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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사회탐구 중 '생활과 윤리' 가장 많이 선택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비해 지난달 치러진 고3 학력평가에서 수험생들은 사회탐구 과목 중 '생활과 윤리'를 가장 많이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업체인 이투스청솔이 지난달 고3 학력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 생활과 윤리를 전체 사탐 응시자의 47.4%인 13만6천304명(복수선택 포함)이 선택했다고 1일 밝혔다. 사회문화 13만3천414명(46.4%), 한국지리 8만8천476명(30.8%), 윤리와 사상 4만9천677명(17.3%), 동아시아사 3만6천33명(12.5%)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적은 수험생이 택한 과목은 경제로, 1천465명(3.6%)에 그쳤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생활과 윤리는 지난 수능에 처음 신설된 과목임에도 내용이 비교적 쉬워서 수험생들이 공부하기 편하다고 생각해 많이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학탐구는 Ⅰ과목에 비해 Ⅱ과목 선택자가 적었고, 특히 물리Ⅱ는 전체 과탐 선택자의 2.6%인 5천74명만 응시했다. 선택자가 많은 과목은 생명과학Ⅰ 11만5천901명(58.9%), 화학Ⅰ 11만5천647명(58.7%), 지구과학Ⅰ 6만5천435명(33.2%) 순으로 집계됐다. 오 평가이사는 "2014학년도부터 탐구과목이 두 과목으로 줄어들면서 수험생이 쉽다고 여겨지는 과목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어영어수학영역 1등급 커트라인은 국어는 A형 원점수 91점(표준점수 132점), B형 93점(132점), 수학은 A형 82점(146점), B형 80점(139점), 영어는 93점(135점)으로 나타났다.

