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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00년 4월의 선택

21세기를 여는 세기 전환의 관리를 담당해야 할 시기에 국회의원을 뽑는다는 점에서 4월의 선택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런 중요성과 달리 현재 정치권은 법과 규칙을 무시한채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당화 하는 풍토이다.

 

정상적인 선거운동을 통해 정책대결과 대안제시를 하며 자기를 알리고 대중이 싫어해도 나라를 위해 옳다고 생각한다면 대중을 설득할 줄 아는 소신과 주견(主見)이 뚜렷한 모습들을 찾아 볼 수 없다.

 

TV 토론과 연설등을 통하여 후보들은 수많은 공약과 정책들을 쏟아 내고 있지만 한결같이 선거철이면 으레 쏟아져 나오는 얘기들이다. 도대체 국회의원의 권한과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기에 후보들 마다 본인이 국회의원만 되며 산적하 문제들이 하루 아침에 해결 될 수 있다고 자신 하는 것일까.

 

국회의원은 국민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심부름꾼 이라고 말들은 하지만 그들의 속마음은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차 보인다. 통치자라는 중요한 정적행위가 오만과 독선에 빠진 정치인들 때문에 국가와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낳았던 역사적 전례들이 지금의 현실과 무관하게 느껴지지 않은 것은 왜일까?

 

우리가 원하는 국회의원은 슈퍼맨이 아니라 인간적인 성실성과 일관성에 신의가 있고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으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그런 국회의원을 원한다. 그렇다면 유권자들은 이런 국회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 과거의 우리들은 인물에 대한 평가보다는 학연·지연·혈연에 얽매여 투표를 하고 후보자들로 부터 투표에 대한 댓가를 바랐으며 찍을 만한 인물이 없다. 또 누가 해도 똑같은 것이라는 등의 자기 합리화로 우리의 권리와 의무를 포기했다. 또한 선거를 한번 치루기 위해서는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돈이 소비 되었으며 우리의 잘못된 선택과 무관심이 방관을 불렀다. 우리 모두가 책임을 면치 못할 부끄럽고 서글픈 일이다. 정치권의 비리가 터져 나올 때마다 얼마나 많은 실망과 분노를 느껴야 했던가. 하지만 그것도 잠깐,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고 또 쉽게 용서해 버린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더 이상 선거후에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국회의원은 이런 사람이어야 한다는 분명한 선택 기준을 갖고 어떤 인물이 우리가 원하는 국회의원인지 또 국회의원이 되면 안되는 인물이 누구인지 꼼꼼히 잘 살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이러한 현실을 낳게 한 것은 정치인들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00년 4월의 선택에서 우리 모두가 신선한 국민의 권리를 올바르게 행사해야 한다. ‘부패한 유권자가 정치인을 부패 시키고, 부패한 유권자와 부패한 정치인이 결합되어 나라를 망친다’는 말을 가슴속 깊게 새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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