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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단장한 전주동물원 드림랜드,1년여 만에 문연다⋯현대화 사업은 TF로 가닥

전주동물원 내 놀이시설인 드림랜드가 시설물 전면 보수공사를 마치고 1년 3개 월 여 만에 다시 문을 연다. 전주시는 전주동물원 드림랜드에 대한 관련법에 따른 안전성검사 결과 전 기종 ‘적합’으로 판정돼 오는 26일부터 드림랜드를 재개장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전주동물원 드림랜드는 지난 2022년 경미한 놀이기구 고장이 발생한 이후 놀이기구 고장 및 잦은 안전사고 발생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시설물 보수공사로 인해 운영이 중단됐다. 시는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드림랜드 운영을 전격 중단하고, 놀이시설 전반에 대한 정밀안전검사를 거쳐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벌였다. 아울러 시는 지난해 관련법에 따른 인증 전문검사기관인 (사)안전보건진흥원을 통해 비파괴검사 기술인력을 포함한 9명의 기술자를 투입, 기초부 기둥 및 주요 구조물에 대한 초음파 및 자분탐상, 액체 침투 등 비파괴검사를 진행하는 한편, 기계·전기구조물 등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진단을 추진했다. 그 결과 주요 놀이기구의 유압·공조 장치, 승용물 체결부 및 안전장치 등 총 10기종 109건에 대한 개선 요구가 포함된 결과보고서와 지적사항 개선을 위한 보수견적서를 도출했다. 이후 시는 드림랜드 노후화로 인해 개선이 필요한 주요 놀이기구의 보수에 소요되는 견적 금액에 대한 적정성 확인을 위해 원가검토용역을 추진했으며, 지난해 9월부터 전주동물원 드림랜드 놀이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보수공사에 착수했다. 지난 1월 말 보수공사가 완료된 이후 시는 관련법에 따른 안전성검사에서 전 기종 ‘적합’ 판정을 받아 시설물을 재개장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시는 보수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조기 개장하는 것보다 이용객의 안전 확보라는 운영 중단 당시의 취지를 생각하고, 주요 이용 대상인 어린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철저한 점검과 완벽한 보수에 중점을 뒀다. 전주동물원 관계자는 “드림랜드 운영 중단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시민들에게 불편을 드린 점에 양해를 구한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에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기다려주신 시민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 더욱 안전한 놀이시설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는 전주동물원 내 노후화된 드림랜드를 인근으로 확장 이전해 새로운 관광콘텐츠를 구축하는 드림랜드 현대화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민간투자를 기반으로 하는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기위해 시는 동물원 시설팀 2명으로는 사업 진행이 어렵다고 보고 TF를 구성해 사업추진을 하기로 했다.

  • 전주
  • 백세종
  • 2024.02.21 18:37

전북, 올해 '학교 통폐합' 대상 13곳…하지만 추진은 '신중하게'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올해 통폐합 대상학교를 13곳으로 늘렸다. 학령인구 감소로 통폐합은 불가피하지만 주민의견 수렴 등을 거쳐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북자치도교육청이 학령 인구 감소에 대응해 소규모 학교인 13개 학교에 대해 추가로 통폐합을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부터 전교생 9명 이하(10명 미만) 학교는 필수적으로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다. 2월 현재 전교생 9명 이하인 학교는 총 33곳이다. 이 가운데 지역중심 학교, 초·중, 중·고, 초·중·고 통합 운영학교 등 20곳을 대상에서 제외하면 총 13곳(초등학교 10곳, 중학교 3곳)이 올해부터 통폐합 대상에 오른다. 지역별로 보면 군산이 4곳으로 가장 많고 김제 3곳, 임실(휴교 포함)과 고창이 2곳, 무주와 부안 각각 1곳이다. 이번에 대상에 오른 학교는 이르면 2025년 2월 말에 통폐합 된다. 이들 학교 모두가 통폐합이 된다면 서거석 교육감 취임 이후 통폐합 학교는 24곳으로 늘어난다. 앞서 도교육청은 서 교육감 취임 직후인 2023년 2곳에 이어 올해 9곳 등 2년간 총 11곳을 통폐합 대상으로 확정했다. 이는 전임 교육감 시절인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총 5곳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해 대폭 늘어난 규모다. 여기에 학생 감소로 '폐교 위기'에 처한 중학교 3∼4곳을 한번에 통폐합하는'거점형 중학교' 구축 실험에 나서면서 통폐합 학교는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거점형 학교'는 그동안 같은 면지역에 있는 학교를 1대1로 통합해 온 그동안의 방식과 달리 면 경계를 넘어서는 학교들을 대단위로 묶는 것이다. 전북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되는 것으로 새로운 통폐합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올해 남원지역에선 대강중, 수지중, 금지중, 송동중 등 4개 중학교를 통합하는 방안이 속도를 내고 있으며 최근 장수·진안·순창 등 3개 교육지원청에서도 추진중이다. 다만, 학교 통폐합은 강제적이 아니라 지역거버넌스위원회 사전 심의 등 지역사회의 의견 수렴과 학부모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고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통폐합 자체는 불가피하다"며 "우리 교육청은 지난해부터 9명 이하 학교를 대상으로 통폐합을 해왔다. 지난해와 동일하게 올해 역시 이들 학교에 대해서는 필수적으로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동의나 찬성이 나오면 이르면 2025년 2월말에 폐지가 되거나 늦으면 2026년 8월말 통폐합이 예상된다"며 "강제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의견수렴을 거쳐 진행하는 것이다. 절대 속도를 내서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교육일반
  • 육경근
  • 2024.02.21 18:32

