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10년-성과와 한계](중)지역 상생 노력⋯공공기관 이전 성과, 전북 전역 확산 과제로
수도권에서 이전한 공공기관에 요구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지역에 대한 애정'이다. 지역공헌, 지역상생으로 표현되는 이 애정의 척도는 크게 △지역산업 육성 △지역인재 채용·육성 △지역주민 지원 △유관기관 협력 △지역 생산물품 우선구매 등의 지표를 통해 평가한다. 이들 지표 결과에 따르면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은 지역 생산물품 우선구매, 지역산업 육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지역인재 채용·육성, 지역주민 지원, 유관기관 협력 측면에선 아쉬운 평가를 남겼다. 지난해 전북혁신도시 거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전북혁신도시와 주변 도시 간 상생발전 수준 정도에 대해 응답자의 45.7%는 '보통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답했다.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25.8%,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3.2%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의 지역 생산물품 우선구매 실적(사업비)은 999억 원으로 광주·전남(1조 4304억 원), 경북(1090억 원) 다음으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다만 지역물품 우선구매 실적은 기관별로 편차가 컸다.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육성 실적은 저조했다. 지역인재 채용 비율은 32.8%로 전국 혁신도시 중 가장 낮았다. 또 지역인재 육성 실적은 대구, 경북, 부산, 광주·전남, 경남 다음을 기록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지역인재 채용 확대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응답자의 38.0%는 '지역인재 인턴십 확대'를 꼽았다. 이어 31.8%는 '지역인재 채용 의무 비율 확대', 15.5%는 '채용 설명회 활성화 및 확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지역인재 채용·육성을 위한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또 전북혁신도시 공공기관은 생활 SOC 확충, 공공시설 개방 등 지역주민 지원 측면에서 초라한 실적을 내놓았다. 지역주민 지원 관련 사업비의 경우 전북은 17억 원으로 경북(119억 원), 광주·전남(113억 원), 충남(101억 원), 경남(76억 원), 부산(55억 원), 대구(36억 원), 울산(25억 원) 다음으로 낮았다. 한편 전북혁신도시가 조성된 지 10년이 지나자 최근에는 혁신도시 성과를 전북 전역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전북에서는 2016년 전국 최초로 '전북혁신도시 성과공유 지역균형발전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를 제정해 혁신도시 성과공유 지역발전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조례 제정 당시 기금 존속 기한은 2020년이었다. 그러나 기금 규모가 35억 원에 그치면서 효율적인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조례 개정을 통해 기금 존속 기한을 2025년까지 연장했다. 전북자치도는 올해까지 74억 원, 내년까지 86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기금은 전북혁신도시가 조성된 전주시와 완주군을 제외한 12개 시군 시책사업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혁신도시 개발에 따른 성과를 다른 시군에 돌려줘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다. 다만 구체적인 기금 운용 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향후 도·시군 간 합리적인 기금 사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기금 조성이 완료되는 내년께 기금 집행 계획을 수립한 뒤 시군과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