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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 내년 34개 체육행사 유치 지역상권 특수 기대

순창군이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국제대회를 포함해 내년에 34개 스포츠 대회 유치를 확정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22일 군에 따르면 내년도에 유치를 확정한 대회는 국제대회로는 4월 1일부터 9일까지 진행되는 ITF 국제주니어테니스선수권대회와 8월에 5일간 진행된는 KETF 국제주니어테니스선수권대회로 국제테니스연맹과 대한테니스협회가 주관하는 대회로 12개국 이상에서 대규모 선수단이 참여할 계획이다.전국대회는 2018 전국유소년야구대회, 제39회 회장기 전국정구대회 등 24개 대회가 순창에서 열띤 열전을 펼치게 되며 총 126일간 순창에서 경기가 진행되면서 방문단이 지역에서 머물며 소비하게 된다. 특히 2월에 진행되는 2018 전국유소년야구대회는 1500여명의 선수단과 가족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으로 벌써 숙박예약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99회 전국체육대회 정구종목이 순창에서 개최 될 예정인 가운데 이 대회는 10월 12일부터 18일까지 전국의 정구선수들이 순창에 몰려 순창 골목상권에 큰 특수가 기대되고 있다.군 관계자는 스포츠 마케팅은 대규모 선수단과 가족 등 관계자들이 경기기간 동안 지역에서 머물며 소비를 이어 간다는 데서 지역 소상공인 들에게 직접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일 뿐만 아니라 지역 이미지 제고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미 확정된 경기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더 많은 대회를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순창
  • 임남근
  • 2017.12.25 23:02

비트코인 광풍 속 '노동의 가치 상실' 경계해야

피자 한 판 값도 안 되던 비트코인 가치가 크게 요동치다보니, 모든 국민들이 대박을 꿈꾸며 빠져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잘만 사용하면 제3의 화폐로서의 장점을 갖게 될 가상화폐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투기의 대상이 되고 있어 씁쓸한 마음이 든다. 이러한 투기열풍은 열심히 일하여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큰 정신적 장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가상화폐 열품은 사회 전반에 걸쳐서 가치관의 큰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인격형성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기에 우연한 투자로 일확천금을 가질 수 있다는 환상이 팽배해진다면 열심히 공부해 역량을 쌓는 것이 무슨 의미를 갖겠는가. 결국에는 노동의 가치가 의미를 상실하게 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 될 것이며, 이러한 사회적 풍조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에 대한 존경심은 사라지게 된다.현재 가상화폐는 24시간 거래가 이루어짐은 물론 적은 양의 용돈을 가지고도 투자가 가능하다. 또한 상승과 하락의 변동 폭이 크다보니 실시간 변화를 알고 싶어 하는 마음 때문에 자주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켜는 사람들의 마음은 피폐해지고 있다.2009년 1월 사토시 나카모토(가명)에 의해 제안된 비트코인은 향후 100년간 최대 발행량이 2100만개로 한정되어 있고, 2015년 기준으로 약 1500만개가 유통됐다. 생성(채굴)은 시간당 6회 최대 50BTC 가능하다. 그러나 생성량이 2100만개가 되면 발행 확률이 반으로 줄고, 4년마다 50%씩 채굴량이 감소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희소성과 인플레이션이 유발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거래내용을 모든 참여자들이 공유하는 방식으로 제3자의 공인(한 예로 원화의 경우 한국은행이 제3자의 공인 역할을 수행함) 대신 참여자 50%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거래가 성립되는 공공거래장부(Public Ledger) 형식으로 투명성이 보장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가상화폐는 비트코인 외에도 종류가 다양하다.개인PC를 연결시켜 하나의 PC처럼 구동시키는 블록체인(Block Chain)에 의해 생성(일명 : 채굴), 유통되는 가상화폐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는 “비트코인은 달러보다 낫고 주고받기 위해 만날 필요가 없다”며 극찬하고 있다. 반면 JP모건의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은 “비트코인은 사기다. 사람들은 근본도 없는 화폐로 비즈니스를 창출하지 않을 것이며, 정부도 가상 통화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악평하기도 한다.가상화폐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가치로 부상할지도 노동이 진짜가치를 창출한다는 기본 개념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우리는 땀 흘려 얻은 작은 결실이 주는 희열이 거저 얻어진 행운 이상의 행복감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노동의 가치가 중시되는 건전한 사회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가상화폐의 열풍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12.25 23:02