전북형 늘봄학교 3월 시작…초등 75%'방과후 프로그램' 무상 제공

학교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전북형 늘봄학교'가 3월 새학기부터 본격 운영된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 정규수업 외에 학교와 지역사회의 다양한 교육자원을 연계해 학생 성장·발달을 도모하는 종합 교육·돌봄 프로그램이다. 공교육 차원에서 돌봄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교육부가 추진하는 정책이다. 늘봄학교가 도입되면 기존 초등학교 방과후와 돌봄은 하나의 체제로 통합된다. 21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1학기에는 도내 75개교에서 늘봄학교가 운영된다. 하지만 현재 도교육청이 233개교에서 ‘방과후 업무지원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실제로는 1학기에 308개교(74.6%) 학생들이 혜택을 받게 된다. 우선 시범 늘봄학교인 75개교에서는 1학년 학생들에게 성장·발달에 맞는 재미있고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초1 학교 적응 지원 및 놀이 중심의 예·체능, 사회·정서 등)을 매일 2시간 무료로 제공한다. 또 233개교의 농산어촌 소규모 학교는 14개 교육지원청 늘봄지원센터를 통해 미래 역량, 진로 탐색, 체육, 문화·예술, 기초 학습 등의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도교육청은 1학기 운영 결과를 토대로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인력, 프로그램, 공간 등의 문제를 개선해 안전하고 내실 있는 늘봄학교 운영이 되도록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서거석 교육감은 "전북 늘봄학교 운영으로 저출생, 지방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전북의 모든 학생이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교육일반
  • 육경근
  • 2024.02.21 18:32

"교육 한 길 헌신에 감사"…우석대 교원 정년퇴임식 개최

"교육 한 길 헌신에 감사합니다. 새로운 인생 2막을 응원합니다." 우석대학교가 평생을 학문연구와 후학양성,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힘써온 교원 9명에 대한 정년퇴임식을 개최했다. 21일 전주캠퍼스 대학 본관 2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년퇴임식에는 남천현 총장과 정년퇴임 교원, 교무위원, 교직원, 학생 등이 참석했다. 이날 정년으로 퇴임한 교원은 한경식(생명과학과)·박재철(조경학과)·서지은(생명과학과)·양순희(뮤지컬학과)·한동호(경영학부)·신은경(교양대학)·고재설(국어교육과)·차유철(스포츠마케팅학과)·권정기(교양대학) 교수 등 총 9명이다. 남천현 총장은 이날 정년퇴임 교원들에게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감사와 축하의 마음을 담은 공로패와 정부포상 등을 전달했다. 정부포상으로는 한경식 교수가 황조근정훈장을, 박재철 교수가 녹조근정훈장을, 한동호 교수가 옥조근정훈장을, 양순희·고재설 교수가 근정포장을, 차유철·권정기 교수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남천현 총장은 “대학 발전을 위해 연구와 교육 활동에 전념해 오신 교수님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하며, 앞으로도 애정 어린 지지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년퇴임 교원 9명은 3월 1일 자로 명예교수에 추대됐다.

  • 대학
  • 육경근
  • 2024.02.21 18:31

"지역청년 고용 거버넌스 구축"…우석대, 고용노동부 3개 사업 선정

우석대학교가 고용노동부의 '2024년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및 고교·대학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 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노동부가 대학 내 취업 지원 기능을 통합·연계해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 지역 청년까지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는 직업계고와 비진학 일반고 학생을 대상으로 직업교육 전 진로상담·설계 및 직업교육 후 취업 연계까지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석대는 이번 사업에서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일반형) △대학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 △고교생 맞춤형 고용서비스 등 3개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대학일자리본부를 중심으로 사업비 10억3000만원을 지원받아 오는 2029년 2월 말까지 관련 사업을 수행할 방침이다. 특히 대학일자리본부는 대학의 취업 지원 기능과 인프라를 통합·연계하는 전달체계를 구축, 대학의 청년 특화 고용서비스 지원 역량을 강화하고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재학생에게는 '빌드업·점프업 프로젝트'를 통해 입학 단계부터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조기에 지원하고, 지역 고교생에게는 진로·경력개발에 관심을 두도록 AI 기반 직업·진로 탐색 서비스와 심층 상담을 통해 개인별 희망 직업 포트폴리오 설계와 진로·직업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남천현 총장은 "이번 사업 선정은 대학일자리본부를 중심으로 대학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 이뤄낸 값진 성과"라면서 "앞으로도 우리 대학교는 체계적인 맞춤형 고용서비스 제공과 함께 지역 유관기관들과의 연계 협업을 통해 지역 청년 고용 거버넌스를 공고히 다져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석대는 지난달 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주관한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연차 성과평가'에서 4년 연속 최고 등급인 우수를 받은 바 있다.

