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완주 통합] '반쪽' 통합 논의…"시기 늦추자" 삐걱
전주완주 통합관련 공청회에서 통합절차를 늦춰달라는 여론이 들끓었다는 것은 그만큼 양 지역 통합논의가 파행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이는 정부의 미온적 태도와 지역 정치인들의 '제 밥그릇 지키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과 함께, 보다 강력한 행정력과 설명회 개최, 특례법안 제정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행정안전부는 이와 별도로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탈법 행위를 주시하고 있으며, 보다 강력히 대응해나갈 계획으로 알려져 후폭풍이 예상된다.▲ 완주군, 우리 식대로 산다공청회에서는 완주군의 태도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대화를 거부하고 개방 개혁을 거부하며, '우리 식대로 산다'는 식"이라며 "마치 북한의 행태와 똑같다"는 지적도 있었다."중앙정부의 통치력이 거의 미치지 못하는 자치공화국이며 치외법권 지역, 해방구 성격을 갖고 있다"는 원색적인 비판도 뒤따랐다. 입사한지 얼마 안 된 공무원을 시켜 현수막을 훼손하고 있다거나 공무원과 관변단체, 이장협의회 등을 반대활동에 동원한다는 것 등이 구체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이 같은 공포분위기 아래에서 찬반활동은 물론 주민투표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우려. 일부에서 '애향심의 발로'라며 "이해하자"는 발언도 있었지만, 완주지역은 현재 무법천지이며, 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공청회의 주된 화두였다.방청석의 한 완주군민은 "이번에 통합하지 못한다면 완주군을 떠난다는 심정으로 찬성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미온적 태도에서 야기완주지역의 이 같은 현실은 "일부 기득권층이 지역발전보단 사리사욕에 매몰, 이익 지키기에 골몰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일부 공무원과 민간단체까지 반대활동에 참여하면서 완주 군민들이 진실에 눈과 귀가 막혀 있기 때문이라는 것.그러나 이 또한 "정부의 미온적 태도에서 불거졌다"는 지적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부가 강력한 행정력을 동원하지 않았거나, 특례법 제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완주지역에서 강력한 반대활동이 힘을 얻기 때문"이라는 게 참석자들의 주장이다.실제로 완주군에서는 통합이후 빚이나 세금, 혐오시설 등 이른바 '3대 폭탄'이 쏟아진다는 등 잘못된 정보가 쏟아지고, 공무원과 민간단체를 동원한 반대활동이 벌어지는데도 행정력이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특히 통합관련 특례법 제정이 불투명한 가운데 행정안전부가 자율통합 자치단체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21개 사업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권혁남 교수는 "행정안전부가 보다 강력한 드라이브로 행정력을 발휘할 때문이 자치단체 자율통합이 정상적으로 논의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현 상황에서 통합논의 무의미하다토론자들은 이날 "행정은 중립적이어야 하고 주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완주쪽의 요즘 행태는 그렇지 못하다"는 주장과 함께 강력한 행정력을 동원할 것과 통합절차를 연기해줄 것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주민들은 대표적으로 "공청회는 물론, 완주군 읍면지역을 직접 순회하는 설명회를 통해 통합에 따른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는 게 필요하다"라고 주문했다.나아가 "교육인적자원부 등 정부 관계부처 장관들이 완주군에 내려와서 지원계획의 즉각 이행을 약속하거나 조속히 통합관련 특례법안을 제정하는 등 후속대책을 마련해나갈 것"을 요청했다.이와 관련 행안부 고윤환 지방행정국장은 "향후 사전선거운동이나 개인정보불법유출, 기부행위, 불법행위 여부 등을 충분히 조사한 뒤,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대응의지를 내비쳤다.또 주민 여론조사와 주민투표 시기 조정과 관련해 " 실무자, 자문위원단 등과 협의아래 최대한 늦춰보겠다"고 말한 뒤 "애초보다 늦은 이달 말부터 내달 초 사이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3일과 24일게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