싹튼다. 그 과정에서 설득과 이해, 소통을 저절로 배우게 된다. 사진작가 이흥재와 시인 김용택이 함께 낸 사진에세이집 『그리운 장날』처럼 순창 오일장을 배경으로 생생한 삶의 현장을 찍어보는 재미를 느끼는 것도 방법이다. 엄마 손을 잡고 시장에 갔다가 꽈배기 튀김 하나에 행복했던 그 시절의 나와 우리가 그리우면 삼례시장도 좋다. ‘우리의 얼굴을’ ‘모두 다 만나’는 삼례시장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찾아서 떠나는 가족 여행 섬진강을 끼고 삶을 꾸리는 마을은 부지기수다. 그중 진뫼마을은 시인의 마을이다. 이 마을에는 시인이 많다. 그중 부모를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노래하는 김도수 시인이 있다. 시인의 자택과 가까운 곳에 흔하디흔한 고추밭이 있다. 그 밭 가장자리에 자그마한 돌비석은 이름하여 ‘사랑비’다. 사랑비 앞에는 ‘월곡양반 월곡댁/ 손발톱 속에 낀 흙/ 마당에 뿌려져/ 일곱 자식 밟고 살았네’ 라고 새겨졌고, 뒤에는 ‘어머니 아버지, 가난했지만 참으로 행복했습니다.’라고 쓰여 있다. 김도수 시인의 사모곡은 『섬진강 진뫼밭에 사랑비』(전라도닷컴·2015)에도 잘 드러나 있다. 이곳에 오면 사랑비에 적힌 문구를 소리 내어 읽어보자. 부모를 바라보는 자녀의 눈빛이 사뭇 달라짐을 느낄 것이다. 부부의 사랑을 더욱 단단하게 하고 싶다면 남원 최대의 사찰이었던 만복사로 가보자. 만복사를 배경으로 한 「만복사저포기」의 주인공 양생을 만나면 부부간의 신뢰가 쑥 올라간다. 사랑보다 더 깊은 믿음이 둘 사이를 단단하게 한다. 부부의 정을 더 깊게 느끼고 싶다면 남원 유천마을 김삼의당 시비가 있는 곳으로 가자. 김삼의당은 가난한 살림을 꾸리는 여염집 여인으로 남편과 아이들, 시집살이와 같은 일상 속 크고 작은 일들과 자연의 멋을 소재로 260여 편의 한시와 산문을 남겼다. 조선 시대 여인 중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김삼의당은 남편 하림과 가문의 사정과 글재주가 비슷해 천상배필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함께 시를 쓰고 문학을 이야기하는 부부의 애정도는 글로써 꽃 피운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가족 여행 어린이가 있는 가족은 어디를 가든 좋다. 아이들 눈에는 매양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한 것투성일 테니. 우선 동화 속 배경지로 가자. 「콩쥐팥쥐」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이서면 앵곡마을에는 담벼락이 그림책이다. 담벼락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아이는 어느새 콩쥐의 사정에 가슴 졸이고 팥쥐 엄마와 팥쥐의 못된 행동에 주먹을 불끈 쥔다. 실제 콩쥐가 살았음 직한 마을에 오면 착하게 살면 복을 받고 나쁘게 살면 벌을 받는다는 교훈을 굳이 입 아프게 말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이 배경지가 주는 힘이다. 어찌어찌 살아야 한다는 잔소리가 필요 없다. 현장이 곧 가르침이다. 오수의견공원도 어린이에게 문학의 힘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충실한 개가 주인을 살리기 위해 온몸에 물을 적셔 불을 끈 의견의 동상을 세워놓은 이곳에 오면 진정한 희생을 저절로 생각하게 된다. 작은 희생부터 큰 희생까지 타인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알찬 시간을 통해 책에서 얻는 지식보다 더 값진 지식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동화 속에서 나와 이제는 슬렁슬렁 산책하기 좋은 완주 봉동 상장기공원으로 가자. 과거에 이곳은 장마철에 제방이 자주 무너져 인명피해가 컸다. 제방을 재정비하고 강물의 범람으로 죽은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매해 당산제를 지낸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오래전 당산제에서는 씨름대회를 열어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올리는데 이때 아이부터 어른까지 참여연령이 다양했단다. 동학농민혁명 농민군을 소재로 한 최기우의 희곡 「들꽃상여」에 봉동의 소년장사 이복룡과 봉동씨름에 얽힌 여러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씨름터는 봉동 상장기공원. 200년 전통이 살아 있는 봉동씨름의 현장이다. 당산제에 맞춰 이곳에 온다면 우리 전통 스포츠인 씨름에 관심도 두고 씨름대회에 참가해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면 더 없이 좋다. △강바람을 따라 떠나는 가족 여행 강을 따라가는 여행은 어떨까? 임실 옥정호를 따라 달리면 일상의 노고를 잠시 잊게 된다. 옥정호가 내려다보는 국사봉에 오르면 더 자세하고 깊은 감흥을 얻을 수 있다. 국사봉 전망대에 서면 산 중턱을 따라 물을 가둔 옥정호수도 만나고 붕어섬도 조우한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운암대교와 최근 만들어진 출렁다리 또한 볼거리다. 옥정호는 수몰지다. 저 호수 바닥에는 아직도 납작 엎드린 초가지붕과 땅따먹기, 자치기를 하며 놀았던 공터가 아이들을 기다리는지도 모른다. 그리움은 붕어섬으로 남아 하늘에 작은 구름을 띄운다. 떠나간 이들을 그리는 붕어섬의 노래는 구름을 따라가서 비가 되고 눈이 되어 곳곳에 기별을 보낸다. 차를 세우고 시골 버스정류장에 앉아 박성우 시인의 「자두나무 정류장」을 읽어보자.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달이 오고 별이 오는 그곳에서 시를 읽으면 버스를 타고 내리는 비와 눈과 달과 별을 만날 수 있을지 누가 아는가. 기별 없이 오는 것은 더없이 반가우니 말이다. 가지각색으로 오는 그것들을 맞이하러 가는 운암호 여행은 어느 곳에 발을 디뎌도 후회가 없다. 기별 없이 딛는 발은 모든 것에게 기쁨이며 환호를 선물한다. 이제 문학적 감성에 젖었으니 섬진강을 따라 달려보자. 열린 창으로 팔을 뻗어 환호성을 질러보자. 스트레스 푸는 방법은 특별하지 않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털어내면 된다. 강이 담고 있는 역사와 숱한 이들의 눈물 나는 이야기를 함께 하는 것만으로 가족은 공유할 게 많아져서 더 단단한 관계가 된다. 가족이 별거 있나. 함께 자고, 먹고, 한 공간에서 호흡하며 가끔 여행을 통해 조금 솟았던 불신의 담을 슬쩍 무너뜨리자. 그 담은 너무 허성해서 언제 무너졌는지 모를 만큼 무너져 사라지고 없다. 가족이 있다는 건 든든한 배경을 둔 것과 같다. 말없이 나를 지지해주는 가족과 함께 하는 문학 명소체험은 오늘의 우리를 내일의 우리로 건너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주저 말고 문학 명소를 따라 다정한 대화를 나누어보자. /김근혜(동화작가)

