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초대를 향해!' 김국영의 새로운 도전…유럽서 2022시즌 시작
한국 육상을 대표하는 스프린터 김국영(31·광주광역시청)이 유럽에서 2022시즌을 시작한다. 김국영은 9일 오전 독일로 떠났다. 귀국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 김국영은 출국 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떠난다"며 "22일 독일 경기 등 실내육상 60m 경기 4개 대회 출전을 확정했다. 현지에서 기회가 되면 더 뛸 생각이다. 일단 (3월 19∼21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리는)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출전을 목표로 뛰겠다"고 말했다. 한국 육상 선수 중 유럽에서 시즌을 시작한 선수는 없다. 실내 육상 60m 경기 한국 기록을 집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실내 육상 경기'는 한국 선수들에게 낯설다. 김국영은 "2022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7월 미국 오리건주 유진)와 아시안게임(9월 중국 항저우)이 열린다. 내가 100m 9초대에 도전할 마지막 기회일 것"이라며 "익숙한 방법으로 시즌을 시작하면 또 '10초1, 10초2대 기록'만 세우고 끝날 것 같았다. 무모하게 보일 수 있지만,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국영은 육상 100m 한국기록(10초07) 보유자다. 국내에서는 김국영과 경쟁할만한 스프린터도 없다. 예전처럼 국내에서 동계훈련을 하다가,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 출전하면 무난하게 항저우행 티켓을 딸 수 있다. 그러나 김국영은 육상 선수에게는 더 큰 무대인 '세계육상선수권 출전'을 노리고 있다. 김국영은 2011년 대구대회부터 5회 연속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2013년 모스크바 대회에서는 400m 계주 대표로 출전했고, 2011년 대구, 2015년 베이징, 2017년 런던, 2019년 도하 대회에서는 100m에 나섰다. 2017년 런던 대회 남자 100m에서는 한국 육상 단거리 사상 최초로 준결선에 진출하기도 했다.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얻는 가장 빠른 길은 기준 기록(10초05) 통과다. 김국영이 올해 6월 26일까지 10초05의 기준 기록을 통과하면 6회 연속 세계선수권 진출을 확정한다. 10초05에 도달하지 못하면, 랭킹 포인트를 부지런히 쌓아야 한다. 김국영은 "내 한국기록(10초07)보다 기준 기록이 높지만, 꼭 기준 기록을 통과해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얻고 싶다"며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9초대 기록을 세우는 상상도 한다"고 했다. 실내 육상 60m 경기 출전은 세계육상선수권 기준 기록 통과의 '준비 단계'다. 김국영은 3월 7일까지 실내 육상 60m 6초63의 기준 기록을 통과하면 2022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얻는다. 동시에 올해 유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출전을 위한 랭킹 포인트도 획득할 수 있다. 김국영은 "실내 육상 60m는 한국 선수들에게 매우 낯선 종목이다. 나도 공식 경기는 처음 치른다"며 "세계적인 기량을 갖춘 선수들과 뛰면 당연히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내 기록도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국영은 19세 때부터 육상 단거리 불모지 한국을 대표하는 스프린터로 살아왔다. 그는 2010년 10월 7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 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예선에서 10초31를 기록, 서말구가 1979년 멕시코에서 세운 한국기록 10초34를 31년 만에 바꿔놨다. 그리고 준결선에서 10초23을 기록하며 포효했다. 새로운 한국기록이었다. 김국영은 2015년 7월 9일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10초16으로 달성하며 또다시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2017년 6월 25일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BS배에서는 10초13으로 자신의 한국 기록을 경신하더니, 이틀 뒤인 6월 27일 같은 장소에서 치른 코리아오픈 국제육상경기 100m 결선에서는 10초07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개인 통산 다섯 번째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김국영은 '국내 최고'에 만족하지 않았다. 여러 번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다시 일어나 '9초대 진입'을 목표로 뛰었다. 김국영은 "나도 이제 30대다. 올해에도 9초대에 진입하지 못하면 더는 '9초대가 목표입니다'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며 "2022년, 내 모든 것을 걸고 9초대에 도전하겠다"고 어느 해보다 굳은 각오로 2022년을 시작했다. 한국 육상에서는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유럽 투어'를 계획한 것도, 간절함 때문이었다. 김국영은 "대한육상연맹, 소속팀 등의 도움으로 유럽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어렵게 얻은 기회를 꼭 살려서, 9초대 진입 가능성을 확인하고 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