희망의 바람은 지역에서 불었다

노후석탄화력발전소 가동중단, 예방적 살처분 거부, 새만금발 미세먼지, GMO 작물개발 중단 등 그래도 훈훈한 세밑이다. 눈 내리는 밤, 흰 당나귀를 그리워하는 여유도 있다. 거리에서 촛불 들고 종종거리며 박근혜 탄핵 엽서 보내기 캠페인을 마치고 우국지정에 소주잔을 들던 지난겨울과는 비교가 안된다.결국 국민은 촛불의 힘으로 대통령을 파면하고 이른 장미 대선을 치르고 문재인 정부를 세웠다.출발은 순조로 왔다. 낡고 고장이 잦은 원전을 폐쇄하고, 국립공원을 좀 먹는 케이블카라는 암 덩어리를 도려내고, 미세먼지로 숨 막히는 하늘을 맑게 하고, 먹는 물을 위협하고 강을 망친 4대강의 재자연화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을 것이라는 국민들의 기대도 컸다.문 대통령은 먼저 안전한 대한민국에 방점을 찍었다. 시민사회 출신을 환경부 장관과 차관으로 임명했다. 고리1호기를 영구 폐쇄하고 탈 원전 로드맵을 발표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30년 넘은 낡은 화력발전소를 가동 중단시켰다.세월호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발생원인, 수습과정, 후속조치 등 사실관계와 책임소재 규명을 위한 사회적참사특별법도 제정했다.하지만 문 대통령은 백마를 타고 온 초인은 아니었다. 생태민주사회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재개 결정, 문화재청의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조건부 승인, 사드 추가배치로 볼 때 어쩌면 개발 민주주의에 그칠 공산이 크다.살충제 달걀이나 생리대발암물질 검출 사건을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나 방식은 여전히 허술했고, 책임전가도 여전했다. 1조1000억을 들여 무안 공항을 경유 KTX노선 혈세 낭비, 제주도의 환경사회적 수용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밀어붙이는 2공항 등 개발 적폐도 이어지고 있다.그래도 우리는 이미 희망을 보았고,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기적을 일으키지 않았는가?희망의 바람은 지역에서 불었다. 달걀 출하 중단으로 1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와 소송중이라는 이유로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으면서도 조류독감 예방적 살처분을 거부한 참사랑동물복지농장이 지역을 달군 환경뉴스로 주목받았다.농장주는 살처분 취소 소송도 하고 SNS에 호소하고 동물환경단체와 힘을 모아 5000마리의 닭을 살렸다. 전국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방역의 실효성이 없고 생명경시 풍조만 확산시키는 싹쓸이 살처분의 문제점을 공론화 했다.찬반 논란이 뜨거웠던 유전자변형(GMO) 작물개발도 큰 전환점을 맞았다. 농촌진흥청의 상업적인 유전자변형작물(GMO) 연구 생산 중단 발표도 화제가 되었다.농진청과 반GMO전북도민행동은 GM작물 생산 중단과 개발사업단 해체 등을 담은 협약을 체결했다. GMO 정책 결정과정의 시민 참여라는 측면에서 성공적인 협치 사례로 꼽혔다.전주동물원의 늑대사도 화제가 되었다. 철창과 콘크리트 사육시설 대신 나무와 자연석은 물론 생태적 습성을 고려한 굴까지 갖춰진 늑대의 숲에 둥지를 틀었다.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미세먼지 농도가 전국 최고 수준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했다. 새만금 미세먼지 논란도 가세했다. 전주시 팔복동 폐기물고형연료 발전시설 추진에 시민들이 크게 반발한 것도 대기 환경악화에 대한 우려다.뉴스 후에도 일상은 계속된다. 참사랑동물복지농장은 또다시 예방적 살처분을 하라는 명령서를 받을 수 있다. GMO식품 완전표시제 등 제도 개선은 아직도 길이 멀다. 쓰레기연료 소각시설도 행정심판, 행정소송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미세먼지도 여전하다. 전주 생태동물원은 국가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난개발에는 미래가 없다. 문대통령의 말이다. 내년에 좀 더 행복한 환경뉴스가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12.25 23:02

전북 뿌리산업 육성 특화전략 필요하다

뿌리산업은 말 그대로 모든 제조업을 떠받치는 근간산업이다. 주조·금형·용접·소성가공·표면처리·열처리 등 6개 뿌리기술을 통해서다. 그럼에도 작업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제조공정의 특성상 환경유해물질의 발생이 불가피해 기피대상이 됐다. 뿌리산업의 발전 없이 제조업의 경쟁력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정부도 그간 3D업종의 대명사로 불리며 사양산업으로 취급했던 뿌리산업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최근 10여년간 뿌리산업 육성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뿌리산업 진흥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뿌리산업진흥 5개년 계획을 마련하는가 하면, 매년 진흥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기존 뿌리산업 집적지의 고도화, 신규 뿌리산업 단지조성, IT융합을 통한 생산성 혁신, 인력양성, 환경규제 개선, 맞춤형 R&D지원, 우수 개발기술의 사업화·제품화 지원 등의 정책을 폈다.그럼에도 전북의 뿌리산업은 여전히 열악하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뿌리산업의 사업체수는 367개로 전국 사업체 2만 6398개 대비 1.4%에 불과하다. 관련 매출액은 4조 1112억원으로 전국(131조 7564억원) 대비 3.1%, 종자자수는 1만 6293명으로 전국(50만 4387명) 대비 3.2% 수준이다. 100명 이상 사업체의 비중은 3%로 매우 낮으며 10인 미만의 영세업체 비중이 62.3%나 차지한다.전북도가 이런 현실을 바탕으로 최근 전북뿌리산업발전위원회를 열고 향후 3년간 뿌리산업 육성방향을 담은 제2차 종합계획을 수립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뿌리기술 전문기업 40개 육성, 수출기업 80개 육성, 신규일자리 600개 창출, 전문인력 500명 양성, 숙련기술자 70명 확보, 기업유치 및 창업유도 30개, 원·부자재 도내 수급률 70% 달성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2차 종합계획의 목표치가 막연하게만 보인다. 1차 종합계획의 성적표가 초라하기 때문이다. 1차 계획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진단이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물론, 김제에 뿌리기술지원센터가 설립돼 공동 장비 활용 등을 통한 나름대로 성과를 올렸으며, 금형·용접을 중심으로 한 군산과 완주뿌리산업특화단지가 조성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북의 뿌리산업 특화정책은 잘 보이지 않았다. 다른 시·도에서 추진한 지역전략산업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형태의 뿌리산업지원 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전북의 전략산업에 맞는 전북 뿌리산업만의 특장을 살리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7.12.25 23:02

