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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가 제작하려는 브랜드 상설 공연이 서울 명동·정동극장의 '제2의 미소' 시리즈가 될 수 있을까. 전북을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을 만들자는 전북도와 지역의 공연을 브랜드화하기 위한 지원이 먼저라는 도내 공연단체와의 온도차가 크다. '문화, 경제로 읽다'에서는 전북도가 추진하는 브랜드 공연제작의 성공 가능성을 살펴보기로 했다.(재)명동·정동극장이 2011년부터 경북 경주에서 올리고 있는 '미소 2-신국의 땅, 신라'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미소 2'는 정동극장이 16년 간 85만 명 이상의 찾은 '미소' 성공에 힘입어 문화부의 지역문화 콘텐츠 개발 사업 일환으로 경주의 브랜드 공연으로 내세운 것. 자그마치 37억이 투입된 '미소 2'의 지난해 성적표는 관람객 6만6763명, 객석 점유율 45%. 비교적 선방을 한 편이나 700석 이상되는 공연장의 객석 점유율을 높이는 게 난제다. 극장 측은 손익 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브랜드 공연에 회의적인 경주시의회를 설득하느라 진땀을 뺐다. 유병희 명동·정동극장 전략기획TF팀 부장은 "상설 공연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예산 지원을 위한 지속 가능한 지자체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전북 브랜드 상설 공연은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해 연구조사를 진행한 전발연은 주 7회(연 360회) 실내공연과 주 8회(연 150회) 야외공연으로 분류해 손익분기점을 계산한 결과 연간 운영비 30억에 관람객 326명, 객석 점유율 32.6%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발연은 관광객들이 브랜드 공연 관람료로 쓰는 35억 외에도 숙박비·식비·기념품 구입비 등에 49억을 더 쓸 수 있다고 봤다. 공연 콘셉트·스토리 등을 제외하고 규모만 놓고 보면 중국의 '인상 시리즈'·캐나다의 '태양의 서커스'와 같은 대규모 공연은 전북의 현실에서 맞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지역 문화계는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법한 브랜드 상설 공연 제작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는 브랜드 상설 공연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도가 의도했던 새로운 창작공연을 제작하는 대신 지역의 공연을 재발견해 상품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지원을 해달라는 주문에 가깝다. 예술성 보다는 대중성을 갖춘, 쇼(show)와 같은 공연을 전북에선 찾기 힘들다는 전북도와 매년 올려지는 창작공연이 일회용에 그쳐 대중들이 원하는 공연으로 다듬어지는 과정이 생략되는 데 불만을 갖는 공연계의 엇갈린 입장이기도 하다. '한옥자원활용 야간상설공연'과 같이 전주·임실·익산·고창에서 지역적 소재를 접목시킨 공연이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듯 각 지역의 공연이 자리를 잡는다면 전북을 대표하는 브랜드 공연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반론도 있다. 전북도는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에 새만금상설공연추진단을 통합시킨 '상설공연추진단'(단장 오진욱)을 만들어 6월부터 관련 쟁점을 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상설공연추진단은 초반에 거론됐던 국립무형유산원 대신에 228석 규모의 한국전통문화전당만 타진해둔 상황. 그러나 전발연이 제시한 공연제작비 30억(공연장 리모델링비 20억 포함)에서 현재 5억만 확보 돼 기대에 못 미치는 공연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대 제작비·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공연에 투입되는 순수 제작비는 2억에 그친다는 것이다.
