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금석배 고등학교 페스티벌, 이리고 값진 준우승
관중석 이곳저곳에서 함성이 터져 나온다. 끝까지 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전광판의 디지털시계는 41분. 전후반 40분씩 치르는 고등학생 축구 경기에서 추가 시간이 적용됐다. 스코어는 이미 차이가 벌어진 1대4. 하지만 양 팀 선수들은 물론이고, 관중석에 앉은 응원단 모두 쉴 새 없이 뛰고, 소리치고, 달리고 있었다. 11일 마무리된 2019 금석배 전국 고등학교 저학년 페스티벌 결승전 모습이다.
이날 경기는 충남 천안제일고가 전북 이리고를 4대1로 누르고 우승컵을 들었다.
경기 분위기는 초반부터 천안제일고가 가져갔다. 중원 압박부터 패스, 양쪽 윙어들이 치고 나가는 속도까지. 이리고를 압박했다.
전반 32분 천안제일고의 선제골이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찔러준 공을 천안제일고 선수가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후반 들어 이리고 선수들도 왼쪽 측면 공격이 살아나며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했지만, 골로 이어지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18분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중거리 슛으로 천안제일고의 추가 득점이 나왔고, 후반 22분에는 중앙선에서부터 짧은 패스 5번으로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든 후 다시 침착하게 골을 기록했다. 후반 29분. 다시 한 번 중앙에서 찔러준 스루패스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었고, 공은 골망을 가르며 스코어는 4대0이 됐다. 후반 34분 핸드볼 파울로 PK를 얻은 이리고가 이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무득점 패배는 막았다. 합계스코어 4대1.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점수차는 크게 벌어졌지만 응원의 목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도내에서 유일하게 금석배 결승에 진출한 이리고 응원석도 마찬가지였다.
두 팀간의 전력차이는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다. 고등학생 축구대회의 경우 본 대회에는 3학년과 실력이 좋은 소수의 2학년이 출전하고, 저학년 페스티벌 부문에는 통상적으로 1학년과 2학년이 출전한다. 경기에 실제로 나서는 건 대부분 2학년. 고등학생 시절 1년이라는 기간은 기량적으로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축구 명문으로 떠오른 천안제일고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1학년과 2학년이 함께 출전했다.
하지만 이리고의 상황은 달랐다. 이리고는 저학년 페스티벌 부문에 1학년으로만 구성된 선수들이 출전했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본 대회를 치르기도 힘든 상황이라 저학년 부문에는 1학년 선수들로 꾸렸다. 이처럼 열악한 상황에서 결승까지 오른 것만으로도 최고의 성과를 달성한 것. 선수들과 감독, 코치, 응원에 나선 응원단까지 한목소리로 열심히 했다. 잘했다 칭찬한 이유다.
이리고 장상원 감독은 1학년 선수들로만 구성해 대회를 치른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선수들이 잘 따라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면서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과 응원해 준 학부모들께 감사하고, 선수들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대회는 마지막까지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우승을 차지한 천안제일고 선수들이 이리고 선수들이 개인상을 받을 때마다 박수와 함께 꽃다발을 전달했다. 천안제일고 선수단은 우승할 자격을 충분히 갖췄고, 준우승을 차지한 이리고 선수단도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모습을 보였다.
2019 금석배 전국 고등학생 축구대회는 12일 대전 유성생명과학고와 충남 천안제일고와의 결승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다음은 금석배 페스티벌 시상 내역.
◇단체상
△우승= 충남 천안제일고 △준우승=익산 이리고 △3위= 경기골클럽U18, 경기 이천제일고
◇개인상
△최우수선수상 이은재(천안제일고) △우수선수상 장윤서(이리고) △수비상 김태현(천안제일고) △GK상 황재윤(천안제일고) △베스트영플레이어상 배준호(천안제일고) △공격상 김현우(이리고) △최우수지도자상 김선진(천안제일고) △우수지도자상 장상원(이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