  • 대학
  • 육경근
  • 2024.02.21 18:31

"새로운 시작, 지금처럼 빛나길"…전주대, 2023학년도 학위수여식

전주대학교 2023학년도 학위수여식이 21일 개최됐다. 이날 예술관 JJ아트홀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학사 1835명, 석사 108명, 박사 61명 등 2004명이 학위를 받았다. 일반대학원 박사과정 임지연(예술심리치료학과), 학사과정 장세진 학생(예술심리치료학과)이 이사장상을 받았다. 또 총장상에는 일반대학원 박사과정 호용(아동·특수교육학과), 학사과정 오미성 학생(한국어문학과) 등 17명에게 수여됐다. 학사과정 박지나(행정학과), 전주대발전목회자협의회장상은 학사과정 박요엘(경배와찬양학과), 공로상은 김주형 학생(법학과) 등 19명은 총동문회장상을 받았다. 이날 전주대는 졸업식 행사장에 입장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학과별로 졸업식 행사를 진행했다. 또 학위 수여식장에는 전주대 캐릭터 제이제이도 학위복을 입고 깜짝 등장하여 학생들과 포토타임을 갖고 졸업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박진배 총장은 “학위수여식을 통해 졸업생들의 앞날을 축복하고 응원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전주대학교를 떠나는 수퍼스타들의 새로운 시작을 축복하며, 사회를 새롭고 활기차게 변화시킬 글로컬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대학
  • 육경근
  • 2024.02.21 18:31

