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학생 건강 비상 (1) 실태 - 건강 적색경보 "멀쩡한 아이 드물다"
최근 '2011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에서 도내 학생들의 건강관리가 위험수위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내 초중고교생 845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명 중 1명은 시력에 문제가 있고, 10명 중 1명은 비만이며, 10명 중 3명은 구강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내 학생들의 건강이 어느 정도인지와 문제점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 등을 모두 세차례에 걸쳐 점검해 본다.전주의 한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양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만 해도 양눈 시력 1.2를 유지했다. 하지만 5학년때부터 시력이 급격히 나빠져 현재 좌안 0.5, 우안 0.3이다. 김 양의 어머니 이모씨(42전주 우아동)는 "아이가 원해 스마트폰을 구입해줬는데 그때부터 시력이 나빠진 것 같다"며 "항상 손에서 놓지 않고 들여다 보는 통에 어찌할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최근 도교육청의 조사에서 어느 한쪽이라도 맨눈 시력이 0.7이하거나 안경을 쓰는'시력이상'비율이 평균 53.7%로 나타났다. 학생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안경을 착용하는 셈. 이는 초등 1년(23.3%), 초등 4년(49.1%), 중학생(66.1%), 고교생(68.6%) 등으로 고학년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비율이 높았다.조경하 전주 송천초등학교 보건교사는 "고학년 학생 중 안경을 쓰지 않은 학생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10년 전만 해도 교실에서 안경을 쓴 학생은 한 반에 2~3명에 불과했는 데"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뿐만 아니다. 최근 들어 비만으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학생도 상급학교로 진학할수록 점차 늘어나는 추세로 조사됐다.도내 학생 비만율은 초등생(13.3%), 중학생(12.5%), 고교생(14.7%) 등 평균 13.4%로 나타났고, 고도 비만(50%이상) 학생 비율은 초등생(1.1%), 중학생(1.0%), 고교생(1.3%) 등 평균 1.1%였다. 비만율은 신장별 표준체중과 비교하여 경도 비만(20% 이상), 중등도 비만(30% 이상), 고도 비만(50% 이상)인 학생을 표집한 것이다.전주 삼천남초등학교의 경우, 전교생 1100여명 중 시급한 식생활운동 지도가 필요한 중등도 비만(30%이상) 이상 학생의 비율이 6%(65명)에 달했다. 이 학교 유지희 보건교사는 "학생들의 식습관 변화와 운동 부족으로 비만 학생이 매해 늘고 있다"고 말했다.또한 구강질환 유병률도 심각해 치아 우식증, 치주질환, 부정교합 등 정밀검사가 필요한 학생이 37.2%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완주의 한 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황모양은 최근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할때 통증이 생기자 치과를 찾게 되었는데 부정교합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부정교합은 유아기때 손을 빨거나 혀를 내미는 습관으로 인해 치아가 가지런하지 못한 상태가 지속된 것을 말하는데, 주요 증상으로 발음장애, 턱 관절 동통, 안면 근육통 등이 올 수 있다. 구강질환 가운데는 충치 등 치아우식증(충치) 환자가 29.7%로 가장 많았고, 부정교합 15.3%, 치주질환 11.2% 등으로 나타났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어떤 아이는 안경을 착용했고, 어떤 아이는 비만이고, 어떤 아이는 구강질환이 있는 등 멀쩡한 아이가 없을 정도로 학생들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