  • 문학·출판
  • 기고
  • 2024.01.20 10:00

노로바이러스·호흡기감염병 비상…비상방역체계 앞당긴다

올겨울 노로바이러스와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면서 보건당국이 설 명절을 앞두고 비상방역체계를 앞당겨 시행한다. 질병관리청은 애초 설 연휴(2월 9∼12일)에 가동하려던 비상방역체계를 보름 넘게 앞당겨 19일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과 전국 보건기관은 설 연휴 전까지 신고 연락 체계를 일괄 정비하고, 24시간 비상연락망을 유지한다. 또 관내 보건의료기관·약국, 보육시설,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예방수칙 홍보와 신고 독려 등 예방 활동도 한다. 이번 겨울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은 최근 5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 올해 2주차(1월 7∼13일)에만 360명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는데, 이는 최근 5년 중 주간 단위로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온 2020년 3주차(353명)보다 많은 수치다. 노로바이러스가 통상 1월 3주∼2월 4주에 유행하는 특성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유행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0∼6세 영유아 환자가 전체 감염자의 49.4%를 차지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의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입원환자도 영유아가 전체의 57.7%를 차지하는 등 최근 4주간 증가세를 보인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2인 이상이 구토, 설사 등 증상을 보이거나 1인 이상 RSV 환자가 발생하면 가까운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달라"며 "어느 때보다 호흡기 감염병 예방접종이 중요한 시기이므로 65세 이상 어르신과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는 코로나19 신규 백신을 접종하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 보건·의료
  • 연합
  • 2024.01.19 1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