  • 초중등
  • 연합
  • 2014.05.01 23:02

[응답하라, 책 읽기] 글쓰기와 토론은 실험 중 - (상) 전북 글쓰기 교육

책을 많이 읽으면 글도 잘 쓸 수 있게[될까. 독서 교육와 별개로 글쓰기 교육이 전무한 전북에선 이 말은 모순처럼 들린다. 도내 초중고에서 일부 열의있는 교사의 시도를 제외하고 글쓰기 교육 인프라는 일천한 수준이다. 그나마 본보에서 꾸준히 연재중인 논술과 NIE(신문활용교육)가 전북 글쓰기의 명맥을 잇고 있다.△아쉬운 중등 글쓰기 교육전북교육청이 초중고에 걸쳐 추진해온 글쓰기 프로그램은 유감스럽게도 없다. 글쓰기를 독려하기 위한 전북NIE대회혼불학생문학상 공모전 등이 대표적이며, 고교 3년생 신청자을 대상으로 한 대입 논술 지도가 가장 활발한 글쓰기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독서글쓰기토론을 통합교육모델로 추진 중인 대구교육청을 제외하고 전국 시도 교육청의 상황은 대개 비슷하다. 대구교육청은 2009년부터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학생 저자 10만명 양성 프로젝트를 추진한 결과 벌써 학생 4만여 명이 책을 써내며 브랜드로 안착됐다.하지만 정부가 대입에서 논술 폐지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면서 입시를 위한 글쓰기 교육마저 수험생들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있다. 더 높은 논술 점수를 위해 억지로 책을 읽고 글을 썼던 학생들은 부담 덜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반면 글쓰기 관련 서적은 차고 넘친다. 글쓰기를 표방한 책만 해마다 100권 이상씩 출간되고 있다. 책이 안 팔리는 시대라고 하지만 수준별 글쓰기 가이드에서부터 미디어, 인문사회계, 이공계 등 분야별 글쓰기 가이드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신간이 쏟아져 나온다. 그 이면엔 체계적인 글쓰기 교습법의 부재로 제대로 된 글쓰기 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한국 학생들의 슬픈 현실이 반영돼 있다. △치유 가능한 글쓰기 강조 전북에서 글쓰기 교육을 이어온 두 단체를 꼽으라면, 전북글짓기지도회와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전북지회(이하 전북글쓰기연구회)가 유일하다. 유현상 전 순창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주축이 된 전북글짓기지도회는 30년 넘는 내공을 지닌 반면 윤일호 진안 장승초 교사가 만든 전북글쓰기연구회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신생 단체다. 두 단체의 특징을 꼽아본다면 전자는 글짓기, 후자는 글쓰기에 방점을 찍는다. 글쓰기 교육이 전무했던 시절, 글 깨나 쓴다는 학생들이 각종 대회공모전 등을 통해 재능을 발견하고 두각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은 유 전 교육장의 지지와 성원에 힘 입은 바 클 것이다. 하지만 최근 미디어 환경의 변화 등으로 인해 글을 통한 소통의 기회가 많아지는 시대적 흐름에서 본다면 생활 글쓰기가 강조되는 면이 없지 않다. 전북글쓰기연구회는 고(故) 이오덕 선생(1925~2003)의 교육철학을 뿌리로 삼는다. 선생은 글을 쓰게 하는 것보다 더 좋은 교육이 있는 걸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어른들의 문학 작품 창작 방법을 아이들에게 적용시켜 남의 글 흉내내기를 해온 그릇된 풍토를 바로잡길 희망했다. 회원은 15명. 외연 확대 보다는 내실 기하기에 주력한 탓이다. 윤일호 교사는 아이들에게 글쓰기 공책을 나눠주면서 감추고 싶었던 비밀이나 속상했던 일 등을 다 털어놓으라고 한다. 시도 좋고, 줄글도 좋고 형식은 구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모두어진 글은 2008년부터 시집, 2010년부터 학급문집 출간으로 이어졌다. 홍은영 전라초 교사는 오히려 글쓰기 모임을 통해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더 많이 배우게 된다.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섬기면서 지내야 한다는 이오덕 선생의 가르침을 늘 가슴에 품고 지내도록 노려가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교사와 학생 간 사이가 좋아졌다고 말했다.이외에도 본보의 논술NIE 교육을 위한 전북중등교육논술연구회와 전북NIE교사연구회가 그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대학 글쓰기센터 활발한국의 글쓰기 교육은 초중고엔 밀쳐뒀다가 대학교 입학과 함께 중요성이 부각되는 희한한 과정을 거친다. 전북에서도 우석대원광대전주대가 글쓰기(지원)센터, 리딩앤라이팅센터글쓰기클리닉을 만들면서 글쓰기를 교과과정에 편입시고,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독려하고 있다. 우석대 글쓰기지원센터는 교양과목으로 글쓰기 기초 등을 이수하는 반면 원광대 글쓰기센터는 고전 읽기를 바탕에 둔 자발적인 멘토링 글쓰기 교육을 유도하고 있다. 우석대 글쓰기지원센터가 15회 온라인 강연오프라인 지도를 통해 80페이지 분량 글쓰기로 글쓰기 기초체력을 훈련시킨다면, 전주대 글쓰기클리닉은 리포트논문과 기획서제안서를 비롯해 시수필희곡 등을 교수의 3회 빨간펜 지도를 받는 실용적 글쓰기에 가깝다. 박성우 우석대 글쓰기지원센터 교수는 디지털 글쓰기가 보편화되면서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 갖춰지지 않는 글들이 많다면서도 결국 글쓰기는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말하기와 같기 때문에 발표 기회를 많이 제공함으로써 글쓰기 능력도 향상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원광대 글쓰기센터는 교양과목에 포함되지 않는 대신 글의 기획부터 구성첨삭까지 3회에 걸친 코칭을 통한 글쓰기로 안내한다. 박태건 원광대 글쓰기센터 교수는 인문학 강좌와 고전 읽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그것이 인문정신의 강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면서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실용 글쓰기도 필요하지만, 독서와 글쓰기가 자기계발의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원광대는 2011년 재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기 위해 후마니타스 장학금을 신설, 장학금을 전달해왔을 만큼 인문학 부흥에 적극적이다.● 전국 대학의 글쓰기 교육은 '교양 선택'서 '전공 필수'로전국의 대학에서 글쓰기 붐이 일고 있다. 글쓰기 교육의 바람은 서울대가 처음 이끌었다. 서울대는 2004년부터 인문학 글쓰기, 사회과학 글쓰기, 과학과 기술 글쓰기, 법률문장론 등 전공별 글쓰기 과목을 개설했다. 서울대는 일찌감치 특강 중심의 글쓰기가 아닌 전공 중심의 글쓰기가 필요하다고 봤다. 서울대 외에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와 숙명여대 의사소통센터 등이 글쓰기 교육을 중시하는 학교로 꼽힌다.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고전 탐독과 글쓰기를 연계시켰으며, 의사소통센터는 발표와 토론글쓰기와 읽기인문학 독서토론 등을 통합시켜 글쓰기의 새로운 모델을 발굴해나가고 있다.경희대는 특히 나를 위한 글쓰기, 세계를 위한 글쓰기 등을 통해 글쓰기의 방법론적 접근뿐만 아니라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한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데 주안점을 둔다. 숙명여대는 글쓰기와 읽기 외에도 발표와 토론, 인문학 독서토론 12를 개설하고 이 중 세 과목을 필수 이수 과목으로 지정함으로써 인문학 교육 강화에 신경쓰고 있다.서강대의 경우 모든 재학생은 읽기쓰기 과목을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한다. 서강글쓰기센터는 글쓰기 기반 교과 과정으로 선정된 30여개 과목에 제출한 학생들의 글을 분야수준별로 분석한 연구 결과물을 토대로 학생들의 글을 평가하는 튜터링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학생이 시스템에 올린 글을 강사들이 자세하게 첨삭하는 체계적 방식이다.이화여대도 올해부터 고전 읽기와 글쓰기를 개설했다. 해당 학기에 7권의 고전을 읽은 뒤 고전에서 다뤘던 주제 중 현대에도 적용될 수 있는 주제로 글쓰기를 하는 수업으로 사고력을 강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 초중등
  • 이화정
  • 2014.04.29 23:02