[도전하니 청춘이다] 늦게나마 발견한 예술 감각, 김제 광활면 용평마을 어르'神'들

고령화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한국 사회 속 전북 역시 고령화율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인구 비중 가운데 시니어층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요즘, 색다른 취미 활동으로 제2의 인생을 맞는 시니어들도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평생을 자식들을 바라보며 취미와 특기도 없이 살아왔던 지금의 시니어 중 늦게나마 '뜨거운 도전'을 시작한 김제시 광활면 용평마을 어르신들을 만나봤다. 김제시 광활면에는 어르‘신(神)’들의 나라가 있다. 이곳 용평마을의 어르‘신’들의 나라는 약 5년 전 예비 사회적기업 이랑고랑의 황유진 대표의 문화예술교육 봉사를 시작으로 건국(?)됐다. 처음엔 경계심 가득했던 어르신들을 계속해서 찾아 두드리고 과제를 던져주며, 그들 자신도 몰랐던 내면 속 예술가의 기질을 깨워낸 것이다. 매일 오전 삶의 전쟁터인 논과 밭으로 향하는 어르‘신’들은 오후 1시가 되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용평마을 경로당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며, 그림과 연극 연습 삼매경에 빠진다. 연필을 잡아본 적도, 낙서를 해본 적도 없던 어르‘신’들은 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작품 전시회도 열고, 이제는 이랑고랑 굿즈의 디자인을 책임지는 어엿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이 중 호미와 쟁기 대신 색연필과 붓을 들고 그날의 영감을 그려내는 어르‘신’들 중 라순애·임화순 씨를 마주했다. "예전에는 쉽게 그려졌던 그림이 이제는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돼 너무 힘들지만, 그림을 그릴 수 있어 행복해요." 갈수록 작품에 고민을 담아내는 진정한 예술가 라순애(84) 씨. 그림 수업이 있는 날이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경로당을 찾아 그림을 그린 단다. 팔십 평생 그림은커녕 낙서도 한번 해 본 적 없었던 할머니 이지만, 그림을 그리면 그릴수록 욕심이 생겨난다는 게, 라 씨의 설명이다. 이번에는 어떤 그림을 그릴지, 서툰 솜씨로 그려내는 작품 속에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야 할지 등 하루하루 행복한 고민에 빠지곤 한다. 라 할머니는 “처음에는 황유진 대표가 그림을 그려 달라고 해 그냥 그날 그리고 싶었던 것, 눈에 익숙한 꽃과 새 등을 그려냈다”며 “지금껏 살아오면서 연필을 잡은 적도 없고,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더더욱 없었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듯 한 작품 한 작품 완성해 갈 때마다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라순애 씨 작품 ​​​​​서툰 솜씨로 완성한 작품이 관심을 받는 현재, 라 씨는 수줍은 소감을 전한다. 그는 “남들이 보면 우스운 실력으로 그려내고 있는 작품에 처음에는 마냥 자랑스럽지만은 않았다”며 “그림에 칭찬을 받을 때면 기분은 좋았지만, 왜인지 모를 의구심이 마음속 자리했다. 하지만 ‘소질 있다’는 아들의 한마디에 그림 작업을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림과 예술교육에 열심히 매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릴 것은 날마다 생겨, 그릴 수 있다것에 감사할 따름이죠." 집 앞 마당에서 키우는 꽃부터 밭에서 키우는 콩, 예쁜 손주들 등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영감이라는 피카소 임화순 (92) 씨. 21살 때 결혼 해 5남매를 위해 최선을 다해온 그녀의 일생은 밭일과 집안일이 전부였다. 이처럼 구십 평생을 김제에서 살며 손끝이 꺼슬어질때까지 호미와 수세미를 잡아 온 그가 3년 전 미술과 느지막한 사랑에 빠졌다. 자식과 손주 이야기에 함박웃음를 지으며 끊임없이 자식 사랑을 전하는 어르신 이지만, 붓을 잡으면 여느 기성 작가 못지않게 눈빛이 돌변한다. 투박한 손끝으로 그려내는 그의 작품은 임 씨의 미적 감각이 보여주는 듯 오색 빛깔 다채롭다. 임 할머니는 “시골에서 밭 매고, 감자 심고, 콩 따고 그림 그릴 생각도 못 하게 90년을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황 대표가 찾아와서 그림을 그리라니까 그냥 그날 아침에 본 콩, 꽃을 그려내곤 했다”며 “처음에는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림 수업 날만 생각하면 기분이 저절로 좋아지고 설렌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녀는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사람들도 ‘무엇을 그려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다고 하는데, 눈뜨면 보이는 것이 그릴 것인 천지에 살고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된다”며 “나이 들어 시작한 취미 활동이지만, 체력이 허락할 때까진 최선을 다해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용평마을에는 그림의 ‘신’들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 중에는 탄탄한 연기력을 소유한 배우도 숨어있었다. 적지 않은 대사량에 귀여운 실수들이 남발되며 진행되는 연극 연습이지만, 누구 하나 포기하는 사람 없이 끝까지 완주해 내는 그들이다. 실제 이들은 지난해 그림자 연극 ‘광활한 사랑’을 공연해 많은 이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 선보인 연극은 용평마을 어르신 한분 한분의 이야기를 녹여낸 내용으로, 어르신들의 젊은 시절을 엿볼 수 있었다. 용평 마을의 수많은 배우 중 박안나·박점순 씨를 마주했다. "못한다고 겁내지 않고, 그냥 해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몰두했어요." 용평마을 어르‘신’들의 나라에 가장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 구역의 능력자 박안나(85) 씨. 연기는 물론 그림에서도 재능을 드러내고 있어, 벌써 전국 곳곳 열렬한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유명 인사다. 연기 수업과 그림 수업 중 가장 적극적인 박 씨의 활발한 성격으로 지난 연극에서 가장 많은 배역을 맡기도 했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대본을 손에 놓지 않는 등 열정을 지닌 모습을 보이지만, 그 역시 황 대표의 문화예술 교육에 처음부터 호의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는 “처음에는 경계심에 선생님들에게 반항도 했지만, 수업 덕분에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하루하루를 기억하는 일기도 쓰고 소설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주에서 공연도 하고, 이웃들이랑 모여 연극 연습도 하고 생각해 보면 시골에서 노인들이 모여 방송도 출연하고, 전시도 참여하고 있는 모양새가 참 기묘하다”며 “지난 4년 동안의 시간이 꿈처럼 느껴진다”고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끝으로 박 씨는”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맨날 웃고 사니, 우울증도 극복하게 됐다“며 “하나하나 할 수 있는 일이 늘어가니 평범했던 일상이 늘 새로워 마음이 벅차오른다”며 “시골에서 농사짓는 이런 노인도 할 수 있으니. 많은 사람이 꿈을 품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내 연기로 누군가를 울렸다는 게 너무 흐뭇했어." 어린시절 아픈 추억을 연기하는 배우, 용평 영화제 여우주연상 주인공 박점순(90) 씨. 밀려드는 밭일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남들보다 늦게 발을 내디딘 박 씨지만, 수준급 연기 실력으로 모든 이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남다른 감수성을 보여주는 그다. 그는 “처음에는 밭일 때문에 문화예술 교육에 참여하지 못했었다”며 “그 뒤로 상대적으로 한가한 겨울에 노인정을 찾아 한번 그려본 그림이 취미가 됐고, 이웃들과 어울리는 게 즐거워 문화예술교육에 꾸준히 참여해야겠다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박 씨 역시 지난해 그림자 연극 ‘광활한 사랑’에 출연해 이른 나이 여인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감정을 애절한 목소리와 눈물로 녹여내 표현해 관객을 놀라게 했다. 마지막으로 박 씨는 “돌이켜 생각해 보면 동네 친구들이랑 동생들이랑 함께헸던 모든 교육 시간이 참 재밌었다”며 “나에게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이번 기회가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02.21 18:27