지방의회 청렴도 꼴찌…무슨 낯으로 얼굴 드나

전북지역 지방의회 청렴도가 전국적으로 꼴찌에서 1∼2위를 차지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방의원 배지를 달고 무슨 염치로 주민들을 대하고 있는지 의문이다.국민권익위원회는 21일 전국 17개 광역의회, 30개 기초의회의 2017년도 청렴도 측정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전북도의회는 10점 만점에 4등급인 5.58점을 받아 전국 17개 광역의회 가운데 꼴찌에서 두 번째를 기록했다. 또 전주시의회는 전국의 인구 50만 명 이상 기초의회 30개 가운데 꼴찌였다. 점수는 5.34점으로 최하위 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이번 측정 결과는 국민권익위가 지난 10∼11월 지방의회 직무관계자, 경제사회단체 및 전문가, 지역주민 등 1974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나온 것이다.지방의회가 부활한지 벌써 26년째인데 전북지역 의회들은 왜 이 모양인가. 올해의 경우 청렴도가 낮은 것은 의원들의 부패와 관련이 깊다. 최진호·정진세 전북도의원과 고미희·송정훈 전주시의원 등 4명은 일명 ‘재량사업비’로 추진되는 공사를 특정업체들에 몰아주고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받은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젯밥에만 눈이 어두웠다. 이와 함께 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지방의원의 부당한 업무처리 요구, 의정활동 과정에 반영되는 지연·학연, 외유성 해외연수에 대한 주민들의 부정적인 인식 등이 이번 청렴도 조사에 영향을 끼쳤다. 청탁금지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지방의회 의원들의 부정청탁 및 연고주의 관행이 청렴도 향상에 심각한 저해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지방의회는 일부 깨끗하고 성실한 의원들이 없지 않다. 그러나 현 상황을 보면 부패집단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자정력도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상태에서 어찌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겠는가. 지방의회는 집행부와 함께 풀뿌리 민주주의의 양대 수레바퀴다. 한 쪽이 부패하고 썩었다면 다른 쪽도 성할 리 없다.이제는 도민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시민은 물론 시민단체, 공직자, 노조, 언론 등이 감시의 눈을 번뜩여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5개월 남짓 남은 내년 6·13 지방선거에서 부패한 지방의원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서야 한다. 시민 각자가 관심을 갖고 참여해 냉정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무관심은 비리의 싹을 틔우는 온상이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7.12.25 23:02