전북교육청 지난해 예산 불용액 502억

전라북도교육청이 지난해(10월 31일 기준) 예산 502억원을 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최근 감사원이 발표한 재정집행 관리실태에 따르면, 전라북도교육청은 지난해 예산액 2조6232억원 중 2조1948억원만을 집행하는데 그쳤다. 단순 차액은 4284억원이지만, 명시된 예산 불용(不用)액은 502억원이었다. 예산 불용액은 전라북도교육청과 서울특별시교육청을 비롯한 6개 시도 교육청을 대상으로 조사됐다.전라북도교육청은 전국 15개 시도의 교육청들이 특별교부금을 과소 산정한 것과는 달리, 특별교부금을 3200만원 과다 산정하기도 했다.또, 군산시는 농림수산사업의 보조사업자가 보조금으로 취득한 재산을 승인권자의 승인 없이 담보로 제공한 일과 관련해 관리를 게을리 한 이유로 감사원의 주의를 받았다.남원시는 민간 보조사업자가 보조시설을 조카에게 무상 양도하거나 담보를 설정했는데도 사후관리를 소홀히 해 보조금 9억원을 회수 할 수 없게 된 이유로 감사원의 주의를 받았다. 남원시는 광한루원 주변 관광단지 조성사업 추진과 관련해서도 △사업부지 확보 및 사전 행정절차 이행을 하지 아니한 채 국고보조금 신청 등의 이유로 감사원의 주의를 받았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문화체육관광부에게 26억8714만7000원(이자 미포함, 토지매입비로 부당 사용한 국고보조금)을 남원시로부터 환수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 초중등
  • 이영준
  • 2014.04.28 23:02

<세월호참사> 단원고 3학년 '슬픈 등굣길'…사고 후 첫 수업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임시 휴교에 들어간 단원고가 24일 3학년 수업을 재개했다. 학교 주변은 참사의 아픔을 품은 듯 화사한 봄날이었지만 쓸쓸한 분위기였고 1주여 만에 학교에 오는 학생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어두웠고 어깨는 축 늘어져 있었다. 오전 7시 안산시 단원고 고잔동 단원고 앞. 1교시가 아직 1시간 20분여 남았지만 벌써부터 서둘러 오는 학생들이 하나둘씩 눈에 띄었다. 평소같았으면 친한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걸으며 주먹으로 어깨를 툭툭 치는 등 여유가 있었을 풍경이었겠지만 오늘은 달랐다. 웃는 얼굴은 결국 찾아볼 수 없었다. 귀에 이어폰을 낀 채 그저 묵묵히 앞만 보며 걷던 학생들은 교문 주위에 있는 사고의 흔적들에 잠시 눈을 맞췄다가 곧 발걸음을 재촉하곤 했다. 교문엔 실종 학생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쪽지글이 형형색색 붙어있고 그 앞에 마련된 테이블 위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국화꽃다발이 수북이 쌓여 있다. 학교에서 100여m 떨어진 안산올림픽기념관에는 사망한 단원고 학생과 교사들을 추모하기 위한 임시 합동분향소가 꾸려져 있다. 김모 군은 "지난 1주 넘게 그냥 담담하게 있었던 것 같다"며 "학교 오는 길이 너무 우울하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전국의 모든 고3 학생들이 대학입시 준비로 여념이 없을 때지만 이들은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슬픔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한 듯했다. 이모 양은 "학교가 쉬는 동안 공부가 손에 잡히질 않아 TV만 봤다"며 "사고 이 후 하루종일 멍하게 시간만 보냈다"는 말만 남긴 뒤 서둘러 자리를 떴다. 잠시 뒤 희생자 김모 양의 시신을 태운 운구차가 마지막 등교를 위해 교문 앞에 도착했다. 학생들은 옆으로 비켜서서 길을 터줬다. 검정색 장의차량을 따라 교실로 향하는 아이들의 축 쳐진 어깨에선 슬픔이 묻어나는 듯했다. 단원고 옆 단원중 학생들의 등굣길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모두 말없이 정면만 응시한 채 걷는 아이들만 눈에 들어왔다. 단원중 3학년 김모 군은 "희생자 가운데 우리 중학교출신 선배가 있어 조문을 다녀왔다"며 "지난 며칠간 텅빈 단원고 앞을 지날때마다 형들이 생각이 나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오전 8시 20분 1교시 종이 울림과 동시에 희생자 조모양을 실은 운구차가 교문을 통과했다. 운구차는 5분여 동안 학교를 둘러본 뒤 바로 나와 용인 평온의 숲으로 향했다. 학교 앞에는 일찍부터 미국 NBC, 일본 후지TV 등 외신을 포함 취재진 수십명이 모여 단원고 학생들의 '슬픈 등굣길' 취재에 열을 올렸다.