경기 불황으로 책을 싼 가격에 거래할 수 있는 대형 중고 서점이 급부상하고 있다. 알라딘 중고 서점이 전주 고사동 일대에도 뿌리를 내렸다. 깔끔한 내부에 다양한 책을 사고 파는 알라딘 중고 서점 전주점은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의 입소문으로 점점 방문객들이 늘고 있는 상황. '문화, 경제로 읽다'에서는 대형 중고 서점에서 거래되는 책 가격을 알아본다.지난 13일 문을 연 전주 고사동 기린오피스텔 지하에 위치한 알라딘 중고 서점. 계단 입구에는 당일 온라인오프라인을 통해 입고된 책 수량을 알리는 팻말이 붙어 있다. 오늘 들어온 책은 1492권. 수십 여 권의 책들로 도배된 입구를 따라 들어가니 100평(330㎡) 남짓한 매장 안에 2~3명의 고객들이 있었다. "어, 싸네.""이 책도 있네." 중년 남성들은 매장을 쭉 둘러본 뒤 '찜'해둔 책을 바구니에 담아 계산대로 가져갔다. 총 1만500원. 이들은 "알짜배기 책들을 싸게 구입했다"며 흡족해했다. 길형원 알라딘 중고 서점 전주점 장은 "새 책인 줄 알고 왜 이렇게 싸냐며 놀라는 손님들도 있다"고 말했다.2008년 2월 인터넷에서 중고 책 판매를 시작한 알라딘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고객들이 몰리자 2011년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경기 불황으로 책을 사보는 사람들이 줄고 있어 싼 가격에 책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한 틈새 전략. 더욱이 이곳에서는 책은 물론 음반DVD까지 거래된다. 상태에 따라 객관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고인터넷스마트폰으로도 책 보유 여부를 검색할 수 있어 편리하다. 책을 일일이 찾아야 하고 주인이 눈대중으로 가격을 매기는 헌책방과는 거리가 있다. 현재 알라딘 중고 서점 전주점은 대략 7만5000부 책을 보유하고 있다. 대학어학교재는 구비가 돼 있으나 초중고 참고서와 동화책 전집, 주간계간월간 잡지류 등은 취급하진 않는다. 전주점에는 하루 평균 200여 명, 주말엔 700여 명이 다녀간다. 가장 많이 읽히는 것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 어린이청소년 책 등이다. 가격은 보유 재고량, 출간 시점, 책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진다. 표지속지 변색, 메모낙서 여부에 따라 최상상중매입 불가로 나누는 방식. 낙서가 5쪽 이상이거나 젖은 흔적이 있고 일부가 찢긴 책은 매입하지 않는다.이렇게 모아진 책은 1000원대부터 정가의 50% 이하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절판된 책의 경우 사려는 소비자들이 많을 땐 가격이 껑충 뛰기도 한다. 책이 서점에 들어오면 매장 내 코너'고객이 방금 팔고 간 책'에 1~2일 간 놓인다. 6개월 이내 신간이나 베스트셀러일수록 들어오자마자 바로 판매되는 추세. 전주점에 직접 방문하거나 통합콜센터(1544-2514)인터넷 홈페이지(http://m.aladin.c o.kr/m/off/main.aspx?offcod e=jeonju)를 통해서만 문의가 가능하다는 게 번거롭다.이처럼 호황을 누리는 대형 중고서점과는 달리 전주 동문예술거리 일대에 위치한 헌책방들은 거의 개점 휴업 상태다. 20년 넘게 터줏대감 노릇을 해온 일신서림, 한가서림, 태양서림 등 세 곳만 남고 다 폐점한 상황. 서점 주인들은 "거의 장사가 잘 잘 안 된다"면서 "동문예술거리를 활성화시킨다고 해도 헌책방은 늘 파리만 날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알라딘 중고 서점 입점에 출판계는 물론 지역 서점가도 잔뜩 긴장한 상태다. 출판계는 신구간에 상관없이 50% 이하로 할인해 팔기 때문에출판 유통 구조를 흐리고 있는 데다 '도서정가제'(발간 18개월 이상 할인 판매 가능)를 무색케 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고, 홍지서림 등과 같은 지역 서점가도 출판 시장이 더 위축될까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숫자로 본 전북 문단은 우울했다. 영상에 밀려 '스크린 셀러(영화로 만들어진 소설)'의 약진이 도드라진 가운데 눈에 띄는 베스트셀러가 없었다. 비단 전북 문단의 현실만은 아니다. 출판계는 독자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푸념하고 있다. 책이 통 안 팔리니, TV 프로그램을 통한 마케팅에도 기웃댄다. 매년 배출되는 작가들은 넘쳐나는데 작품들은 왜 외면받는 것일까. 누구나 작가가 되는 시대라지만, 등단 시스템이 허술한 탓도 있지 않을까. '문화, 경제로 읽다'에서는 문예지 구입을 등단 조건으로 내거는 문단의 잘못된 관행을 짚어본다.정치판에만 '공천 헌금'이 있는 게 아니다. 문단에서도 '등단 헌금'이 존재한다. 혀를 끌끌 차면서도 눈을 질끈 감아주는 문인들이나 형편상 어쩔 수 없다고 두둔하는 문인들은 문단에선 들추고 싶지 않은 치부. 전북문인협회가 밝힌 도내 문예지는 대략 64곳(2011년 기준)이다. 여기엔 전북 문단의 양대 산맥인 전북문인협회의 '전북문단', 전북작가회의의 '작가의 눈'은 물론 전북시인협회의 '시의땅', 온글문학회의 '온글' 등이 포함 돼 있다. 수치로만 따지면 '문예지 부흥기'처럼 보이나 실제로 내실있게 꾸리지는 곳은 적다. 전북에서 문인들을 배출해오는 곳은 신아출판사가 운영하는 문예지가 유일하다. 20년 안팎의 역사를 자랑하는 '문예연구','수필과 비평' 등은 공신력을 갖춘 심사로 매년 2~3명 씩 문인들을 배출해 전국적 인지도를 자랑한다. 