선거와 입뉴스

굳이 여론조사가 아니어도 누가 역량 있는 사람인지 다 지역별로 알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안좋아 연말분위기가 안나지만 유권자들은 입지자들을 안주거리 삼아 씹는 맛으로 스트레스를 날린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유권자들은 평소와 달리 약간은 기세등등 해진다. 4년만에 갑이 되므로 마냥 입지자들한테 호락호락하지 않다. 입지자들은 애써서 자기명함을 유권자한테 전하지만 제대로 보지도 않고 구겨버리거나 휴지통에 던져 버리는 경우가 있다. 몹시 기분 상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갑질에 익숙했던 입지자 가운데는 갑자기 유권자한테 고개 숙이는 게 맘 같이 잘 안돼 힘들어라 한다. 시베리아와 같이 선거라는 허허벌판속에서 느끼는 감촉은 여전히 냉혹한 현실세계의 차가움만 감지될 뿐이다.선거는 유권자의 맘을 얻는 행위다. 사람의 맘을 얻기란 여간 쉽지 않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알 수 없다고 하지 않던가. 보통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선거판에 나설 수 없다. 그런데도 입지자 가운데는 깜도 안되는 사람이 체면과 염치 불구하고 뻔뻔하게 나서 종종 웃음거리가 된 경우가 있다. 유권자들과 악수만 해봐도 지지여부를 감지할 수 있다. 우호적인 사람은 말투와 대하는 느낌부터 다르다. 관심이 없거나 반대자는 찬 바람이 훽훽 분다. 농촌은 입지자와 숟가락 숫자까지 알며 가깝게 지내온 탓에 선거 치르기가 쉽지 않다. 3대에 걸쳐 집안 내력이 다 까벌려지기 때문에 출마부터가 어렵다.농촌은 경로당이 생활 중심지가 되다 보니까 경로당이 표심을 움직이는 여론집합처나 다름 없다. 노인들 입줄에 한번 잘못 올랐다가는 패가망신 당할 수 있다. 묵은 찌꺼기까지 다 노출되기 때문에 아닌 것을 숨기고 가리고 싶은 것을 가릴 수도 없다. 노인들이 날마다 경로당에서 종편을 통해 현실정치를 쉽게 접하므로 예전보다 안목과 수준이 달라졌다. 경로당 여론이 입뉴스를 통해 퍼저 나갈때는 그 전파력이 만만치 않다. 해묵은 입지자들의 신상정보까지 모두 드러나기 때문에 그 누구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입 뉴스의 폭발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지사 선거를 제외하고는 교육감 시장군수 도의원 시군의원 선거가 팽팽하다. 현직들은 언론에 노출되는 빈도가 잦아 인지도가 높지만 지지도로 그대로 연결돼 있지는 않다. 유권자들은 특별하게 잘 하는 단체장을 빼고는 거의 바꾸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특히 직업없이 지방의원 한 사람들은 경계해야 한다. 동냥벼슬인 선출직을 할려면 평소 덕을 베풀고 쌓아야 한다. 말만 번지르하게 잘하는 교언영색(巧言令色)형은 사고칠 위험이 높아 배제해야 한다. 임기동안 목에다 잔뜩 힘이나 주고 다니면서 갑질한 선출직은 유권자들이 다 꿰뚫어 보고 있다. 각 지역별로 될 사람, 되서는 안될 사람, 떨어 뜨려야 할 사람이 입뉴스를 통해 하나씩 가려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만 모르고 오늘도 선거판을 누빈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7.12.25 23:02

글쓰기가 뭐라고

글쓰기는 역시 타고나야 하는 걸까? 대학교 첫 글쓰기 수업 때 들었던 생각이다. 리포트에 가갸거겨 정도나 쓸 줄 알았던 학생들을 위해 교수님은 매주 글쓰기 특강을 열었다. 그런데 참석을 해보니 나름 글 좀 쓴다는 친구들만 모인 것이다. 그들의 글은 멋진 건축처럼 논리가 차곡하게 쌓여있었다. 그 사이에 위치한 내 글은 수수깡으로 만든 조악한 괴작이었다. 내가 썼지만 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났다. 으악 난 틀렸어.글쓰기 데뷔와 동시에 은퇴식을 치를 뻔 한 나를 구해준 책이 있다. 소설가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다. 작가와 책 제목만 들어도 글쓰기에 대한 엄청난 비기를 알려줄 것 같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 책은 작법서를 가장한 자서전 혹은 자기 자랑에 가까웠다. 책 내용의 대부분은 자신이 유년시절부터 데뷔까지 어떻게 펜을 놓지 않았는지의 이야기였으니까.비록 유혹하는 글쓰기 비법을 배우진 못했지만 스티븐 킹이 말하는 꾸준하게 쓰는 글쓰기의 즐거움은 간접 체험하게 되었다. 또한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보다 내가 편하고 재미있게 쓸 수 있는 글을 찾게 되었다. 그래서 나아졌냐고? 안타깝게도 내 글은 수수깡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성을 쌓았다 싶을 정도로 꾸준히 많은 글을 냈다.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쓰는 재미를 알아버렸기 때문이다.야속하게도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캠퍼스에 가면 사람들이 나를 학생이 아닌 교직원으로 착각한다. 하지만 글 쓰는 것을 계속하고 싶어 내가 일하는 북스포즈에 글쓰기 모임을 만들었다. 이름은 글쓰기가 뭐라고. 글 쓰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쓰자는 의미다. 매주 모여서 아무런 주제를 뽑아 1시간 동안 쓰고, 1시간 동안 서로의 글을 보고 이야기한다. 자소서를 쓰다 온 취준생도, 보고서에 골머리를 앓는 직장인도 이곳에서는 부담 없이 글을 쓸 수 있다.요즘에는 내 글보다 글쓰기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의 글을 보는 재미가 생겼다. 얼굴도, 이름도 외우기 전에 글이 먼저 인상에 남는데 그것이 엄청난 문장이거나, 깊이 있는 주제의식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서툴지만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적었기에 개성이 생기고, 앞서 말한 화려한 글들보다 이런 글들이 더욱 좋아졌다. 하루의 여독을 글을 쓰며 스스로 마음을 회복하는 사람들도 생겼다.연말에 운 좋게도 이 잡문(?)을 모아 책을 냈다. 소량 출판에 서로 n분의 1로 나누었기에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이 찾기란 힘들 것이다. 하지만 모임 사람 중 누군가 성공하면 이 책을 경매 사이트에 올리기로 약속을 했으니 언젠가는 볼 수 있지 않을까? 내친김에 이제는 각자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 글을 써서 새해에 작은 책들을 내자고 했다. 욕심보다는 재미를 느끼며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완성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평소 생각을 정리하기도 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 공부를 하기도 한다. 때로는 글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사람도 있다. 글 쓰는 것은 어렵다라는 생각만 벗어나면 우리도 베스트셀러는 아니지만 나름의 작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글쓰기가 뭐라고. 다소 건방진 이 문구 아래에서 앞으로도 많은 이야기들이 펼쳐지기를 바란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7.12.25 23:02