[줌] 설계사 강기상이 ‘상삼찬가’를 만든 이유

“이거다 싶었죠. 감동스러웠어요.” 전기 설계사 강기상 씨(59)는 최근 완주군 용진읍 상삼리에 위치한 전상삼마을에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상삼찬가’를 선물했다. 이 마을에 아들 집을 지어놓고 전주와 완주를 오가며 생활하는 강 씨는 마을 주민들의 친절함과 흥겨움에 감동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전주를 포함한 도시 외곽이나 주변 접경 지역은 접근성이 우수하지만, 농촌지역 정서와 도시적 정서가 상충돼 화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전상삼마을은 ‘55년생 양띠 형님들’을 주축으로 주민들이 똘똘 뭉쳐 마을공동체를 이루고 있었고 지난 2022년 마을에 이사 온 강 씨를 보듬었다. “텃세가 심한 마을도 있을 텐데 이곳은 원주민과 외지인 간 관계가 무척 좋아요. 특히 55년생 형님들이 중심이 되어 마을의 크고 작은 행사를 추진하죠. 혼자 살아가는 7,80대 할머니를 보살피는 일부터 풍물놀이 활동까지 다양한 일을 함께 하죠” 지난해 정월 대보름날에는 마을회관에 주민들이 모여 농촌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배운 풍물놀이를 즐기다 흥겨움에 취해 마당밟기 걸립굿 형태로 판이 커지기도 했다. 그날 강 씨는 서로에게 한 해의 안녕과 풍성한 결실을 기원하는 주민들의 진심어린 모습에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경험하게 됐다. 마을의 화합력과 분위기를 기록하고 싶었던 그는 따로 작곡 공부를 한 적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민요풍 노래 ‘상삼찬가’를 만들게 됐다. “작년 정월 대보름날 즉석 공연처럼 이뤄진 마당 밟기 놀이는 마을 주민 모두가 만족스러워했어요. 무언가를 준비해서 마련된 공연이 아니었는데도 잔치가 벌어지는 동안 주민들이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고 액운을 쫓는 행위가 아름답고 감동스러웠어요. 그래서 마을의 분위기를 노래로 표현하고 싶었고, ‘상삼찬가’가 만들어지게 됐죠” ‘얼씨구 좋다 인심 좋고 살기 좋은 우리 마을이 최고로구나’. ‘상사디야’에서의 ‘상사’와 마을 명 ‘상삼’이 어우러지는 데서 모티브를 얻어 완성된 '상삼찬가'의 한 대목처럼 인심좋고 살기 좋은 마을이라면 전주 도심이 아니라도 충분히 살만하지 않을까.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상삼찬가'는 이번 정월 대보름날 행사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 사람들
  • 박은
  • 2024.02.21 18:26

전주국제영화제, 제16회 전주프로젝트 선정작 공개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제16회 전주프로젝트 선정작을 21일 공개했다. 전주프로젝트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영화산업과 연계를 강화하고 영화제의 기능을 확장하기 위해 마련한 산업 프로그램이다. 영화제는 지난해 ‘전주랩’,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넥스트에디션’, ‘워크인프로그레스’ 등 3개 분야의 프로그램 공모를 진행한 바 있다. 전주랩 프로젝트는 다양한 한국영화 발굴과 육성을 위한 기획개발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올해 공모를 통해 111편의 프로젝트가 접수됐다. 올해 선정된 '전주랩' 프로젝트는 마민지 감독의 '가족의 증명', 최이다 감독의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등 모두 10편이다. 전주랩 다큐멘터리 부문 심사를 맡은 김일란 감독은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넘어서서 감독의 독특한 시선과 해석으로 흥미로운 서사를 구현하는 작품들이 많았다"라고 평했다.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넥스트에디션’은 국내외 장편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제작 투자 프로그램 ‘전주시네마프로젝트’의 작품을 선정하기 위한 공모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국내 31편과 해외 27편으로 총 58편의 프로젝트가 접수됐으며, 이는 총 50편(국내 29편, 해외 21편)이 접수됐던 지난해에 비해 8편(16%)이나 증가한 수치다. 접수된 작품은 가운데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넥스트에디션’ 피칭 심사 진출작은 모두 7편이다. 국내 작품은 사회 속 소외된 이들의 고민과 연대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섹 알 마문 감독의 ‘빨대’, 일본 극우 집단의 표적이 된 사업가의 반격을 그린 이일하 감독의 ‘호루몽’ 등 4편, 해외작은 시력을 잃은 예술가의 이야기를 다룬 블레이크 윌리엄스 감독의 ‘I’ve Seen Water’ 등 3편이 선정됐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워크인프로그레스’는 한국 장편 독립예술영화의 완성도 향상 및 국내외 배급 성과를 도모하기 위한 지원 사업으로 올해 총 18편의 프로젝트가 접수됐다. ‘워크인프로그레스’ 선정작은 나바루 감독의 ‘두 번째 그라운드’, 성승택 감독의 ‘어머니의 가계부’, 김경래 감독의 ‘이인’ 등 총 5편이다. 한편, 다큐멘터리 편집 교육 프로그램 ‘K-DOC CLASS’ 사업의 일환인 러프컷 내비게이팅 선정작은 나바루 감독의 ‘두 번째 그라운드’ 등 모두 3편이다.