작가들이 대거 몰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수도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내 문예지 313종(2011년 기준) 중 50% 이상이 공모를 통해 당선된 작가들에게 문예지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유지 중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매년 40여 곳의 우수문예지를 선정해 지원금을 주고 있으나, 그간 혜택을 받았던 곳은 신아출판사의 '문예연구'가 유일했다.문제는 중앙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정체불명의 문예지들이 각 지방으로 흘러들어 문예지 구입을 내건 등단을 조장하고 있어 문단의 물을 흐려놓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D문학','H문학' 등은 등단을 하려면 문예지 최소 100권 이상 구입을 해야 당선이 확정된다고 제시하고 있다. 심지어 공모 요강에 문예지 구입을 대놓고 광고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책도 안 팔리는 문예지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 걸까. 운영진들은 매년 5~6명 신인상을 선정하면서 문예지를 1000부 찍는다. 평균 1000부를 발행하는 계간 문예지의 경우 발행 비용이 서울에선 800만원, 지역에선 이보다 20% 싼 가격이 들어간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이들에게 각각 문예지 100권 씩만 사도록 강권해도 '남는 장사'가 된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서 "문예지들이 '작가 장사'를 하고 있다"면서 문예지가 등단 작가에게 주는 것은 '상금'이지 '등단비'를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비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문예지를 운영하는 쪽은 "문예지를 통해 등단한 만큼 형편이 어려운 곳을 위해 후원금을 내놓는 형식"이라는 입장이다. 중소 문예지의 열악한 재정 여건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는 일부 옹호론이 그것이다. 이렇게라도 비용을 충당하지 않으면 각 문예지들은 고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 심지어 정종명 한국문인협회 이사장도 "지역에도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지면이 이어질 수 있다면 이러한 관행도 긍정적으로 평가될 필요가 있다"는 실언까지 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한 지역 문인은 "그 밥에 그 나물"이라면서 "다른 데는 몰라도 협회가 그런 방식으로 손쉽게 사람들을 등단시킨 뒤 선거를 앞두고 선거인단으로 활용해왔던 꼼수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며 비판했다.
지난해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은 흡사 잔칫상을 엎을 뻔 했다. '2012 전북 방문의 해'에 맞춰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밀레에서 피카소까지'란 이름으로 기획된 세계미술거장전이 대여비가 초과돼 무산된 것. 유럽에서 남미로 눈을 돌려 가까스로 성사된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는 정권 교체기와 맞물려 불안정한 베네수엘라 정부와 도립미술관의 팽팽한 힘겨루기 끝에 타진됐다.국공립미술관이 여는 대형해외전이 미술의 대중화를 위해 필요하긴 하나 미술관의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상업적 규모화를 어느 선까지 바라봐야 하느냐의 문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난해 10월 19일 개막해 올해 2월24일까지 연장 전에 들어간 세계미술거장전은 지역 미술계에 크고 작은 화제를 남기면서 전국의 수많은 관람객들을 집결시키는데 성공했다. '문화, 경제로 읽다'에서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의 경제적 효과를 살펴본다.지나친 기우(杞憂)였을까. 걱정과 달리 지난해 10월 개막한 전북도립미술관의 세계미술거장전'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는 전국에서 '구름 관중'들이 몰려왔다. 교과서에서만 접할 수 있었던 피카소샤갈마네로트레크앤디 워홀 등 거장들의 작품 130여 점을 통해 서양 미술사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어서다. 전북도립미술관이 지난 19일 밝힌 세계미술거장전 관람객은 15만5000여 명. 24일까지 전시가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16만여 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2년 전 대전일보대전MBC조선일보대전시립미술관이 주최해 5월25일부터 8월28일까지 연 '모네에서 워홀까지'에 13만 명이 찾았던 것과 비교해봐도 세계미술거장전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대전에 비해 완주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비수기에 해당되는 기간에 전시를 연 것이라 도립미술관은 관람객이 적을까 노심초사했다. 그래서 도립미술관이 당초 예상했던 관람객 규모는 5만여 명, 관람료 수익은 2억 정도에 그쳤다. 그렇다면 세계미술거장전의 경제효과는 얼마나 될까. 