[2017 국내 10대 뉴스] 촛불혁명 국정농단 박근혜 탄핵… 뭍에 오른 세월호

대한민국은 촛불 민심이 타오르는 가운데 2017년 새해를 맞았다. 올 초 국민의 시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을 맡은 헌법재판소로 쏠렸다. 헌재는 3개월간의 심리 끝에 대통령을 파면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대통령 파면은 조기 대선으로 이어졌다. 5월 9일 치러진 선거에서는 대권에 재도전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41.08%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됐다.문 대통령은 국정과제 1호로 적폐청산을 선언했고, 검찰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각종 의혹을 파헤쳤다. 또 문재인 정부는 신고리 원전의 건설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공론조사를 시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정부는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강력한 규제안을 담은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고,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을 17년 만에 최대 폭으로 인상해 7천530원으로 책정했다.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두고는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해 시험이 일주일 연기됐다. 2014년 침몰했던 세월호는 3년 만에 뭍으로 꺼내졌다.■ 제19대 문재인 대통령 당선지난해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조기 대선이 가시권에 든 데 이어 헌법재판소가 지난 3월 10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서 대통령 궐위에 따른 대통령 보궐선거가 확정됐다.대통령이 궐위된 때는 60일 이내 후임자를 선거한다는 헌법 조항에 따라 대통령 선거일은 5월 9일로 정해졌으며, 장미가 만개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19대 대선은 장미대선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대선은 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5파전으로 치러졌으며 문재인 후보가 41.08%의 득표율로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세월호 인양유해 일부 수습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 맹골수도에서 침몰한 세월호가 침몰 해역에서 끌어 올려져 3년 만인 올해 4월 11일 목포신항으로 옮겨졌다. 선체에 구멍을 뚫어 무게를 줄이는 등 힘든 과정을 거쳐 천신만고 끝에 인양이 마무리됐다.목포신항 거치 이후 수색 당국은 미수습자 9명을 찾기 위해 객실 구역과 화물칸, 침몰 해역에서 수색을 벌였다.수색 7개월간 객실 구역과 침몰 해역에서 단원고 조은화허다윤 양, 고창석 교사, 이영숙 씨의 유해가 수습돼 장례가 치러졌다. 그러나 단원고 박영인남현철 군, 양승진 교사, 부자지간인 권재근 씨와 혁규 군의 유해는 찾지 못했고, 가족들은 11월 18일 목포신항을 떠나 유해 없는 장례를 치렀다.■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헌법재판소는 올해 3월 10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을 파면하는 결정을 내렸다. 탄핵심판을 통해 현직 대통령이 탄핵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곧바로 지위를 상실했고 조기 대선을 거쳐 새 정부 출범으로 이어졌다.앞서 지난해 12월 9일 국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해 헌법재판소로 넘기면서 탄핵심판 정국이 시작됐다. 박한철 소장이 1월 31일 퇴임한 뒤 선임인 이정미 재판관이 권한대행을 맡아 심리를 주재했다. 헌재는 3월 10일 오전 박 전 대통령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파면을 결정했고, 석 달간의 탄핵심판이 마무리됐다.■ 북 6차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도발북한은 올해 6차 핵실험과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을 이어가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켰다.올해 초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 단계라고 주장한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멈추지 않았다. 올해에만 총 15회, 20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이어갔다.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뒤인 7월 4일에는 첫 ICBM급 화성-14형 시험발사를 했고,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정상각도 발사 등 도발을 이어간 끝에 11월 29일 또 다른 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한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이 실현됐다고 선언했다.■ 사드가 유발한 한-중 갈등과 봉합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한중 양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갈등을 거듭했다.한중 갈등은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는 듯했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됨에 따라 사드 잔여 발사대 임시 배치 협의가 한미 간에 이뤄지고,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인 9월 7일 잔여 발사대 4기와 장비가 성주 사드 기지에 임시 배치되면서 갈등 상황은 지속했다.양국은 10월 31일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을 담은 한중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표하며 갈등을 일단 봉합했다.■ 시민이 결정한 신고리원전 운명문재인 대통령은 애초 대선 때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정부가 이미 1조6천억원을 투입한 56호기의 종합 공정률이 29.5%(시공 11.3%)에 달하자 공론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공론화위원회는 1차 전화조사에서 2만6명의 응답을 받아 이 가운데 500명을 시민참여단으로 선정했고, 9월 16일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시민참여단 478명에게 건설 재개중단 양측의 주장이 담긴 동영상 강의와 자료집을 제공했다.시민참여단은 최종 4차 조사의 양자택일 7번 문항에서 건설 재개 59.5%, 중단 40.5%로 19.0% 포인트 차이로 건설 재개 결론을 냈다.■ 전국 뒤흔든 포항지진에 수능연기11월 15일 오후 2시 29분 경북 포항시 북구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에 이어 국내에서 일어난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지진이었다. 포항 지진의 피해 규모는 시설물 피해 2만7천300여 건, 피해액 551억원으로 경주 지진 당시 집계된 피해액 110억원의 5배가 넘었다.정부는 포항 지진 이튿날인 16일 치러질 예정이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도 일주일 뒤인 23일로 연기했다. 수능이 자연재해 때문에 연기된 것은 1993년(1994학년도) 수능 체제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었다.■ 정부, 적폐청산 앞세워 사정 칼날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1호인 적폐청산 기조에 따라 검찰은 7월부터 5개월 넘게 전 정권을 겨냥해 숨 돌릴 틈 없는 수사를 벌였다. 적폐수사는 서울중앙지검을 중심으로 각급 검찰청이 수사 의뢰고발 사건을 처리하는 형태로 주로 이뤄졌다.검찰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받은 내부 자료를 바탕으로 이명박 정권 당시 국정원이 민간인 댓글부대 40여 개 팀을 운용하며 여론 조작을 벌인 사실을 밝혀냈다. 또 국방부 태스크포스로부터 군 사이버사령부가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군무원을 동원해 댓글공작을 벌인 단서를 입수, 김관진 당시 장관 등 군 수뇌부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관여 여부를 수사했다.■ 내년 최저임금 17년만에 최대 인상최저임금위원회가 7월 15일 2018년 최저임금을 7천530원으로 확정했다. 2017년 최저임금 6천470원보다 16.4% 오른 금액이며, 2000년 9월2001년 8월(16.6% 인상) 이후 17년 만에 최대 인상 폭이다. 이 같은 인상 폭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대선 공약 이행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이번 인상 결정으로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1인 가구 노동자는 월급 기준(209시간 기준)으로 올해보다 22만1천540원 인상된 157만3천770원을 받게 된다.반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의 인건비 부담은 크게 늘어 영세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정부 고강도 부동산 안정대책 발표새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에서는 규제 종합세트라 불리는 투기과열지구가 6년 만에 부활하는 등 고강도 규제책이 쏟아졌다.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세종시까지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로 내려가는 등 대출이 빡빡해졌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되는 등 재건축 규제도 신설됐다.한편으로는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불구하고 과거 정권에서 수년간 이어진 부동산대출 규제 완화와 저금리 장기화 영향으로 가계부채가 급증세를 이어 가 1천400조원을 넘어섰다. /연합뉴스