  • 영화·연극
  • 박은
  • 2024.02.21 18:26

'찐' 연구자 박정민 교수가, 흥미롭게 풀어낸 동학농민혁명

박정민 전북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아이와 함께하는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탐험>(전북대학교출판문화원)을 펴냈다. 저자는 1894년 포악한 관리와 외세 수탈에 맞서 봉기한 항일무장투쟁 ‘동학농민운동’을 주제로 잡았다. ‘역사’가 주는 무거움을 덜어내기 위해 어려운 한자 용어나 개념을 모두 풀이해 누구든 쉽게 읽을 수 있다. 특히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자라나는 세대들이 책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도록 박 교수는 본인의 딸 박서현 양(15)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종일 연구실에 틀어박혀 지내는 ‘찐’연구자다. 한국사를 공부하는 데 필수적인 한문을 공부하기 위해 한국고전번역원 전주분원을 다녔고 중국 연변대학교와 일본 규슈대학교에서 역사에 대한 시야를 넓힌 학구파다. 단독 저서인 ‘조선시대 여진인 내조 연구’는 2016년 세종도서 학술 부문에 선정됐으며, 전북연구원에서 근무하며 크고 작은 연구 성취를 이뤄냈다. 이토록 학구적인 그가 이번에 유독 흥미와 재미를 신경 쓴 데는 역사에 대한 관심도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서다. 박 교수는 고부농민봉기, 집강소 등 교과서에서 배웠으나 깊이 알 수 없는 역사적 사건을 더욱 사실적으로 전달하고자 매주 주말마다 현장으로 나갔다. 박정민 교수는 책 서문을 통해 “우리 지역에서 일어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자 한국사에 큰 영향을 미친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주말마다 답사를 다니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보자는 결론에 다다랐다”라며 “해당 장소로 이동하면서 차 안에서 (딸에게) 설명해 주고, 다시 그 역사적 현장을 둘러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으로 집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올해가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지 130주년이라는 사실도 집필 동력이 됐다”라며 “이 책이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아이들의 질문 세례에 당황하지 않고 여유롭게 대답할 수 있는 부모용 설명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고 부연했다.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드라마 ‘녹두꽃’을 연출한 신경수 PD는 “동학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과 의의를 이해하는데 훌륭한 교재”라며 “전봉준, 흥선대원군, 최제우, 최시형과 같은 사람들을 마치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인 양 만나게 되는 책”이라고 추천사를 통해 밝혔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2.21 18:26

장수출신 박용근 도의원, '장수, 그곳에 특별함이 있다' 출간

장수 출신 박용근 전북도의원이 금강의 발원지인 장수만의 특별함을 담아낸 책, <장수, 그곳에 특별함이 있다>(도서출판 아리컴)를 펴냈다. 책에는 장수가 고향인 박 의원의 시선으로 바라본 장수의 산과 계곡을 비롯해 수천 리 땅을 흐르고 있는 금강을 따라 걸은 발자취까지 담겨 있다. 박 의원은 “장수읍 용계리가 고향인 저는 어디에 있든 ‘장수땅’이 주는 뿌리 깊은 향수가 생활의 활력이 돼 주었다”며 “그리고 언젠가는 고향인 장수에 대해 책으로 표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 왔었다”며 책을 발간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신정일 문화사학자와의 대담 내용으로 시작하는 이번 책은 장수의 역사, 장수를 빛낸 인물 열전, 천하절경 장수의 산, 역사 문화탐방 코스로 제안하는 여행 코스,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험·축제·탐방 코스 등을 총 8장으로 나눠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 책에는 ‘독자적 문화를 형성했던 가야 소국’, ‘애국의 화신, 의암 주논개’, ‘600년이 넘는 역사, 장수향교’ 등이 그동안 장수 땅에서 살다 간 사람들이 남겨놓은 문화유산과 마을에 남아 있는 이야기들이 조각조각 실려있다. 박 의원은 “몇십 년 전 대한민국 대표적인 오지(奧地)로 손꼽혔던 장수는 이후 지역민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국내 최고의 생태농업이 살아 있는 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수를 위해 일해오고, 누구보다 장수 땅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용기를 내 세상에 내보낸 이번 책이 장수를 이해하는 서책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의원은 전북대에서 법학박사를 취득, 노무현 정부 산업자원부 정책보좌관과 기획예산처 정책보좌관을 지냈다. 이후 전북대 산학협력교수를 역임했고, 전주한지문화축제 집행위원장으로 지역 발전에 힘썼다. 현재 전북도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저서로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 나는 공자를 만나다>와 <이성계 리더십의 비밀>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2.21 18:25