도립미술관에 따르면 추경 예산까지 편성 돼 총 9억4400만원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세 차례에 걸쳐 항공편으로 안전하게 운송하기 위해 동승한 '꾸리어'(courie r 운반원) 비용까지 포함한 운송료 2억6000만원, 전시장 시설 보완과 공간 연출비 1억6000만원, 작품 보험료와 홍보비가 각각 1억4000만원 등이 차지했으며, 거의 무료로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임차료는 1400만원 밖에 들지 않았다. 1000억대로 추정되는 작품 총액 중 1/100도 안되는 가격으로 해결한 것. 결국 도립미술관은 관람객 15만5000여 명의 방문으로 입장료 수익만 8억5000만원(오디오 가이드 대여비 5000만원)을 챙겼고, 제주도립미술관의 순회전까지 이어지면서 작품들을 베네수엘라로 보내는 운송비 중 5500만 원을 절감되는 효과까지 이어졌다. 그렇다면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모네부터 미국 팝아트 거장인 앤디 워홀까지 아우른 대전의'모네에서 워홀까지'展은 얼마나 들었을까. 프랑스 생테티엔 미술관의 소장작 가운데 엄선한 명작들을 내놓은 전시를 두고 대전시립미술관은 총 10억이 들었다고 밝혔다. 여기서 대전시립미술관 3억5000만원, 조선일보 3억, 대전 MBC 2억5000만원, 대전일보 1억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선일보 문화사업국이 주관한 예산 세부 내역은 '쉬쉬'했다. 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영업 비밀이라 어느 곳에서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9월10일부터 12월10일까지로 이어진 '모네에서 워홀까지 부산전(展)'을 연 부산시립미술관조선일보사KNN 등도 전시 예산 세부 내역에 관해선 입을 닫았다. 이 같은 대형 해외거장전을 기획할 수 있는 곳은 국내에서 10곳 안팎에 불과하다. 가급적 이윤을 더 많이 남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획사들은 대개 예산 총액만 밝힐 뿐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도립미술관이 초반 예산 집행 내역을 밝히는 것을 꺼렸던 이유도 세계미술거장전을 기획한 반디트라소문화교류연구소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다. 도립미술관의 저돌적인 추진력으로 많은 관람객들을 동원해 양적 성장을 이룬 세계미술거장전을 두고 질적 성장까지 이어지진 못했다는 엇갈린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라는 타이틀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샤갈의 유화는 한 점도 없었고, 피카소의 유화는 단 한 점에 불과해 전시 제목에 "낚였다"는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차라리 '세계미술거장의 판화전'으로 했다면 비난 받을 소지가 줄어들 수 있었고, 400억 대로 추산되는 피카소의 '앉아있는 남자와 누드'를 만나는 의외의 즐거움을 안겨줄 수 있었다는 것. 때문에 이런 대형전이 미술의 대중화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대개 기획사의 배만 불려주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국공립미술관의 자체 기획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지난해 취임한 김홍희 서울시립미술관장이 "더 이상 해외미술 대여전을 갖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유도 일맥상통한다.'모네에서 워홀까지'展을 열었던 부산시립미술관 임창섭 학예연구실장은 "우리의 경우 전시와 관련된 모든 기획은 조선일보가 주도했고, 실상 부산시립미술관은 대관만 했다. 그러나 전북도립미술관은 상황이 달랐다. 기획사 도움을 빌리긴 했어도 전시 기획을 총괄했던 것으로 안다. 그런 점에서 미술관의 고충과 노고는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지런한 젊음보다 출렁이는 젊음이 더 아름답다. 좀 덜컹거리더라도 꿈을 향해 질주하는 젊음은 다소 웅크러든 지역 문화계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2006년 새로운 얼굴을 영입한 인디밴드'ATLAT'가 세번 째 앨범'Stand on the Street'(거리에 서다)를 내놨다. 'ATLAT'는 '순수'의 자음과 모음(ㅅㅜㄴㅅㅜ)을 순서대로 나열한 배열에서 따온 영문기호. 본래는 이전 멤버 이름의 끝글자를 한 자씩 따서 만들었으나 멤버들이 바뀌면서 새롭게 의미를 부여한 것. 리더 이철수(43·보컬과 기타)씨를 필두로 오영규(39·베이스) 김민우(28·드럼)씨와 막내로 사랑을 독차지하는 정선아(23·보컬)씨가 화려하진 않지만 진솔한 음악 여정을 항해 중이다. 멤버들의 나이 만큼이나 20대부터 40대까지 소화할 수 있는 음악적 감성의 교집합이 꽤 넓다는 게 이들의 진단. 농도 짙은 모던 록은 개성 또렷한 멜로디와 가사로 세련된 음악을 빚어냈다. 특히 잔잔한 서사를 품고 있는 이들의 가사와 멜로디의 내러티브가 제법 조화를 잘 이룬다.지난 시절 공백을 잊고 이번 앨범에서 또렷이 드러낸 음악적 흥취를 잇기 위한 이들의 도전은 계속된다. 추위가 누그러들면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에서 버스킹(busking·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돈을 얻기 위해 길거리에서 연주와 노래하는 행위)을 다시 시작하거나 지역의 축제는 물론 전국을 다니며 새로운 음악을 선보일 듯. 음악으로 한바탕 놀 수 있는 '핫'한 판을 이들은 원한다.