  • 초중등
  • 연합
  • 2014.04.24 23:02

<세월호참사> '부일외고 수학여행 참사' 생존자 "14년 흘렀는데…"

"열일곱이던 내가 스물일곱이 되어도 나는 어린나를 위로하지 못한다. 어떤 식으로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아직 모르겠다. (중략) 한동안 괜찮았다. 괜찮다가 작년부터 또 괜찮지 않은 것 같다. 어제도 울었고 그제도 울었고, 그그제도 울었다. 이유 없이 울었다. 오늘은 헬스장에서 운동하면서한 번 울었고 목욕하다가 머리를 감다가 울었다. 내일부턴 괜찮아질 거다. 내일부터그렇게 내년 7월이 되기 전까진 또 괜찮아진다"(2010년 7월 14일의 일기) 2000년 7월 14일 여고생이었던 김은진(30여)씨는 당시 수학여행 중이었다. 경북 김천시 봉산면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하행선에서 부산 부일외국어고등학교 1학년 수학여행단을 태운 버스 4대가 승용차 등 차량 5대와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추돌 차량이 전소하고 학생 등 18명이 숨지고 97명이 다쳤다. 당시 버스 안에서 정신을 잃었던 김씨는 친구들이 업고 나와 살 수 있었다. 문이 잠겨 창문을 깨야 탈출할 수 있었던 다른 반 버스에서는 1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온몸이 새카맣게 탄 채 탈출하던 친구들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고, 트라우마로 남았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김씨는 학업차 지금 미국에 살고 있다. 그런 그가 세월호 침몰 참사를 접하고 입을 열었다. 23일 연합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다. 그는 "유사한 고통을 오래전에 그들 나이에 겪었고 어쩌면 평생 그들이 견뎌야 할 고통의 무게를 약소하게나마 공유하는 것 같다"며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14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는 사고가 난 7월만 되면 힘이 든다고 했다. 사고 직후 6개월간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렸다. 10대였음에도 12년간은 술에 의지해 위 천공이 생길 정도였다. 그러나 14년이 지나 재현된 참사 앞에서 그는 이번 사고의 생존자와 실종자 가 족들이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될까 봐 걱정했다. 김씨는 우선 심리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고와 피해자를 잊지 않고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정말 큰 위로가 된다"며 "가족과 친구, 지인들이 편지를 자주 써주는 것이 좋다"고 했다.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그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양가감정'(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것)이었다. 살아남아 행복했지만 미안했다. 당시 피해를 본 친구들의 부모님과 연락할 때 그는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행복해 보이 면 그들이 상처받을까 봐 그러지 못했다. 생각보다 빨리 일상으로 돌아왔다. 34년이 지나니 안 힘든 때가 왔다. 하지만'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 사고 후 살아남은 학생들은 자퇴했고 부모들은 이사를 했다. 그렇다고 문제가 끝나지는 않았다. 잠시 잊을 수 있었지만 진짜 이해해주는 사람을 찾지 못했고 상처는 계속됐다. 대학 때 친구들과 여행가는 길에 버스를 탈지 차를 빌릴지 논의하는데 누군가 "은진이랑 같이 있으면 또 사고 나는 거 아냐"라는 말을 했던 적도 있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말을 쉽게 던진다"며 "상처를 덜 받으려면 모두가 나를 이해해야 한다는 전제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힘이 됐던 건 가족의 지원이었다. 빨리 정상으로 돌아오라고 재촉하지 않고 그냥 지켜봐 주고 함께 있는 것만으로 도 큰 힘이 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그는 "사람마다 갖고 태어난 시계가 다르고 돌아가는 속도도 다르다"며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지금은 충분히 울분을 토하고 위로받을 때"라고 했다. 김씨는 "진짜 걱정되는 것은 유가족, 특히 부모님들"이라며 가족단위의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망한 친구의 부모님 중에는 사고 후 얼마 안 돼 별거한 분도 많았고, 가족 간 대화 자체도 줄었다고 하더라"며 "인과관계가 없는데 찾으려다 보면 '내 탓'을 하게 되고 그러면 진짜 자기 탓이 돼 버린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살아남은 이들에게는 "'잘못한 게 없으니 죄책감을 갖지 말라'고 말하고싶다"고 당부했다. 이번 참사를 잊어선 안 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사고를 겪은 안산 단원고에 는 추모 행사라도 계속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사고 날짜가 되면 힘들고 슬프겠지만 그래도 학교에서 마지막까지 책임진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몇 년이 지나도 '우린 너희를 그리워한다. 잊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 이메일은 [email protected]입니다.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들에게 위로가 되고 싶습니다. 1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도 이메일은 계속 확인할 테니 힘이 들 때 꼭 연락 바랍니다."