일상 세계 너머 '장태윤' 詩세계로 초대…장태윤 '꿀 영감' 출간

장태윤 시인의 언어가 수십 편의 시가 되어 시집 <꿀 영감>(도서출판 마음)으로 출간됐다. 시인은 자신의 삶과 내면을 정갈한 서정시로 완성해 보여준다. 계획하거나 정련할 수 없는 세계와 존재의 모든 것을 정형적인 언어로 그려냈다. 장태윤 시인의 시가 특별한 것은 시인의 시선이 공상에 머물지 않고 현실로 향해 있어서다. 시는 강인하고 친절하다. 낯선 감각과 사유의 깊이도 두드러져 일상의 세계 너머 ‘장태윤’이라는 시인의 세계에 독자들을 빠져들게 한다. ‘떼 지어 몰려다니던/붉은 머리 오목눈이/둥지 틀었네//(중략)//다섯 개나 담아 놓은/옥구슬의 무게/사랑의 결실//(중략)//먼발치에 산당화/얼굴 붉히네’(‘둥지’중) 자연물은 서정시에서 익숙한 소재다. 그런데 시인은 뱁새의 움직임을 짝사랑, 사랑의 결실에 비유한다. 자연 풍경 속에서 결실을 맺은 사랑의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돌아보게 한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풍경에 이야기를 담아낸 점도 흥미롭다. 총 5부로 구성된 시집에는 80여 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카톡’ ‘꿀 영감’‘창밖풍경’ 등 시인의 일상과 삶을 엿볼 수 있는 시편들과 ‘기도’ ‘광주 민주화 의거’ ‘통일이 된다면’ 등 한국 사회에 대한 인식이 깃든 시편도 실렸다. 생에 대한 희구를 노래한 ‘바라다’ 등 삶의 리얼리티와 시인의 시적 체험을 통해 독자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한 장태윤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시인협회,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등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인은 백양촌 문학상, 임실 문학상, 작촌 문학상, 전북 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박은
  • 2024.02.21 18:25

서윤덕 시인이 전하는 위로의 한 마디, 시집 '그 맘 알아' 발간

“잘하려고 얼마나 애썼을지/ 알지 난 알지/ 이만큼도 잘한 거야/ 너무 슬퍼하지마/ 너무 아파하지마/ 기대한 것에 닿지 않아/ 서운한 너의 마음을 위로한다/ 평안과 여유를 가지렴/ 이리와 안아줄게/ 따뜻한 밥 같이 먹자”(시 ‘그 맘 알아’) 서윤덕 시인이 따뜻한 언어로 전하는 위로의 시를 엮어낸 시집 <그 맘 알아>(솔과학 출판사)를 출간했다. 시집은 총 8부로 구성돼 160여 편의 작품을 담아내고 있는 이번 시집을 통해 서 시인은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위로하며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서 시인은 “현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긴 문장, 긴 글, 책 읽기를 어려워하며 줄임말, 줄임단어를 사용하는 시대에 짧은 글, 짧은 시를 지어 아이들에게 읽게하고 낭송하게 하고 싶었다”며 “단순하게 짧게만 짓는 것이 아닌 짧은 글 속에 위로와 사랑, 꿈, 희망, 행복, 감사 등 우리 삶에 필요한 키워드를 글이나 시의 심장 속에 담았다”며 이번 작품을 소개했다. 나태주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서 시인의 이번 작품을 ‘짧고 맵고 간결한 시’라고 평했다. 나 시인은 “사람의 몸이 아플 때 가장 급하고도 빠른 치료 방법은 뜸이나 약이 아닌 침이라는 말이 있듯, 공감과 위로의 내용을 담은 시 역시 마음의 급소를 치는 침과 같아 강력한 에너지를 숨긴 간결한 언어 형태여야 한다”며 “짧고 맵고 간결한 시를 탄생시킨 서 시인이 앞으로도 눈부신 발전과 성취를 위해 계속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감동언어전문가인 서 시인은 현재 동화마중 운영위원, 그러세문화포럼 운영위원, 울타리 없는 글숲의 주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생각의 변신들>, <토큰 한 개로는 어디ᄁᆞ지 갈 수 있을까?>, <조력자의 힘>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전현아
  • 2024.02.21 18:2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진숙 수필가- 김경희 '당신의 삶이 빛나 보일 때'