전북에서는 예향의 고장이라는 미명 아래 대중문화는 유독 열세다. 문화적 자산이 별로 없어서 일까, 관심을 없어서 일까. 정답은 후자 쪽에 가깝다. 기획력과 마케팅으로 승부를 가리는 대중음악시장 속에서도 음악 본연을 추구하는 이들이 바로 인디음악인. 서바이벌 오디션 덕분에 서울에서 불고 있는 인디밴드 열풍은 전북에서도 마찬가지다. 짧게는 1~2년, 길게는 10년 가까이 흥망성쇠를 겪고 있는 이들은 매년 평균 4~5장 음반을 발매하고 있다. '문화, 경제로 읽다'에서는 인디밴드 앨범 제작을 통해 전북 대중음악 현주소를 짚어봤다.인디밴드의 진실은 음반에 있다. 최근 인디밴드'ATLAT'('순수')가 벌써 세번 째 앨범'Stand on the Street'(거리에 서다)를 내놨다. 모던 락을 지향하는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매만지고 깎은 정교한 음악. 매년 꼬박꼬박 음반을 내온 이 밴드는 '인디밴드 1세대'까지는 아니어도 7년의 내공으로 전북 인디음악계 밑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연간 100회 이상 공연을 소화해온 이들은 그러나 음반 판매량에선 아직 자신이 없다. 인디밴드는 아니지만 국악계에서도 가뭄에 콩 나듯 음반을 제작하는 이들도 있다. 3년 전 대금연주자 이창선씨는 대금과 재즈 콰르텟을 접목시킨 기념비적인 음반'꿈꾸는 소년'을 내놨다. 대금에 신디사이저·드럼·퍼커션 등과 만나게 하는 과감한 실험 덕분에 프로듀서·엔지니어·연주자 등을 섭외하느라 서울로 향한 그는 온갖 고생을 다 했다. 대금연주자로서 잃은 것은 돈이겠으나, 얻은 것은 지명도와 성취감이다. 마찬가지로 입소문이 덜 난 데다 설 곳이 없은 지역 인디밴드에게 음반 제작은 스스로를 홍보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수단이다. 제작 환경은 녹록치 않으나 그나마 전주에서 음반 제작이 가능한 곳은 'ATLAT' 리더인 이철수씨가 운영 중인 전주 다가동 '소울 레코딩 스튜디오'와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 거의 전부. 서바이벌 오디션 열풍으로 나만의 앨범을 제작하고픈 일반인들도 이곳을 심심치 않게 찾고 있으나 주된 고객은 아무래도 지역의 인디밴드들이다. 인디밴드 공연기획사 역할을 자처하는 '아트 스페이스 레드 제플린'을 운영 중인 정상현씨는 "'인디밴드의 음반 제작비는 대략 400~500만원 안팎"이라고 귀띔했다. 대개 스튜디오에서 곡을 녹음한 뒤 서울 레코드 회사에 이를 건네고 음반 자켓 사진을 첨부해 찍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 순수 제작비로만 따지면 레코딩비 100~150만원, CD 가공비 100~200만원, 이외에도 α가 붙는다. 녹음 기간이 길어지면 제작비도 당연히 뛴다. 하지만 앨범을 500장 찍든, 1000장 찍든 제작비에선 큰 차이가 없다. 'ATLAT'는 이번 앨범 500장을 찍기 위해 줄이고 줄여 300만원이 들었다. 욕심내서 서울에서 제작할 경우 비용은 껑충 뛴다. 대금연주자 이창선씨는 2000만원을 들여 '꿈꾸는 소년'을 4000장 찍고, 2000장 팔았다고 떠올렸다. 지명도가 있는 인디밴드는 그나마 낫지만, 이것마저 뒷받침되지 않은 밴드의 경우 음반 대신 디지털 음원만 등록하는 경우도 많다. 멜론·벅스·네이버 뮤직 등에 등록한 음원 한 곡을 누군가 다운로드 받을 경우 이들에게 떨어지는 건 100원도 안된다. 주류 음악시장에서 한참 물러서 있는 현실적 지위에서 음악만 해서 연명하겠다는 이들의 꿈이 씁쓸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아이돌 댄스 가수와 수십 년 경력의 록밴드, 실험정신 강한 인디밴드가 대중의 사랑을 고르게 나눠 먹고 자라는 생태계가 없는 우리나라에선, 더구나 지방에선 인디밴드로 살아가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나 다름없을 지 모른다. 그나마 다행인 건 대개 이들이 직업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밥벌이로 번 돈을 취미 삼아 하는 일에 쏟아붓는 형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디밴드 '휴먼스', '나인이얼스', '레인보우 스테이지' 등은 올해 상반기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누추한 상황에서도 진정성이 깃든 음반을 꾸준히 내놓는 건 전북 대중음악사의 값진 열매. 백문(百聞)이 불여일청(不如一聽), 이들의 반짝이는 음악을 일일이 풀어내기가 버겁다.