  • 사회일반
  • 연합
  • 2017.12.25 23:02

[철의 궤도: 전라선 철길 답사기 ⑬ 금지역, 그리고…] 전북 이야기 실은 기차, 이제 강 너머 남쪽으로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금지역 지난 12월 8일, 남원시 금지면. 신월보건진료소, 금지초등학교 등과 함께 금지역이라는 표기가 화살표 모양의 이정표에 박혀 있었다. 그 크기가 크지 않아 자칫 못 보고 지나칠 뻔했다. 아무래도 서두르지 말고 싸드락싸드락 댕기라고 그런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농협 건물을 끼고 들어가 우체국과 보건소를 지나 좁은, 그러나 곧게 뻗은 길로 쭉 들어가면, 그 끝에는 금지역이 서 있다. 파란 직사각형 간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얇은 금속판을 세워놓았는데, 다른 역의 그것과 비교해보면 좀 볼품없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얇은 금속판일 뿐이라, 바람이 불면 웅 웅 하니 우는 소리가 들린다. 그 다음에는 지붕이 눈에 들어온다. 역사(驛舍) 지붕으로서는 전형적이지 않은 것이, 마치 눈썹 아래까지 내려오는 더벅머리처럼도 보인다. 주차된 자동차는 많은데, 인기척은 없었다. 대합실로 들어가는 문도 없었다. 원래는 있었지만, 여객취급 중단 이후로 문을 떼어내고 그 자리를 아주 깔끔하게도 벽돌로 메워놓았다. 벽이 된 문에는 금지역은 직원이 없는 무인역입니다라 쓰인 안내만 붙어 있다. 당연히 겨울이라 그렇겠지만, 이파리 하나 없이 서 있는(또 일부 가지는 죽은 것처럼 보였다) 벚나무들이 어쩐지 쓸쓸해 보였다. 아무 것에나 감정을 이입하고 보는 인간의 몹쓸 감성일지도 모르겠다. 금지역은 1933년 남원~곡성 구간 개통 때 주생역, 곡성역과 함께 문을 열었다. 주생역과 곡성역 사이, 딱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는데, 두 역과의 거리는 6km 정도다. 문을 열 때는 역원배치간이역이었다가, 1980년에 보통역으로 승격한다. 여객수송실적만 보면 의아할 수도 있겠다. 1979년 금지역을 이용한 이가 모두 8만8853명이었는데, 같은 해 옹정역 이용객이 14만3187명으로 더 많았기 때문이다. 옹정역은 건물도 측선도 없는 본격 간이역이었다는 점을 잊지 말자. 그러나 금지역은 옹정역이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었다. 1979년 금지역이 처리한 화물은 발송이 3만2750톤, 도착이 4545톤으로 모두 3만7295톤이었다. 전주나 북전주, 남원 등 도시나 공업지대의 역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비슷한 규모의 주생역이나 오수역 등과 비교하면 꽤 수요가 있는 편이었다. 금지역이 할 수 있었던, 아니 할 수 있을 뻔했던 것이 또 하나 있다. 일제 강점기, 송정리역(지금의 광주송정역)에서 광주, 담양, 순창을 지나 경남 진주, 마산까지 이어지는 철도 노선 건설 계획이 있었다. 1922년에 이 가운데 서쪽 끝에 해당하는 송정리~광주~담양 구간이 먼저 개통됐다. 이를 전남선이라 불렀다. 송정리~광주 구간은 광주선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하여간 이후로도 공사는 계속된 듯한데, 순창에 남아 있는 향가터널과 향가유원지 교각이 그 흔적이다. 그러다 1944년, 전쟁물자가 부족해진 일제가 공사를 중단하고 이미 깔려 있던 철길도 철거해 버렸다. 이 철길이 전라선과 만나기로 예정돼 있던 곳이 바로 금지역이다. 어떻게 보면, 전라선과 경전선이 만나는 지금의 순천역과 비슷한 역할을 부여받을 뻔했던 셈. 광복 후인 1965년에 광주~금지 구간 공사를 재개한 기록이 있지만, 이 또한 제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만약 이 철길이 이어졌더라면, 그 모습이 좀 달라졌을까? 