  • 초중등
  • 연합
  • 2014.04.23 23:02

긴급점검 전북 대규모 수학여행 (하) 대안

여객선 세월호 침몰 여파를 계기로 전북지역 대규모 수학여행 관행에 관해 전면 쇄신책이 요구되고 있다. 교육부가 21일 전북교육청을 포함한 17개 시도교육청의 올해 1학기 수학여행을 중지하기로 합의하면서 전북지역 초중고 97곳이 1박 이상의 수학여행체험학습수련활동을 무기한 연기했다. 하지만 교육부와 교육청 등이 수학여행 존폐 문제가 취소가 아닌 중지라는 점에서 학부모들은 향후 대규모 수학여행이 재개될 경우 학생들은 다시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교육부는 물론 전북교육청의 현장체험학습 운영 매뉴얼에 단체차량에 관한 사고예방 대책만 있을 뿐 선박항공기 등에 관한 안전매뉴얼은 빠져 있어 교육 당국이 배비행기를 이용하는 대규모 수학여행단을 위한 체계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급별 테마여행진로체험이 대규모 수학여행의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대규모 수학여행이 소규모 수학여행과 비교해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교사들이 코스 개발을 위해 관련 법규에 부합되는 숙박시설 등을 찾는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전북교육청이 소규모 테마별 여행 코스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전주 신동초의 경우 2012년 여행사 위탁과 2013년 교사 기획으로 서울 에버랜드 등을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온 결과 1인당 수학여행비가 8만5420원(2012)과 8만5190원(2013)으로 비슷했지만, 교사가 기획한 수학여행이 숙소식사의 질 등에서 만족도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초 교사 A씨는 소규모 테마별 여행의 경우 교사들이 식품위생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 시설 등을 선별하기 위해 이중삼중의 행정적 절차를 소화해야 한다면서 교육청이 교사들의 행정 부담을 줄여주는 것을 전제로 소규모 테마별 코스를 가도록 권장한다면 교사들이 꺼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의 초중고 수학여행단을 전북에 유치하고 있는 수학여행콜센터 선윤숙 센터장도 서울시교육청은 2011년부터 테마별 코스를 담은 책자를 출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결과 100명 이하 소규모 테마별 수학여행이 안착된 상태라면서 전북교육청이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소규모 테마별 수학여행 코스 개발에 나선다면 학생학부모교사 모두가 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김승환 교육감이 교육부의 지침에 앞서 전북지역 학생들이 안전하게 단체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안전교육과 안전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김제지역 중학교 교사 B씨는 각종 현안을 둘러싸고 교육부와 대립하며 소신있는 결단을 해온 김승환 교육감이 교육부 입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은 아쉽다면서 교육부에 의존하지 말고 전북교육청이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안전교육 등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초중등
  • 이화정
  • 2014.04.22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