‘생명의 눈물 끓는 소리’에 귀를 적시며 뒤척이던 날, 그 눈물을 닦아줄 책을 만났다. 김경희 작가의 산문집 <당신의 삶이 빛나 보일 때>이다. 음미 되지 않은 삶의 글에는 울림과 아우라가 없다면서 “글의 생명을 깊이 인식하고 사회적 사명감과 시선으로 따뜻하고 명분이 있는 글쓰기”(「네 이름이 붓이니라」)를 중요시한 작가의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다. 특히 수필가들에게 영혼의 숲을 지켜주는 정서적 그린벨트 역할을 하라고 요구한다. 불의에는 날카롭고 단호하게, 쓰라린 상처 위에는 따스한 위로자의 시선으로 삶을 연주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문학이란 그것이 간혹 절망을 노래할지라도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인간의 행복이어야 할 것”(「박완서 선생과 트럭 아저씨」)이라며 글을 쓰는 자의 자세에 대한 일침도 잊지 않았다. 영혼을 치유하는 수필은 순정문학으로 착한 삶을 위한 성찰이 되어야 한단다. “수필은 가슴 맑은 사람의 글이다. 겸허한 사람의 정신적 유산이다. 수필은 난 같은 시적 이미지요. 내용적으로는 소설가의 상상력과 서사를 뛰어넘어 한 문장으로 소화시켜 표현할 수 있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어야 한다.”(「수필의 의미화」)고 정의 내렸다. 따라서 수필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가슴 온도를 소중하게 관리할 줄 알아야 하고 사람다운 사람의 차분한 가슴에서 시간을 두고 다듬어진 단단한 문장으로 은근하면서도 공감적인 글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작가의 삶을 담보로 재미있는 글쓰기와 울림이 큰 글쓰기, 깨우침이 있는 메타포 형식의 수필 쓰기를 권고하였다. 일흔여덟 편의 수필 중 「어머니의 마지막 커피」를 읽으며 뭉클한 빛을 발견한다. 작가는 아침 식사 후 아내와 함께 차 한 잔을 나눈다. 어머니가 생전에 쓰셨던 방에서 아내를 통해 어머니를 그리며 애틋한 풍경 하나를 만들어낸다. 매일 삶의 마지막 커피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잘 보냅시다”말하며 ‘잔키스’ 시간을 갖고 차를 마신다. 아름다운 동행의 삶이 느껴지는 의식이다. 문득 아흔여섯이란 세월을 안고 사시는 어머니가 떠오른다. 어머니는 병상에서도 매일 아침 식사 후 달콤한 커피 한 잔을 즐기신다. 그 커피는 간밤을 잘 보내고 눈 뜬 것에 대한 축배요, 아직 덜 채운 듯한 배를 충족시키는 비법이며 소화되지 않는 뱃속을 평정하는 마법의 한 잔이라고 하셨다. 나도 고단한 여정을 꿋꿋하게 걸어오신 그녀와 ‘잔키스’를 하며 커피를 나누고 싶은 충동이 인다. 입춘이 지나고 우수도 보냈다. 서걱서걱 겨울 소리가 울리던 달빛도 이제 서서히 몸을 풀고 있다. “아름다운 사람의 마음도 달빛처럼 은은하고 은근하며 빛 부시지 않으며 깊이가 있을 것”(「달빛우편엽서」)이라던 김경희 작가의 마음이 정월의 달에 비친다. ‘달빛우편엽서’를 띄운 작가는 자연에 대한 애정이 진실했고 자신도 그 안에서 풍경이 되기를 소망했다. 천천히 보고 시간을 두고 생각하면 서서히 다가오는 느낌의 기운이 있을 거라 했다. 봄기운을 품은 바람에서 연두의 빛깔이 보인다. 우리의 삶을 채색하고도 남을 빛이다. 작가가 권하는 시를 펼치며 화사한 봄의 소리를 맞이해야겠다. “작은 개울가에 돌을 고여/ 솥뚜껑을 걸고 기름 두르고 쌀가루 얹어 참꽃을 지졌네./ 젓가락으로 집어 맛을 보니 향기가 입에 가득 / 한 해 봄빛이 배속에 전해지네.” 임제, <화전놀이> 이진숙 수필가는 전직 국어교사 출신으로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다. 이후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 진행하며, <우리, 이제 다시 피어날 시간> 오디오북 출간.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4.02.21 1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