2013 문화예술지원기금(이하 문진금), 무대공연제작지원사업(이하 무대지원기금) 접수 마감을 코앞에 둔 도내 문화단체들은 마음이 바쁘다. 이맘 때 적게는 100만원, 많게는 6000만원(2012년 기준)까지 지역 문화판에 떨어질 거금이 어떤 사업에 흘러들어갈 것인지 관심이 집중돼서다. 비교적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는 무대지원기금을 받는 단체는 그러나 매년 지원금이 적다며 울상이다. 공연의 규모장르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으나 대개 국악무용오페라 공연의 8할은 무대조명 디자인 비용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 자부담이 없으면 공연 제작이 어렵다. '문화, 경제로 읽다'에서는 공연의 상품가치를 무한대를 높여줄 무대조명 디자이너가 거의 없는 전북 공연의 현주소를 살펴보기로 했다.지난해 6월7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올린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신현창)의 정기 공연 'Miss 콩'. 관현악단무용단창극단이 동원 돼 예산 1억600만원이 투입된 이날 공연에서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된 것은 무대 제작비(3000만원)었다. 그나마 지자체의 안정적인 지원으로 무대 감독은 물론 조명음향 감독이 따로 있는 도립국악원은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에 속한다. 김태경 도립국악원 조명감독은 "당시 서울에서 고급 조명기기를 빌려와 조명비만 600만원이 들었지만, 조명감독이 따로 없었다면 조명 디자인비는 물론 보조인력까지 추가 돼 1000~1200만원은 족히 들어갔을 규모"라고 했다. 그렇다면 민간단체의 상황은 어떨까. 2010년 10월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올린 널마루무용단(단장 장인숙)의 '타고 남은 적벽'.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판소리 다섯 바탕' 대극장 시리즈를 올린 뒤 지난해 우진문화재단에서 소극장 시리즈까지 내놓은 널마루무용단의 '타고 남은 적벽'은 그 중 완성도가 가장 높다는 평을 받았다. 이 공연에 투입된 예산은 8300만원. 도가 지원한 5000만원 중 무대 미술비(1000만원)조명비(950만원)만 2000만원 가까이 쏟은 셈이다. 무대의 완성도를 높여주기 위해선 무대 디자인은 물론 조명의 역할이 커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지역 공연계는 이와 관련한 전문 인력을 키울 생각이 아직 없다. 열악한 지역 현실에선 무대조명 디자인의 중요성은 알고는 있으나 관련 교육을 통해 전문 인력이 나오고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무대 디자이너는 인물이야기주제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무대를 만든다. 여기에 조명이 잘 어우러지면 효과는 배가된다. 아무리 근사한 의상을 입고 근엄한 표정을 지어도 조명을 잘못 쓰면 촌스러워 보이고, 무대가 좀 초라해도 조명이 고급스러우면 인물이 잘 부각된다. 10만원을 호가하는 값비싼 티켓 가격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무대나 출연진들로 치장한 서울의 공연이 전주에서도 매진 행렬을 이어가는 현실은 지역 공연계의 그늘이다. 장기적으로 지역 공연의 질을 높이기 위해 더 이상 서울 인력에 기대지 않고 지역 인력을 키워 경쟁력을 쌓아야 한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지역에서 조명 감독으로 활동하는 이는 몇명이나 될까. 고작 도립국악원 김태경 도립국악원 감독, 삼성문화회관 정두영 감독, 극단 '하늘' 조승철 대표가 거의 전부다. 서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도 지역에서 작업하는 무대 디자이너로는 이종영씨가 있고, 무대 감독으론 도립국악원 정재홍씨가 있다. 아주 전문적인 수준까지 기대하지 않는다면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 무대조명팀과 우진문화공간 박영준 감독도 무대나 조명에 대해 이해도가 있다. 그러나 지역에서 대형 공연을 올리기 위한 입체 무대를 제작하는 업체는 물론 무빙 라이트와 같은 고급 조명 시설을 갖춘 업체는 아직 없다. 문제는 지역에서 이를 다룰 줄 아는 전문인력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않을수록 지역 공연 수준이 낙후된다는 데 있다. 한 공연단체가 예산이 적어 지역 이벤트 업체에 간이 무대를 맡긴다고 치자. 그 무대가 지역 축제에서 재활용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결국 좋은 작품을 올리고 싶은 공연단체는 2배 이상의 제작비를 감수하면서 서울 무대조명팀을 부르거나 지역의 무대조명 감독에게 가격을 맞춰달라고 요구한다. 이마저도 안될 경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무대조명 팀에 협조 요청을 한다. 