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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종합사회복지관 은빛 한글교실

-65세이상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한글 가르쳐

 

학생들의 평균 연령이 70세인 곳. 전주종합사회복지관(관장 강대행)이 운영하는 한글교실에 최근 경사가 생겼다.

 

한글교실의 왕언니 이언순할머니(78·전주시 평화동)와 양점례(69)·이순자할머니(68)가 지난달 말에 치러진 초등검정고시를 합격했다. 초등학교 졸업장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이할머니는 이번 시험에 응시한 학생중 가장 나이가 많기도 했는데 젊은 친구들을 제치고 시험을 통과해 기쁨이 크단다.

 

사실 이번 시험에는 복지관 한글교실 수강생 다섯명이 시험에 응시했다. 이언순할머니를 비롯한 세명이 합격했으니 두명은 다음 기회를 준비해야 된다. 따라서 이할머니와 양점례·이순자할머니는 시험에 합격한 것을 마음껏 자랑하고 싶지만 동기생들에게 미안해 마음속으로만 좋아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에도 이 할머니들은 한글교실에 나와 열심히 받아쓰기를 연습했다. 초등학교 졸업자격이 주어졌지만 그래도 배움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은 앞으로도 계속 한글교실에 나올 계획이란다.

 

지난 95년 문을 연 전주종합사회복지관 한글교실은 65세 이상의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학생으로 받는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오전 두차례씩 수업하는 한글교실은 자음과 모음을 익히는 기초한글반과 중급반으로 나눠 운영되는데 현재 30여명의 늦깍이 학생들이 있다.

 

지난해까지 한글만 가르치던 한글교실에서 지난 3월에는 초등학교 검정고시 대비반을 만들었다. 이름은 검정고시 대비반이지만 읽기와 쓰기에 수학만을 추가했다.

 

검정고시를 치르려면 국어와 수학외에도 사회 도덕 음악 미술 등 모두 9과목을 공부해야 하는데 모든 과목을 가르칠 수는 없는 형편이라는 것.

 

그래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눈을 열어준 곳’이라며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단다.

 

은행에 가서 전표도 혼자서 쓰고 서류도 직접 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자랑하는 이언순할머니는 한글교실에 다니면서부터 자신감이 생겼다고 자랑했다. 이순자할머니는 처음에는 나이먹어 배운다는 것이 겁났지만 지금은 취미라고 소개할 만큼 좋다며 조금만 젊었다면 대학시험까지 도전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동기생들의 낭보로 한층 분위기가 좋아진 복지관 한글교실 학생들은 다음해에는 반드시 초등검정고시를 치르겠다며 배움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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