그렇게 그저 평범한 시골 역으로 남게 된 금지역은 1998년 전라선 노반 개량에 따라 한 차례 자리를 옮겼다가 2007년, 여객 취급 업무를 손에서 놓았다. 이듬해에는 무배치 간이역으로 격하됐다. 최근 광주~남원~대구 사이를 잇는 달빛내륙철도 건설이 논의되고 있지만, 논의되는 노선을 지도에서 짚어보면 금지역이 설 자리는 없어 보인다. 사람 발길이 끊어진 지 거의 10년, 플랫폼 바닥의 블록 사이로 풀들이 올라와 있었다. 역명판 같은 시설물들은 철거됐고, 이제는 다만 그 흔적만 남아 있다. 역 이름 쓰인 간판이 네 개 있었고, 녹이 슬어서 삭아서 없앴지. 여기 하나, 저 짝에 하나 그렇게 있었는데, 인자 관리를 않고 사람이 없으니까. 태풍이라도 불면 위험하잖아요. 동행한 코레일 관계자의 설명에 납득이 되다가도, 그래도 뭔가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다. 승강장의 지붕 시설물이라도 남아있는 것을 감지덕지해야 할까. 녹색 진행 신호가 들어왔다. 눈 깜짝할 새 KTX 한 편성이 지나갔다. 확실히, 관리되지 못한 시설물 같은 것이 바람에 날려 저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리는 열차의 진로를 방해하면 위험할 것도 같다. △에필로그: 다시 만날 그 열차 휙휙 지나가는 창밖 풍경을 보고 가만히 있노라니 마치 몇 분짜리 단편영화 같다는 생각도 해 본다. 같은 칸 앞쪽에서 아이가 부모에게 보채는 소리와 뒷자리에 앉은 승객의 휴대전화에서 울리는 문자메시지를 알리는 띠링띠링 하는 알림음, 문 여닫고 오가는 발소리 등. 기차가 달리며 내는 시-미-라-레-, 덜컹덜컹, 후두둑, 삐이이, 이런 소리에 고명을 올리듯 저녁 소리가 풍성해진다. 복도를 사이로 옆에 앉은 승객이 열차 안의 히터바람에 노곤해진 몸이 풀리는 듯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다. 땅거미 진 어둠 속으로 가로등 불빛들이 고개를 든다. 주지하다시피, 한국 철도의 역사는 수탈을 빼놓고는 성립할 수 없다. 일제 강점기에 호소카와 가문이니 삼릉(미쓰비시)재벌이니 하는 자본가들이 달려들어 전라선 철도를 놓으려, 혹은 끌어들이려 했던 것도 결국 수탈과 관련이 있다. 태생은 그렇지만, 일단 놓인 철길은 어떤 식으로든 전북 사람들의 삶을 극적으로 바꿔놓았다. 이리동중 다니던 장하영 씨를 학교에서 집으로 또 집에서 학교로 데려다 줬으며, 춘포 살던 노동자들을 공단으로 실어 날랐고, 신리 주민 이정두 씨가 친구를 만나러 가게 해줬다. 오수 사는 김균자 씨에게도, 남원 사는 조효순 씨에게도 옛 기차의 추억은 선명하다. 그뿐이랴. 현대의 이리(익산)를 만든 것도 철길이었고, 산업화 시기 전주의 물류를 지탱했던 것도 전라선-북전주선 철길이었다. 내일로 티켓 한 장에 의지해 삼례로, 전주로, 임실로 돌며 전북을 맛보는 청년들 모습도, 고속열차 타고 남원에서 내려 봄내음(春香)에 취하는 여행객들 모습도, 모두 철길이 만든 풍경이다. 누군가에겐 평범한 일상일수도, 또 누군가에겐 특별한 여정일수도 있는 길. 봄꽃 나들이로 여행객 발길에 설렘 가득하던 봄, 태양이 아스팔트까지 녹일 기세로 쨍쨍 내리쬐던 여름, 단풍 익고 코스모스 만개해 향수 불러일으키던 가을, 기차 창밖으로 눈 이불 덮은 시골동네 풍경화 펼쳐지던 겨울까지. 다시, 금지역. 이곳에서 남쪽으로 조금 달리면, 물줄기 하나가 앞을 가로막는다. 관촌에서 만났던 그 물이다. 섬진강댐을 지나 순창 땅을 적시고 오수천, 경천, 옥과천과 한 몸이 되어 왔다. 강변으로는 자전거길이 깔끔하게 닦여 있다. 손이 시리고 귀가 얼고 머리는 땅땅 울리는 날씨였는데도, 자전거 여행객들이 유유히 길 따라 다리 밑을 지나갔다. 졸졸 소리 내며 흐르는 이 섬진강 물을 건너면 저편은 이제 전라남도 곡성 땅. 이야기를 가득 실은 남행열차 한 덩어리가 다리를 건넌다. 반질반질 빛나는 평행선, 전북도민의 사연을 침목 밑에 고이 쌓아 올린 전라선 철길은 이제 전북을 벗어나 달린다. /권혁일김태경 기자 <끝>