고급 조명기기를 갖추고 있는 서울 업체는 사용료가 일단 비싸다. 지역과 여러 차례 공연 경험이 있는 A 업체만 해도 적어도 500만원부터 값을 매긴다. 이는 조명 디자인 비용을 포함해 기기를 작동할 보조 인력을 포함한 인건비다. 작업 기간이 길어지면 보조 인력의 숙식비 때문에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 반면 무대조명 디자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소리전당 무대기술부가 도와주거나 혹은 지역 업체를 사용하면 부담이 1/2로 줄어든다. 무대조명팀이 소리전당에서 올려지는 공연에 한해 완성도를 높이려면, 적어도 3일 이상은 그 팀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정권엽 소리전당 경영지원실장은 "무대기술부가 공연장을 제대로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연단체의 이런저런 주문이 많지만, 공연장을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데도 빠듯한 상황이라 선을 긋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대조명 팀이 하는 작업의 중요성을 알기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대조명 디자인을 배우도록 하는 아카데미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이와 관련해 전주시립극단 상임 연출을 맡고 있는 류경호씨는 "지역 대학의 졸업생들이 무대에 서는 것도 좋지만, 일찍부터 이런 전문 분야의 능력을 쌓아 지역에 안착하도록 도우면 좋을 것"이라면서 "문화기획자를 비롯해 무대조명음향 감독을 양성하는 일은 지역 공연계의 외적내적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흥재)의 세계미술거장전'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에 가면 지난 13년 간 그림이 가장 많이 팔렸던 피카소의 100호 짜리 유화'누드와 앉아 있는 남자'를 만날 수 있다. 오랜 시간 '최고가'라는 타이틀 덕분에 어딜가나 사람들을 몰고 다녔던 천하의 피카소도 작품 판매량에선 지난해 중국의 장다첸과 치바이스에 밀렸다. 계속되는 세계 미술시장 침체에도 소위 '우량주'에 해당되는 작품은 이렇듯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누구나 컬렉터' 시대가 '묻지 마 컬렉터' 시대로 가는 이유일 것이다. '문화, 경제로 읽다'에서는 알쏭달쏭한 미술품 가격 책정을 짚어봤다. 지난해 한기가 돌았던 국내 미술시장은 물론 아직도 거래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지역 미술시장의 현주소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작품 가격 책정 어떻게 이뤄지나= 미술시장에서 작품 가격을 이야기할 때 기준이 되는 게 '호당 가격'이다. '호(號)'는 서양화 캔버스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가로폭 비율에 따라 인물화, 풍경화, 바다 풍경화로 나뉜다. 대개 1호는 엽서 두 배 정도(22.715.8㎝) 크기. '중진 작가 A씨는 호당 50만원을 넘는다더라', '신인 작가 B씨는 호당 20만원은 된다더라' 등의 설왕설래를 종합하면 '호당 가격'이 작품의 가치를 결정하며, 작가의 예술적 수준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여지곤 한다. 아무리 자신의 작업에 대해 자부심이 뛰어나고, 평론가로부터 찬사를 받아도 호당 가격에서 밀리면 별 볼일 없는 작가로 간주되기 쉽다. 물론 작품의 가치를 가격으로만 평가하는 게 과연 예술이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문제는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미술시장에선 블루칩 작가들을 제외하곤 시장가가 형성되지 않는 작가가 더 많다는 데 있다. 지난해 (사)한국미술품감정협회가 미술품의 객관적인 가격 산정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미술품 가격지수'(KAPAA 인덱스Korea Art Price Appraise Association index)를 내놓기도 했으나, 이것은 일부 작가만 표준가를 제시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매회사나 갤러리에선 이를 기준 삼아 가격을 매기기 어려운 실정이다. △ 호당 가격 변수는? 나이이력희소성 등= 미술품 가격 정보지나 옥션 등을 통해 특정 작가의 작품 가격을 알아보는 것은 투자의 ABC다. 그러나 대부분의 현존 작가의 작품 가격이 형성 돼 있는 경우도 적거니와 공산품 가격처럼 이 작가의 작품은 얼마라고 제시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국내 미술 경매 시장의 우위를 차지하는 서울옥션의 이승환 기획팀장은 "경매회사의 경우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최저가와 최고가 가격을 대략 예측한 뒤 합의점을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호당 가격'은 작가의 나이와 경력, 희소성, 인지도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가격 책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이전에 팔린 비슷한 작품의 가격이 얼마인지, 작가의 전성기 시절 작품인지, 어떤 전시장에서 전시됐는지, 그동안 소장자는 누구였는지, 어떤 도록에 실렸는지, 그림 크기는 어느 정도인지 등이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사항을 세밀하게 검토해 전체 회의를 거쳐 그림값을 매긴다. 하지만 경매 시작가가 어느 정도에서 시작한다는 공식은 없다. 다만, 시작가가 낮을수록 가격의 상승폭이 크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경우도 생긴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참가자들이 많을 경우 현장 분위기에 편승하는 경우가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경매회사 수수료는 대개 10% (부가 세 별도)정도 받는다. △ 같은 작가도 그림 가격 제각각= 같은 작가라 하더라도 작품 가격의 편차가 큰 경우가 꽤 있다. 왜 일까. 일단 사려는 사람이 많을 때다. 경매회사를 통해 형성되는 시장가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충실하게 지켜진다. 화랑이나 아트페어 등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직거래를 통해 유통 비용을 절감시키면 상대적으로 싸게 거래될 수도 있다. 물론 소비자의 개인적 취향이나 경험이 영향을 미친다. 최윤석 서울옥션 경매팀 부장은 "작품의 완성도가 가장 높을 때나 작품 수가 몇 점 되지 않는 시점에 놓였을 때 혹은 작가의 작품세계를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작품일 경우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을 순 있으나 어두운 그림 보다는 밝고 화려한 그림이 잘 팔린다든가 한국화 보다는 서양화가 선호된다는 등의 일각의 등식은 통용되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했다. 전북 출신 생존 작가 중 몸값 최고가는 김병종 서울대 교수. 서울옥션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지난해 작품 '생명의 노래 - 숲에서'(55.1 67.0㎝)는 1000~1500만원으로 나온다.하지만 국내외 아트페어를 통해 지역 작가들의 작품이 팔리는 등 선전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미술 시장은 거의 형성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미술품 가격을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거라고 보이는 전북도립미술관만 해도 "열악한 미술관의 현실을 감안해 당초 금액보다 낮은 액수로 작품을 들여오고 있다"면서 "작품 가격을 공개하긴 애매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 갤러리와 경매회사의 '이중 가격' 논란= 더욱이 경매회사는 갤러리와 미묘한 갈등 관계에 놓여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 갤러리에서 거래되는 지역 작가들의 작품이 서울옥션과 같은 메이저 경매회사와는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지역 갤러리의 자성론을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갤러리들은 경매회사가 작품 가격을 최저가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오히려 갤러리가 작가들과 제시하는 '호당 가격'이 더 비싸다는 불만을 산다며 하소연했다. 블루칩 작가에 해당되는 몇몇 인기 작가를 제외하곤 해외 미술품 거래가 더 많은 국내 경매회사에선 작품 수요가 적은 국내 작가들이 원하는 호당 가격 보다 낮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게다가 갤러리들도 작가와 계약을 맺고 지원하는 대신 그 갤러리를 통해서만 작품 거래가 이뤄지는 '전속 작가제'를 지키지 않아 갤러리마다 작품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그림은 부르는 게 값"이라는 일각의 속설은 작품 가격이 다를 수밖에 시장 여건을 반영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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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선율에 취하다, '시조와 가곡으로 듣는 우리 소리' 공연
전북특별자치도 콘텐츠융합진흥원 입주기업 ‘아가미림’, OTT 시장 진출
사회적기업 미소능력개발센터, 방화선 선자장 홈페이지와 쇼핑몰 제작 기부
[안성덕 시인의 '풍경']까치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