  • 기획
  • 전북일보
  • 2017.12.23 23:02

'성완종 리스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무죄 확정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받았지만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홍준표(63)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 대표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홍 대표는 2011년 6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성 전 회장의 측근 윤 모 씨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1심은 지난해 9월 뇌물을 전달했다는 윤씨의 진술을 토대로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했다. 다만 홍 대표가 당시 현직 도지사인 점을 고려해 법정 구속하지 않았다.하지만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2부는 홍 대표가 평소 친분이 없던 성 전 회장에게서 1억 원을 받을 동기가 뚜렷하지 않고, 오히려 금품 전달자인 윤씨가 허위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윤씨의 진술내용에 추상적인 내용이 많고 일관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진술과 모순되는 부분이 있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돈을 전달했다는 시기에 국회 의원회관이 공사 중이었던 점 등에서 진술에 모순이 있는 점도 지적됐다.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이 사건은 자원개발비리 혐의로 수사를 받던 성 전 회장이 2015년 4월 9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한 기자와 전화 인터뷰하며 홍 대표와 이 총리를 비롯한 유력 정치인들에게 돈을 건넸다고 폭로해 불거졌다.이후 검찰은 수사 끝에 성완종 리스트로 불리는 성 전 회장의 자필 메모에 홍준표 1억이라는 문구가 있을 뿐 아니라 생전에 남긴 육성 녹음에서도 윤씨를 통해 1억원을 줬다는 주장이 확인됐다며 홍 대표를 기소했다.현 문무일 검찰총장이 당시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수사를 이끌었다.연합뉴스

  • 법원·검찰
  • 연합
  • 2017.12.22 23:02

전북교육청, 내년 1월 1일자 지방공무원 승진 발령 등 정기인사

전북교육청이 2018년도 1월 1일 자로 4급 지방서기관 및 5급 지방교육행정사무관 승진, 지방공무원 전보신규 임용 등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정기인사자 명단(2018년도 1월 1일자) 내려받기>이번 지방공무원 승진자는 모두 156명으로 교육행정 4급 4명, 5급 15명, 6급 26명, 7급 79명과 전산, 사서, 시설, 공업, 사무운영, 시설관리, 전기운영 등 32명이다.또, 전보와 신규 임용이 각각 433명, 56명이다.직급별로 보면 지방서기관의 경우 김영주 사무관이 전북교육청 정책공보담당관 기획소통협력 담당, 장효람 사무관이 전북학생교육원 총무부장, 최성휘 사무관이 전북교육청 감사담당관 감사1팀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됐다.김형대 전북교육청 재무과장은 예산과장, 박성현 교육연구정보원 총무부장이 예산과 교육협력담당, 박양상 정책공보담당관 기획소통협력담당이 행정과장, 중앙교육연수원 교육파견에서 복귀하는 김명희 서기관이 재무과장으로 자리를 옮긴다.또 김종명 감사담당관 감사1팀장이 전북교육연구정보원 총무부장, 오진 행정과장이 군산교육문화회관 관장, 이용희 예산과장이 남원교육문화회관 관장, 소기현 예산과 교육협력담당이 전주교육지원청 행정지원국장으로 각각 발령됐다.6급 이하 지방공무원 전보는 전보희망제에 따라 해당 공무원의 희망 지역에 배치했다.

  • 교육일반
  • 최명국
  • 2017.12.22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